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정은미 기자] 동원F&B ‘양반죽’은 1992년 출시된 전통의 죽 브랜드다. 2001년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이후, 죽 시장에서 20년째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양반죽이 오랜 시간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데는 100% 국내산 쌀과 전통적인 죽 조리 방식으로 맛과 영양을 살리고, 기존 아플 때만 먹는 환자식 개념에서 가정간편식(HMR) 제품으로 인식을 전환시킨 데 있다. 지난해에는 ‘양반 파우치죽’을 출시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동원F&B 제공
◇ 전복죽, 출시 첫해 50억원 매출

동원F&B는 1992년 국내 최초로 ‘동원참치 죽’을 출시하며 전통식품인 죽을 대중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 동원참치 죽은 처음부터 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품은 아니었다. 참치캔으로 유명한 동원F&B(당시 동원산업)는 참치를 활용한 다양한 가공식품들을 개발하던 중 참치죽을 선보였다.

처음 참치죽을 출시했을 때만 해도 양반죽은 그저 참치를 활용한 죽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제품 출시 초반 실적도 낮아 주목받는 사업 품목도 아니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국내에 웰빙 트렌드가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소비자들도 식품이 제공하는 영양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보다 건강한 식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동원F&B는 이러한 흐름 속에 영양이 풍부한 죽 시장 가능성을 높이 판단했고, 2001년 웰빙 식품의 대표격인 전복죽으로 본격 시장공략에 나섰다. 전복죽은 출시 당해 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 양반죽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린 출발점이 됐다.

사진=동원F&B 제공
양반죽의 성공에는 적극적인 마케팅도 한몫했다. 전통적으로 죽은 가정이나 병원, 전통시장, 식당 등에서 주로 환자들을 대상으로 만들고 판매하는 환자식 개념이었다.

하지만 양반죽은 맛과 영양이 풍부하면서도 섭취가 간편한 HMR 제품으로, 상온에서 ‘바로 먹어도 맛있는 죽’으로 마케팅하면서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데워서 먹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죽 제품을 상온에서 ‘바로 먹어도 맛있는 죽’으로 제품 활용도를 높인 것도 성공 요인이었다.

◇ 신규 기술 및 설비로 양반죽 품질개선

동원F&B는 2018년 광주공장에 3000평 규모의 양반죽 생산라인을 준공하며 품질 향상을 위한 기술 및 설비를 도입했다.

죽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원재료가 되는 쌀은 설비를 개선해 싸래기를 온전히 걸러냄과 동시에 쌀이 깨지는 현상을 방지했다. 또한 동원F&B의 전공 품목인 참치를 활용한 진액을 통해 풍미를 살렸다. 함께 들어가는 전복, 야채 등 주요 원료를 보다 식감이 좋은 큼직한 형태로 담아 맛과 영양, 포만감을 강화했다.

여기에 재료를 한 번에 담아 오랜시간 저으면서 끓여 깊은 맛을 내는 ‘저으며 가열하는 공법’을 적용했다. 전통 죽 조리 방식에서 착안한 이 공법은 쌀알과 원재료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식감도 유지할 수 있다.

사진=동원F&B 제공
◇ 용기죽 시장 이어 파우치에서도 절대강자

동원F&B는 지난해 ‘양반 파우치 죽’을 출시하며 시장 확대에 나섰다. 양반 파우치 죽에는 용기 죽에 적용하던 전통 공법이 그대로 적용됐다. 시중의 죽 제품들은 일반적으로 죽을 미리 쑤어 두었다가 나중에 용기에 담고 레토르트(고온 살균처리후 장기보존용 식품화) 공정을 거쳐 만든다.

죽을 미리 만들어놓기 때문에 공정 과정에서 쌀알이 떡처럼 뭉쳐져 질감이 나빠지며, 레토르트 과정에서 추가적인 열처리를 하기 때문에 쌀알이 뭉개져 버린다.

사진=동원F&B 제공
반면 양반죽은 쌀과 각종 원물재료를 파우치에 함께 넣고 한 번에 끓여내는 방식으로 열처리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갓 만들어낸 품질 그대로 밥알이 살아있다. 또한 특수 제작한 교반 설비로 지속적으로 죽을 젓는 효과를 구현하기 때문에 쌀알이 뭉치지 않고 알알이 살아있다.

시중의 죽 제품들은 이러한 현상을 최대한 막기 위해 전분이나 증점제 같은 첨가물을 인위적으로 투입한다. 하지만 양반죽은 죽 본연의 맛과 품질을 유지하면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죽을 쑤는 동일한 과정으로 고품질의 파우치 죽을 대량 생산할 수 있다.

양반 파우치죽은 고급 품종의 찹쌀과 멥쌀을 최적의 배합비로 섞어, 부드러우면서도 질감이 살아있다. 또한 큼직하게 썰어낸 다양한 자연 원물 재료가 맛은 물론 씹는 맛까지 더해준다. 양반 파우치죽은 전복죽, 쇠고기죽, 단호박죽, 밤단팥죽 등 4종으로 구성된다.

전복죽은 쫄깃한 전복과 버섯에 각종 신선한 야채로 식감을 더했으며, 쇠고기죽은 고소하게 볶은 소고기와 표고버섯을 넣었다. 단호박죽은 달콤한 단호박과 통단팥을 듬뿍 넣어 깊은 맛을 담아냈으며, 밤단팥죽은 달콤한 통팥과 알밤이 가득 담긴 별미죽이다.

동원F&B 관계자는 “출시 이후 맛과 품질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며 죽의 가치를 높여온 뚝심이 소비자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이라며 “신규 설비투자를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신제품과 다양한 마케팅 활동으로 죽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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