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IG. 사진=엔카닷컴 제공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코로나19의 장기화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였던 중고차 시세가 서서히 회복하는 모양새다. 지난달에는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자동차를 이용하는 여행객의 증가로 중고차 거래가 활기를 띠었다.

2일 중고차업체 엔카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국산차 시세는 전월 대비 평균 1.06% 하락했다. 감가 폭이 가장 컸던 모델은 3.62%가 하락한 르노삼성 SM6였다.

반면 같은 브랜드의 중형 SUV QM6는 시세가 올랐다. 지난달 QM6의 최소가와 최대가는 각각 0.71%, 0.1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일부터 29일까지 엔카닷컴에 등록된 국산차는 현대 그랜저HG가 2924대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현대 아반떼AD가 1997대로 2위를 차지했으며, 그랜저IG(1812대), 올뉴K7(1435대), 아반떼MD(1319대)가 뒤를 이었다.

국산 SUV와 RV는 기아 올 뉴 카니발이 지난달 1일부터 29일까지 1905대가 등록되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기아 올 뉴 쏘렌토(1157대), 현대 올 뉴 투싼(1026대), 현대 싼타페DM(1006대), 기아 스포티지 4세대(938대) 등 순으로 중고차 시장에 등록됐다.

2020년 6월 자동차 시세. 자료=엔카닷컴 제공
특이 매물로는 아반떼AD가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꾸준히 시세가 하락했다. 아반떼의 경우 잔존가치가 높은 축에 속하며 아반떼 AD 역시 인기가 높은 모델이다. 그러나 지난 4월 7세대 아반떼(CN7)가 출시,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지난 5월 낙폭이 평균보다 커졌다.

2017년식 아반떼AD 1.6 GDI 밸류 플러스 시세는 (무사고, 주행거리 6만km 기준) 지난 1월 1256만원이었으나 지난달 1215만원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AD모델 역시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가 있는 모델이라 더 이상의 큰폭 하락은 어려울 것으로 엔카닷컴은 예상했다.

이밖에 기아차 K3는 연식 변경 모델 출시, 현대차 그랜저 IG는 신차 판매 호조의 여파로 지난달 시세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6월 기준 K3는 전월과 비교해 최대가가 -3.00% 다소 큰 폭으로 하락했다. 좀처럼 시세 하락이 없는 중고차 시장 인기 모델 그랜저 IG도 최소가가 -2.68% 하락했다.

◇ 내 중고차 팔때 시세는 얼마나?

지난달 ‘중고차 판매(내차팔기)’ 시세는 13개 모델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AJ셀카 6월 ‘내차팔기’ 대표 시세에 따르면 전체 시세 증감률은 전월 대비 평균 5% 상승했다. 이는 코로나19 장기화 영향으로 시세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던 4~5월과는 다소 대조적인 결과다.

2020년 6월 내차팔기 대표시세. 자료=AJ셀카 제공
가장 많이 시세가 상승한 차종은 레이, 모닝 등 경차였다. ‘레이’는 27%, ‘더 뉴 모닝’은 21%를 기록해 각각 증감률 1, 2위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불황 속에서 경제성이 입증된 경차 수요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모닝의 경우 ‘모닝 어반’ 출시 영향으로 지난달 시세가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활발한 거래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더 넥스트 스파크’도 증감률 0%로 시세 방어에 성공했다.

‘올 뉴 카니발’ 역시 17%로 가파른 상승 그래프를 그리며 시세를 회복했다. ‘타다 베이직’ 영업 종료로 인한 중고 매물 증가로 시세 하락이 예상됐으나 한정된 물량과 11인승 모델의 제약 등으로 실제 거래 시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쏘카에서 ‘타다 베이직’ 서비스에 이용된 카니발에 대해 특별 할인 판매를 시작했으며 올 하반기 완전변경모델 신차 출시도 예정돼 있어 시세 변동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SUV에 인기를 내줬던 세단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이달 상승세를 보인 13개 차종 중 8개가 세단으로 ‘K5 2세대’ 18%, ‘SM6’ 11%, ‘EQ900’ 10% 순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SUV의 경우 싼타페와 스포티지만 상승 차량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신차 시장에서 중대형 신형모델 중심으로 세단의 인기가 회복되고 있어 중고차 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5월까지 신차 승용차 판매 비중에서 세단이 48.5%를 차지, 2017년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김찬영 AJ셀카 내차팔기 사업본부장은 "지금껏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 위축이 중고차 시세 하락을 야기했지만, 이달 들어 차량 운용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의 경차 위주 합리적 선택이 상승세를 주도했다”며 “중고차 시장에도 다양한 외부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판매를 염두해 둔다면 전문가의 객관적인 차량 평가를 받고 시세가 다시 하락하기 전에 판매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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