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2020년 정치판 뒤흔들 3대변수 데이터로 분석하니 '4·15 총선 결과' '검찰개혁의 향배' '미국 대선 결과'"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데일리한국 전문가 칼럼=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2020년의 해가 밝았다. 지난 2019년은 한마디로 다사다난한 한해였다. 정치권에서는 1년간 그야말로 많은 일들이 주마등 처럼 지나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3년차 매우 중요한 한해를 보냈다. 돌이켜보면 중요한 현안들이 많았던 것에 비하면 국정 운영에서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난 이렇다할 성과는 찾기가 쉽지 않다. 경제는 세계적인 경기 둔화 분위기에서 지속적인 수출 하락세가 회복되지 않은 채 힘겨운 경제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국민 다수의 호응을 받는데 실패하자, 결국 2020년부터 적극적인 ‘재정주도 성장’을 표방하고 나섰다.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의무제는 사회적 충돌이 일어났고 아직까지 현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으로 추진되는데 있어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한 해 동안 가장 무거운 주제로 꼽을만한 것은 바로 북한이다.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마주 앉았다. 극적인 비핵화 이행 방안이 나오고 미국이 이를 수용하는 중대 결단을 기대했지만 말짱 공수표가 되고 말았다. 그 이후로 북미 관계는 악화일로다. 언제나 한반도에 봄이 올지 모르겠다. 이처럼 국가적으로 매우 중대한 시기였지만 정치권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지난 4월엔 국회가 아니라 격투기장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선거법 개정과 공수처 설치에 관한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리는 과정에서 불상사가 일어났다. 이들 법안을 지지하는 여당은 패스트트랙 법안을 당연시했지만 제 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온 몸으로 막으려고 했다. 결국 100명이 넘는 국회의원들이 상호 고발을 당한 결과로 귀결되었다. 볼썽사나운 모습은 20대 국회를 역대 최악으로 국민들이 평가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연말에도 법안을 무조건 통과시키겠다는 ‘4+1협의체’와 자유한국당 사이의 힘겨루기가 치열하게 펼쳐졌다.

2019년은 많은 일들이 있었고 정치권은 낙제점이라고 할 정도로 평가가 좋지 못했다. 이같은 평가를 포함해 2019년을 되돌아본다면 한마디로 ‘사면초가(四面楚歌)’라는 표현이 떠오른다.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눈에 보이거나 손에 잡히는 효과나 성과를 꼽기가 쉽지 않았다는 얘기다. 과연 2020년 새해는 어떤 한해가 될까. 2019년 보다 더 시끄럽고 복잡한 한해가 될 가능성이 다분해보인다. 왜냐하면 2019년 제기되거나 시작된 수많은 이슈가 2020년에 더 뿌리를 내리고 무성하게 자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5월중순이후에는 대통령의 임기 4년차가 시작되는 시점이어서 대통령 지지율이 평가 기준으로 매우 중요하게 작용할 듯 싶다. 특히 진영간 대결 구도가 똬리를 튼 현재 정치판에서 중도층이 보는 시각이 판세를 좌지우지하는 주요변수로 떠오를 공산이 매우 높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실시한 조사(전국 약 1000여명조사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 약15~25%내외 성연령지역가중치 각 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ㅎ에서 확인 가능)에서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일을 잘하는지 잘 못하는지’ 물어보았다.

임기를 시작하는 시점에 문 대통령의 중도층 국정 수행 평가는 무려 87%나 되었다. 대통령이 국정 운영에 있어 어떤 계획을 세우더라도 거의 무조건적인 국민 지지를 받을 정도의 수치다. 그렇지만 임기 반환점을 돌고 난 이후 지난해 12월 17~19일 실시한 조사에서 중도층 긍정 평가는 41%였다. 임기 초와 비교하면 반토막이 난 셈이다.

물론 중도층을 제외한 진보층과 보수층은 강력하게 대립구도를 만들고 있다. 핵심 지지층의 견고한 지지를 받고 있는 대통령이 하루아침에 흔들릴 까닭은 없다. 그러나 중도층 긍정 평가가 30%대 초반 정도로 내려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보수층과 진보층 힘겨루기 속에서 중도층 지지를 대통령이 어떻게 받을 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정당 지지율은 철저하게 대통령 지지율과 연동되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가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올라가는 현상이다. 지난 2월말 황교안 대표 체제가 출범한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진영 대결 구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부각되고 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이 시행되는 올해 두 정당의 총선 결과 계산은 더욱 복잡해진다.

2020년은 어떤 변수가 정치판을 뒤흔들어 놓을까. 우선 한국사회를 두 동강으로 갈라놓고 있는 검찰 개혁의 결과가 최우선이다.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수사 결과는 특히 올해 정치권 판도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준다. 그 다음은 4월 15일 실시되는 총선 결과다. 진보 진영이 승리하면 문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는 안정적이겠지만 보수 진영이 승리하는 경우 문 대통령 임기 후반기는 불안해진다. 급격하게 차기 대권 구도로 흘러갈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미국 대선이다. 우리나라 대통령을 뽑는 선거는 아니지만 북한 관계, 한미 동맹, 세계 경제를 감안한다면 대한민국에 주는 영향은 상상 그 이상이다. 검찰개혁, 총선결과, 미국대선은 2020년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지을 최대 변수다.

