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광동제약 제공
[데일리한국 김진수 기자] 살다 보면 누구나 긴장으로 심장이 쿵쿵대는 중요한 순간을 만나게 된다. 이런 한국인의 뛰는 가슴을 진정시켜주며 오랜 세월 함께 한 의약품이 있다. 어쩌면 지금도 상당수 가정상비약 상자 한 켠에선 광동제약의 ‘우황청심원’이 자리잡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허준 선생의 동의보감 처방을 토대로 한 광동 우황청심원은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대표적인 한방 상비약이다. 약국에서는 매년 가장 많이 팔린 일반의약품 상위권에 빠지지 않고 오를 만큼 수요가 꾸준하다. 또한 '우황청심원' 하면 바로 광동제약을 떠올릴 정도로 브랜드와 제품명이 견고하게 결합돼 있다.

광동 우황청심원이 출시 후 반세기 가까운 세월 동안 꾸준히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다. '최씨 고집'으로 유명했던 광동제약 창업주 고(故) 최수부 회장이 원료선별부터 최종출하까지 직접 진두지휘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1963년 광동제약 창립 당시의 경영이념인 '한방의 과학화'를 잘 대변하는 제품 중 하나가 바로 우황청심원이다. 출시 이후 계속된 지속적인 품질관리와 제형개선 등 노력의 결과, 광동 우황청심원은 '가정상비약'이라는 타이틀을 자연스럽게 얻었다.

광동우황청심원 출시 당시 모습. 사진=광동제약 제공
◇ ‘솔표’ 넘어 업계 선두로 자리잡다

1974년 광동제약은 다양한 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한방 기반의 제제 하나를 추가하게 된다. 뇌질환, 중풍성 질환, 심장성 질환, 신경성 질환 등에 쓰이는 우리 고유의 처방이며 동의보감의 ‘풍’(風) 항목에 수록돼 궁궐을 중심으로 각양각층에서 널리 사용됨은 물론 중국 등지의 해외에서까지 탐내던 처방이 우황청심원이었다.

광동제약은 우황청심원을 생산함에 있어 무엇보다 좋은 품질의 원료를 구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출시 당시에선 조선무약의 솔표 우황청심원이 청심원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을 때였다. 하지만 엄선한 원료를 기반으로 한 품질로 승부를 건 광동제약의 고집은 점차 약국과 소비자들에게 인정받기 시작했고, 결국 조선무약의 솔표우황청심원을 제치고 매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사진=광동제약 제공
◇ 대표이사 광고 모델 등장의 효시

1995년 최수부 회장은 우황청심원 광고모델로 직접 출연했는데 당시 찍은 광고는 장안의 화제였다. 아직도 "우황, 사향 만큼은 30년째 제가 직접 고릅니다", "30년의 변치 않는 광동제약의 고집"이란 광고멘트를 기억하는 중장년층이 많다.

당시로서는 기업 오너가 미디어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최 회장의 직접 출연은 물론 '최씨 고집'을 광고 전면에 내세운 것은 그만큼 품질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이처럼 우황청심원에는 창업주의 정성과 신념이 그대로 담겼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 회장이 주요 재료를 구하기 위해 홍콩과 대만 등지까지 직접 출장을 다닌 일화는 아직도 제약업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회사를 경영하는 내내 그는 웅담, 사향, 우황 같은 주요 약재를 직접 점검했으며 2013년 타계 전까지 매주 경기 평택시 송탄 소재 GMP 공장으로 내려가 우황청심원에 들어가는 약재를 살폈다.

최 회장은 "약품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한 치의 소홀함도 있을 수 없다"며 손수 약재를 고르는 이유를 강조하곤 했다.

광동제약 우황청심원현탁액. 사진=광동제약 제공
◇ 우황청심원의 변신, 환에서 액제로 진화

1990년 우황청심원은 이미 광동제약의 대표 의약품이자 한국을 상징하는 한방 의약품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당시 국내 제약업체가 생산한 1만2700여개의 의약품 중 우황청심원은 154억원으로 매출 12위에 올랐다. 하지만 광동제약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개발과 개선을 통해 품질제고를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광동제약은 ‘효소 처리에 의한 우황청심원 제조 방법’에 대한 특허 출원에 성공, 이듬해 마시는 우황청심원 현탁액을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액제의 우황청심원은 환제품의 이물감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들이 보다 거부감 없이 편리하게 복용할 수 있게 했다.

액제는 환 형태의 약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면서 이를 성인 기준 1회 복용량인 30㎖의 액체로 만들어 체내 흡수율도 높였다. 새롭게 개발된 현탁액은 마시기 편하고 효과도 빨라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이는 데 일등공신으로 작용했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광동제약의 의약품들이 소비자의 사랑과 신뢰를 얻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수한 품질을 바탕으로 다양한 소비자에게 만족을 주는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