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 대치 팰리스’ 정문 문주 전경, 사진=임진영 기자 imyoung@hankooki.com
[편집자주] 대한민국 가구 중 절반이 아파트에 산다. 아파트 중에서도 신축과 대단지 선호현상이 두드러진다. 신축 아파트는 주차 편의성 등에서 단독주택이나 빌라, 오피스텔 및 구축 아파트보다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이와 더불어 대단지 규모까지 갖추면 커뮤니티 시설의 활성화로 단지 안에서 대부분의 일상생활 향유가 가능해진다. 이렇다 보니 대단지 신축 아파트는 집값 상승률도 더 높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부동산 시장을 리딩하는 주요 아파트 현장을 심층분석하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대상 아파트는 국민은행이 매년 연말 선정하는 시가총액 상위 50위 단지인 ‘KB 선도 아파트 50’에 속하는 단지들이다(※시가총액=모든 세대의 집값 총합, 시가총액이 더 높은 곳의 개별 아파트가 고가 아파트라는 것은 아님, 대단지 아파트는 개별 아파트가격은 높지않아도, 시가총액은 높을 수 있음).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래미안 대치 팰리스(래대팰)는 대한민국 최고 학군 선호 지역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유일한 대단지 신축 아파트다.

대치 청실 아파트를 재건축해 2015년 완공된 래대팰은 입주 후 현재까지 구축 아파트가 대부분인 대치동 지역에서 희소한 신축 아파트로 가치를 인정받아 최고가 아파트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이런 래대팰이 지난 6월부터 거래가 뜸하다. 대치동 일대가 토지거래허가제 구역으로 묶이면서 래대팰 역시 거래가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모든 맹모 수요가 한데 몰린 대치동의 귀한 신축인 래대팰은 허가제 규제 속에서도 거래만 됐다 하면 신고가를 경신하며 비싼 '몸값'을 자랑하고 있다.

래미안 대치 팰리스 단지 내 조형물 전경. 사진=임진영 기자
◇대치 학군 아파트 중 유일한 신축 대단지

대치 청실 아파트는 청화기업이 1090가구 규모로 1979년 7월 준공했다. 이후 30여년의 세월이 흘러 노후화가 심해지자 청실 아파트 원주민들은 재건축 조합을 설립,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재건축을 추진했다.

이어 2012년 9월 재건축 착공에 들어갔고 3년간의 공사 끝에 2015년 9월 1608가구 규모의 래미안 대치 팰리스로 완공돼 입주를 시작했다.

래대팰이 위치한 대치동은 대한민국 최고의 학원가가 밀집한 학군 거주지다. 래미안 대치 팰리스 단지 뒤쪽으로 도보 13분 거리에 대치 학원가 사거리가 있다.

서울 강남 전역에서 대치동 학원가로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차로 이동시키는 ‘학원 라이딩’이 성행하는 현실에서 래대팰은 라이딩이 필요 없이 대치동 학원가를 편하게 오고 다닐 수 있다.

무엇보다 래대팰의 강점은 대치동 지역에서 유일한 신축 대단지라는 사실이다. 대치동엔 은마 아파트나 우성 아파트, 선경 아파트, 미도 아파트 등 대단지 아파트가 많지만 대부분이 입주한 지 30년 된 구축 아파트들로 이뤄져 있다.

대치동에 래대팰 외 신축 아파트로는 래대팰 바로 우측에 맞붙어 있는 대치 SK뷰 아파트(2017년 6월 완공)가 있지만 이 단지는 239세대 규모로 대단지 아파트 기준인 1000세대에 한참 못 미치는 소규모 단지다.

래대팰은 대치동에서 입주한 지 10년 이내이면서, 1000세대 이상인 유일한 대단지 신축 아파트인 셈이다.

래미안 대치 팰리스 커뮤니티 시설인 ‘클럽 래미안’ 주 출입구 전경. 사진=임진영 기자
◇ 수영장·사우나·실내 테니스장 완비…커뮤니티 고급화

래대팰은 서울 지하철 3호선 대치역이 도보 6분 거리, 3호선/분당선 도곡역이 도보 9분 거리에 위치한 더블 역세권 단지다.

래대팰 입주민 자녀들이 배정되는 대치초등학교는 단지에서 도보 11분 거리로, 한 블록 떨어져 있다.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는 아니지만 도보 통학에는 무리가 없다.

래대팰의 학군은 중고등학교 배정에서 빛을 발한다. 남학생은 단대부중, 여학생은 숙명여중으로 배정되는데 모두 자사고·과학고·외고 등 특목고 진학률이 높기로 유명한 명문 중학교다.

배정 고등학교는 남학생이 단대부고, 여학생이 진선여고로 배치된다. 역시 의·치대 및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명문 고등학교가 래대팰 인근에 위치해 있다.

커뮤니티 시설도 고급화를 꾀했다. 수영장과 사우나는 물론이고, 실내 테니스장까지 갖춰 입주민들의 실생활이 불편함이 없도록 시설을 완비했다.

조경 측면에서 살펴보면 래대팰은 1600세대 규모로 3000세대가 넘는 매머드급 대단지는 아닌 만큼 대형 공원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은 없지만 건폐율이 15%로 매우 낮은 축에 속해 단지 내부가 쾌적하고 아기자기 한 조형물들이 볼거리를 더한다.

래미안 대치 팰리스 내 수경 시설 전경. 사진=임진영 기자
◇'대치동 대장주'…"20평대 세대수 작아"

래대팰은 대치동 유일의 신축 대단지 아파트인만큼, 집값 측면에 있어서도 대치동 대장주로 꼽힌다.

