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토박이와 설계자의 대결…‘행정수도 완성’ 적임자는?

강준현 후보와 김병준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세종을은 4·15 총선을 앞두고 신설된 선거구다. 세종시가 2012년 출범한 이래 처음으로 분구됐다. 현역 의원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불출마했다. 토박이인 강준현 민주당 후보와 세종시 설계자를 자처하는 김병준 미래통합당 후보의 양자 구도로 압축됐다.

그간 세종시 민심은 민주당을 선택해 왔다. 이해찬 대표는 2012년과 2016년 총선을 통해 재선을 지냈다. 2018년 세종시장 선거에선 이춘희 시장이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됐다. 현재 세종시 시의원 17명 가운데 16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선 지역구가 갑·을로 나뉘면서 표심 예측이 어려워졌다. 세종갑이 신도시 위주라면, 세종을은 구도심과 신도심이 섞였다. 조치원읍 등 원주민 비율이 높은 농촌 지역과 고려대·홍익대 캠퍼스 등 신도시 일부가 혼재됐다. 양쪽 격차 해소에 대한 구민들의 욕구가 크다.

선거판은 더욱 혼잡스러운 양상이다. 민주당에서는 57년이나 지역에서 살았지만 선거 경험은 없는 강준현 후보가 나섰고, 야당에선 지역 연고는 없지만 전직 대통령과 함께 세종시 입안에 관여한 이력이 있는 김병준 후보가 뛰어들었다. 두 후보의 정체성은 ‘토박이 vs 외지인’으로 구별되고, 경쟁력은 ‘조직 vs 설계’로 차별화되는 셈이다.

강 후보와 김 후보의 공약에는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강 후보는 ‘수도권 인구 분산’에 방점을 찍었다. 세종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그는 수도권의 인구를 세종으로 유입하기 위해 국회 세종의사당과 청와대 제2집무실 설치를 약속했다. 김 후보는 ‘자치권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노무현정부에서 정책실장을 지낸 그는 교육개혁을 위해 대안학교와 혁신학교 도입 등을 제시했다.

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김 후보는 당선될 경우,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 후보가 될 수 있다. 야당에서 ‘노무현정신’을 강조하면서도 문재인정권에 대한 심판론을 역설하는 등 ‘친노반문’이라는 독특한 색깔로 야권의 기존 대선주자들과는 다른 새로운 면모를 각인시킬 수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JB·충청투데이 의뢰로 지난 3~4일 성인 남녀 502명을 대상 진행한 여론 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 ±4.4%p /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강 후보의 지지도는 46.5%, 김 후보의 지지도는 36.2%였다.

김 후보는 지역구 현역 의원인 이 대표의 덕을 적잖게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 후보는 19대 총선에서 당시 이해찬 민주통합당 충청권 선거대책위원회 특별위원장의 공동특보단장을 지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는 세종시당 상임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이해찬 세종시당 위원장을 도왔다.

강준현 후보 캠프 관계자는 “토박이 일꾼으로 소통에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병준 후보 캠프 관계자는 “세종시 설계의 경험과 중앙 정치의 관록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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