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은행업 100년 역사상 첫 여성 행장인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 선임

관료·교수 출신 대부분인 사외이사서 경쟁사 CEO 출신 선택…새 바람 기대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 사진=IBK기업은행 제공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은행은 국민 생활에 있어 필수적인 금융 기간산업이다. 개인 및 가계 자산을 보호하는 기관이자, 기업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실핏줄을 하는 곳이 은행이다.

은행은 사기업이지만, 공기업적 특성도 갖고 있다. 수익 창출이 최고의 덕목인 일반 기업에 비해 은행은 수익 추구도 중요하지만 공익적인 가치도 함께 추구해야 하는 의무를 부여 받는다.

특히, 은행은 소비자인 고객들의 금융 자산을 책임지고 있기에 좀 더 엄격한 도덕적 책무와 윤리를 지켜야 하는 기관이다. 그래서 은행은 여타 부문에 비해 정부와 금융당국으로부터 좀 더 엄격한 '금융 규제'를 받고 있다.

데일리한국은 은행 출입기자의 시각을 통해 취재 중의 은행가 뒷얘기를 [은행가N] 코너를 통해 매주 살펴보려 한다. <편집자 주>

KB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을 시작으로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시작됩니다. KB금융그룹은 20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강당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하나금융도 같은 날 오전 10시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강당에서 주총을 개최합니다.

KB금융과 하나금융 모두 손태승 회장의 연임 문제가 걸려 있는 우리금융과 달리 특별한 최고경영자(CEO) 리스크가 없어 상대적으로 무난한 주총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두 금융그룹 모두 평년과 비슷하게 기본적인 사업 및 영업 보고와 사외 이사 선임 안건, 이사들의 보수 승인 등이 주요 안건으로 올라왔습니다.

이번 주총을 통해 새로 선임되는 KB금융의 사외이사 가운데선 비교적 눈에 띄는 인물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은행장 '기록'을 갖고 있는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이 KB금융의 사외이사 후보에 오른 것입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기업은행장을 역임했던 권 전 행장은 보수적인 은행 문화의 틀을 깨고 우리나라 은행 산업 역사상 최초로 여성 행장이 됐습니다.

그간 사외이사의 대부분이 관료 출신이나 교수 출신이 맡아왔던 관례를 비춰 볼 때, 권 행장의 사외이사 선임은 의외의 선택으로 읽힙니다.

주요 은행의 사외이사 중에 같은 은행권 CEO로는 기업은행 사외이사인 신충식 전 농협은행장 정도 뿐입니다.

신충식 전 행장은 2012년 농협중앙회가 신용과 경제 부분을 분리하고, NH농협금융지주를 출범시키면서 지주 체제에서 초대 회장을 맡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권 행장의 선임은 우리나라 역사상 첫 여성 은행장을 경쟁 은행에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1899년 우리나라에서 근대적인 은행(우리은행 옛 전신 대한천일은행)이 설립된 이래 114년만인 지난 2013년 기업은행에 권 전 행장이 선임되면서 그 견고하던 유리벽에 금이 조금씩 가고 있습니다.

권 전 행장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기업은행장을 역임하면서 기업은행을 주요 시중은행과 견줄만할 정도로 위상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KB금융도 권 전 행장을 사외이사에 선임하면서 ‘대한민국 은행 역사 100년 역사상 첫 여성 행장’이라는 상징성 외에도 권 전 행장이 기업은행을 이끌면서 보여줬던 특유의 노하우를 KB금융에 이식시키를 기대할 것입니다.

권 전 행장이 사외이사로써 KB금융에서 일으킬 새로운 바람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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