래대팰 전용 84㎡(34평)의 최근 실거래가는 대치동에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되기 전날(6월 22일)인 29억1000만원이다. 이는 대치동 최대 규모 아파트로 대치동을 상징하는 대단지 아파트인 은마 아파트 동일 면적 가장 최근 거래가인 23억8000만원(8월 28일 계약)보다 5억원 이상 비싼 것이다.

래대팰 인근의 C부동산 공인중개소 대표는 “래대팰은 대치동에서 유일한 신축 대단지 아파트”라며 “전국의 학군 수요가 몰리는 대치동 아파트 대부분이 구축 아파트인 상황에서 래대팰의 희소성이 빛을 발해 대치동 최고가 단지로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대치 학군지 거주를 희망하는 수요자들 입장에서 구축 아파트는 거주 편의성이 떨어지는 만큼, 학군과 신축의 편리함을 모두 누리려는 사람들이 선택 할 수 있는 단지는 래대팰 뿐”이라고 설명했다.

단지 인근의 H부동산 공인중개소 대표는 “래대팰 바로 옆에 또 다른 신축 아파트인 대치 SK뷰가 있지만 세대 수가 200세대에 불과한 소규모 단지라 커뮤니티 시설 등이 빈약한 편”이라며 “커뮤니티 이용과 조경 등 대단지의 장점을 누리면서 대치 학군과 신축의 편리함 등 모든 요소를 갖춘 단지는 래대팰 뿐이다 보니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래미안 대치 팰리스 커뮤니티 시설 출입구 전경. 사진=임진영 기자
특히 래대팰은 중소형인 60㎡(26평)이 가격이 타 단지 대비 상대적으로 더욱 더 가격이 비싸다는 특성이 있다.

래대팰 60㎡의 최근 거래가는 허가제 시행 3일 전인 6월 20일에 계약건으로 25억원에 거래됐다.

'국내 최고가 아파트'로 불리는 서초구 반포 아크로리버파크의 중소형 면적인 59㎡(24평)의 최근 거래가가 11월 7일 23억40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래대팰이 중소형 면적에 있어선 매매가에서 아크로리버파크를 뛰어넘는 모양새다.

이에 반해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84㎡는 래대팰의 가장 최근 거래가이자 최고 실거래가가 29억1000만원(6월 22일 계약)으로, 최고 실거래가 35억~36억원에 최근 거래가 30억 수준인 아크로리버파크보다 가격대가 낮다.

단지 인근 P공인중개소 대표는 “아무래도 대치동이 학군 수요가 강하다보니 ‘넓은 집보다는 집이 좁더라도 우선 여기(대치)에 살겠다’는 생각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에 따라 래대팰도 상대적으로 30평대보다 20평대 가격이 강남 고가 아파트 중에선 비싼 편”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대치 학군 수요 특성상 중소형 면적 선호도가 더 높은데다 래대팰 자체적으로 중소형 면적 세대수가 극히 적은 것도 중소형 가격 강세를 불러오는 또 다른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단지 인근 S 공인중개소 대표는 “래대팰 1600세대 가운데 20평대는 260세대 뿐인데다가, 래대팰 임대주택 40세대도 전부 20평대에 배치돼 있다”며 “사실상 래대팰 전체 1600가구 중에서 20평대는 220세대가 전부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중소형을 선호하는 대치 학군 특성상 수요는 높은데, 래대팰 20평대는 세대 수가 얼마 안 돼 더욱 가격이 비싸다”고 말했다.

래미안 대치 팰리스 내 조경 시설 전경. 사진=임진영 기자
◇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후 매매 끊기고 매물 실종

대치동이 지난 6월 23일부터 갭투자를 금지하고, 실거주 시에만 주택 매입이 가능하도록 규제한 토지거래허가제 지역으로 묶이면서 래대팰 역시 거래가 끊기고 매물도 씨가 마른 상황이다.

국내 아파트 주력 평형인 84㎡와 60㎡면적은 각각 6월 22일과 6월 20일을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6개월째 거래가 없는 상황이다.

단지 인근 G 공인중개소 대표는 “15억 이상 고가 아파트로 대출이 안나오는데다, 허가제 구역으로 묶여 갭투자도 불가능한 만큼 100% 현금으로 25억원에서 30억원을 끌어다 매입해야 하고, 여기에 까다로운 관할 구청의 자금 심사 과정까지 통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매수 대기자들도 쉽사리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며 “집주인들도 어짜피 허가제로 묶여서 거래도 안되는데 급할 건 없으니 그나마 내놓은 매물도 다 거둬들였다”고 전했다.

단지 인근 또다른 R 공인중개소 대표는 “현재 래대팰은 26평은 매물이 단 하나도 없고, 34평은 매물이 딱 하나 나와 있는데 호가가 31억원으로 최근 실거래가보다 2억원 정도 비싸다”고 말했다.

한편, 허가제 규제 속에서도 래대팰 대형 평형에선 가끔씩 성사되는 거래가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래대팰 95㎡(38평)은 허가제 시행 이후인 지난 10월 31일 35억9000만원에 팔리며 직전 거래가(32억7000만원·8월 20일 계약)보다 3억2000만원 올랐다.

D 공인중개소 대표는 “허가제 규제 속에서 넓은 집을 선호하는 현금 부자들이 대치 학군 유일의 대단지 신축 아파트인 래대팰 대형 평형에 관심이 높다”고 귀띔했다.

이 대표는 “허가제 장벽이 워낙 강해 거래도 끊기고 매물도 들어갔지만 유일한 대치 신축 대단지로 대기 수요가 워낙 높아 허가제 심사를 통과해 일단 거래만 됐다 하면 신고가를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래미안 대치 팰리스 내 놀이터 시설 전경. 사진=임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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