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대책본부 24시간 운영…'코로나19 백서' 준비

이태원 중심 방역체계 구축…지역경제 활성화 대책 가동

용산박물관·치매 안심마을 등 경쟁력 높이는 사업 '강 드라이브'

성장현 용산구청장.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지난 5월 이태원 클럽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번졌다. 신원 파악이 쉽지않은 클럽에서 전파됐기 때문에 확산세를 잡는데 난항이 예상됐다. 하지만 곧 클럽 방문자에 대한 전수조사가 진행됐고, 1만2000여명의 명단이 확보되면서 이들에 대한 코로나19 검사가 실시됐다. 이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돼 불가능할 것 같았던 코로나 19 확산세가 잡혔는데 그 중심에는 성장현 용산구청장이 있었다.

선제적 방역에 중점을 둔 용산구는 모두가 우려했던 핼러윈데이(10월31일)도 무사히 넘겼다. 핼러윈데이 이후 잠복기를 감안한 지난달 17일까지 코로나19 확진자는 0명이었다.

연말연시를 앞두고 모임이 잦아지면서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2일 용산구청에서 만난 성 구청장은 데일리한국과의 인터뷰에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려했던 상황을 잘 이겨낸 만큼, 지금까지의 노하우를 잘 살려 집단감염 예방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성 구청장은 방역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앙정부 및 서울시 등과 소통을 통한 체계적인 지원체계 구축 △용산복지재단, 이태원관광특구 등 지역사회와 연계한 실질적 지원 △코로나 발생상황과 용산구 방역 대책 등을 담은 코로나19 대응백서 제작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다음은 성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코로나19 확산으로 구민들과 소통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

신년인사회 등을 비롯해 일 년에 다섯 번 이상은 주민들과 마주할 수 있는 행사가 마련돼 있는데, 코로나19로 모두 취소됐다. 시간이 나는 대로 통장들과 연락하고, 구청장실에서 소규모로 모여 구민들과 소통하기도 했다. 동마다 3~4명 정도 오간 것 같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구민들과 소통에 힘썼지만, 제약이 많아 바보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 ‘이렇게 모든 상황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고민하며 노인 문제를 되돌아봤다.

▶노인 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는데.

출산율이 감소하는 반면에 ‘100세 시대’를 맞아 노인 인구는 계속 증가하는 점을 고려, 노인학교를 세워야겠다고 생각했다. 노인들에게 동기 부여할 수 있을 만한 장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예산을 편성했고, 본회의에 넘겨 심의 중이다. 또 노인학교 운영 방법과 관련해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해 놨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가 사회화되고 있다. 이에 QR코드·키오스크 등에 대한 노인들의 정보 소외 현상 대책은.

코로나19 이전부터 노인들의 정보 소외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교육을 진행해왔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 비대면 사회로 전환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복지관 등에서 키오스크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1단계로 완화됐을 때는 노인정에서 이런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체온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스티커 배포도 준비하고 있다. 파란색이었던 스티커가 열을 감지하면 붉게 변하기 때문에 보다 쉬운 방법으로 자신의 건강 상태를 파악, 코로나19 자가진단을 할 수 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연말연시를 앞두고 모임이 잦아지고 있다. 지난 5월 이태원 클럽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뒤 집단감염으로 번진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데.

지난 5월 이태원의 한 클럽에 확진자가 다녀가면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클럽 방문자를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를 벌였고, 1만2000명의 명단을 확보해 검사 안내 등의 조치에 나섰다. 확진자 한 명이 불러일으킨 어마어마한 파장이었는데, 이를 우리 용산구가 막아냈다. 선제적으로 발 빠르게 대응한 결과다. 핼러윈데이 때도 특별대책을 추진, 서울시·서울시경창청·식약처와 함께 이태원 일대의 유흥주점과 노래방 등 고위험시설 174곳에 대한 방역수칙을 점검했다. 철저한 방역 대책을 통해 이태원의 상권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사람들을 무작정 못 오게 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 코로나19에 대한 중장기적 대책이 마련돼 있나.

코로나19의 강한 전파력을 고려, 지난 1월 28일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24시간 가동하고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무엇이 부족했는지,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등을 포함한 ‘코로나19 백서’를 펴낼 예정이다. 훗날 우리가 코로나19를 막아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펼쳤는지 진솔하게 백서를 작성하고 있다. 또한 전통시장과 쪽방촌 등 피해 우려 지역 3700곳을 대상으로 한 방역을 벌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재난지원금과 별개로 5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긴급경영안전자금을 마련해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중소기업 유성기금(1.5%→0.8%), 일자리 기금(1.2%→0.8%) 금리도 한시적으로 인하하는 등의 지역경제활성화 대책도 가동하고 있다.

▶ 임기 반환점을 돌았는데, 소회를 얘기해달라.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지만 신규 사업보다는 기존에 추진 중인 사업을 잘 마무리하는 데 힘쓰려 한다. 지난해에는 용산박물관(가칭)과 치매 안심마을(가칭) 등 용산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이런 사업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과감하면서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 앞으로의 정치 행보는.

제 능력으로 30만 구민들을 감당하고 있는 것도 벅찬 일이다. 하지만 국정을 논하는 자리에, 그게 말석이라도 앉아보고 싶은 것이 염원이다. 지난 선거(21대 총선)에 도전하고 싶었고, 이에 초점을 맞춰 준비하기도 했는데, 임기를 2년 반이나 남겨두고 구청장직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권당에도 부담이 되는 일이다. 이에 우선 임기를 잘 마치는 데 주력, 그 다음 길(22대 국회 입성)을 준비하려 한다. 평가는 국민들의 몫이다. 기회가 온다면 피하지 않을 계획이다.

▶ 구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용산의 자산을 가장 많이 늘리고, 일을 많이 했던 구청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임기를 마치는 순간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주어진 사명을 다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성장현 용산구청장.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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