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M 사업담당 신설, 스마트폰 외주 생산 확대 포석

내년 LG폰서 ODM 비중 70% 넘길 듯…올해 60% 상회

뉴욕 타임스스퀘어 광장에서 모델이 'LG윙'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LG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스마트폰 사업에서 수년째 난항을 겪고 있는 LG전자가 새판짜기에 들어갔습니다. 조직개편을 통해 주문자개발생산방식(ODM) 사업을 맡고 있는 'BTD사업실'을 'ODM담당'으로 격상한 것인데요.

쉽게 말해 외주 생산을 더 늘리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반면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연구소 산하 MC 선행연구담당, MC 품질공정 담당 등은 본부 내 유사 조직으로 이관됐습니다.

스마트폰 사업은 신제품이 출시되는 사이클이 TV 등에 비해 짧고, 개발비와 마케팅비가 상대적으로 많이 듭니다. 가전사업에 비해 경쟁이 더 치열할 수밖에 없는데요.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선행기술을 준비하고, 품질 개선도 해야합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해당 분야에 대한 비중을 크게 축소한 것입니다. 다행히 MC사업본부가 사업부로 격하되는 상황은 없었지만 내년 사업에서 큰 전략 변화가 감지됩니다.

업계에선 내년 LG전자 스마트폰의 ODM 비중이 70%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는 이미 60%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LG전자는 상·하반기로 나눠 출시하는 일부 전략 스마트폰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외주로 돌리고 있는데요. ODM은 설계, 디자인, 조립 및 생산 등을 모두 하청업체가 하는 방식입니다.

LG전자 롤러블 스마트폰 예상 디자인. 사진=레츠고디지털
내년은 화웨이의 미국 제재에 따른 일부 반사이익이 기대되면서 중저가폰에 대한 ODM 비중이 자연스레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약 2800만대에서 내년 약 320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난 3분기에도 영업적자를 내며 2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는데요. 특정 제품으로 완전히 '대박'이 나지 않고서는 점점 더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마트폰은 더 이상 하드웨어의 우수성만으로는 고객에게 어필하기 어려워지고 있는데요. 이미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소수의 기업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과 견줬을 때 LG전자의 승산은 희박해보입니다.

언제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찡그린 얼굴을 펼 수 있을까요. 내년 나올 롤러블폰으로 반등의 초석이 마련되기를 조심스레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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