먼저 검찰개혁은 그 의미와 파장 범위에 있어 최고 수준이다. 당장에 청와대발 각종 의혹이 어떤 수사 결과를 가져오느냐에 따라 2020년의 정치판 지축은 흔들리게 된다. 자녀비리 의혹과 사모펀드 등 관련 혐의에 대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가족들에 대한 수사와 재판은 2020년에도 계속된다. 각종 입시 비리 의혹에 대해 지나치다는 평가가 대통령 지지층과 여권 지지층을 중심으로 흘러나오고 있지만 본격적인 평가는 수사 결과가 발표된 후 달라지게 마련이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 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감찰 무마’ 의혹 또한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다. 이런 와중에 검찰의 조국 전 장관에 대한 불구속 기소에 대해 청와대는 국민소통수석의 입을 빌려 ‘요란하게 수사했지만 결과는 옹색하다’고 질타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의 당선을 위한 ‘선거개입’ 의혹은 검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일파만파 걷잡을 수 없을 정도의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수 경남지사의 ‘드루킹’ 의혹때만 하더라도 대통령 지지율은 고공행진이었고 이전 정부에 대한 ‘적폐청산’ 여론이 현 정부에 대한 감찰보다 먼저였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의 ‘절친’으로 평가받는 인물의 시장 선거에 대한 논란은 결코 가볍지 않아 보인다. 여당 내부와 진보층 인사들의 설명대로 세간의 소설쓰기 공방이라면 단순명료하게 설명이 끝나야 한다.

만약 이 논란이 장기화되고 대통령 쪽으로 의혹이 확산된다면 치명타가 될수도 있다. 이러다간 검찰 개혁이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올 정도다. 심지어 송철호 울산시장 관련 논란이 지난번 조국 전 장관처럼 대통령과 동일시되는 현상이 빚어진다면 지지율에도 치명적이지만 검찰개혁도 좌초되고 만다. 조국 전 장관 논란이 대통령 국정수행과 동일시되었을 때를 돌이켜보자.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9월 17~19일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7%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의 조국 전 장관 임명 부적절 의견과 국정 수행 부정평가를 상호 대조 분석해 보았다. 마치 쌍둥이처럼 결과가 거의 비슷하게 나왔다. 이렇게 되면 대통령은 인사 관련 부정적인 여론에 내몰리기 때문에 지지율에 심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그 뿐만 아니라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각종 의혹을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에 검찰 개혁에 대한 기대감마저 꺾이게 되는 신세가 될지도 모를 국면이다. 선거법은 통과 직전 문희상 국회의장이 물리적으로 갖은 고초를 겪을 정도로 몸싸움이 치열했다. 선거법에 비해 검찰 개혁의 상징인 공수처 설치법안은 큰 물리적 충돌없이 본회의에서 통과되었다.

이같은 결과는 국민 여론의 압도적 찬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해 10월 29일 실시한 조사(전국500명 무선전화면접 및 유무선RDD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4.4%P 응답률5.5%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설치하는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전체적으로 찬성 의견이 61.5%로 압도적이었다.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다소 주춤한 20대에서 ‘공수처 설치’에 대한 찬성 의견은 10명 중 7명 정도였다. 보수성향이 강한 가정주부층에서 설치 찬성 의견이 절반을 웃돌았다. 올해 선거의 가장 중요한 지역인 서울은 10명 중 6명 이상이 찬성 응답으로 나타났다. 선거 표심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도층 또한 찬성 의견이 반대 응답보다 10%포인트 이상 더 높았다.

다른 어떤 이슈보다도 검찰 개혁 이슈가 올해 문재인 대통령과 현 정부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첫 번째 이슈다. 대통령의 운명을 결정짓는 두 번째 이슈는 이제 3개월 보름정도 남은 ‘4·15총선 결과’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4년차가 시작되는 해가 올해이기는 하지만 문 대통령의 임기는 아직 2년 이상 남아 있다. 꽤 오랜 시간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임기 시작 1년 그리고 마지막 1년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왜냐하면 임기 1년 안에 개혁의 씨앗을 뿌려야 하고 임기 마지막 1년 동안 지지율이 30%이상은 되어야 레임덕의 수렁에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개혁 동력을 유지하는데 있어 선거 결과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개혁 법안의 국회 통과는 개혁의 성과를 좌우하는 기준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만약 21대 국회가 ‘여소야대’가 된다면 임기 후반기는 매우 불안정해진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상징되는 검찰 개혁마저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퇴색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게 된다. 선거법마저 통과된데다 현재의 정당 지지율 구도마저 여권에 유리해 보이는 것이 현재의 판세이기는 하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지난해 12월 3~5일까지 실시한 조사(전국1006명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3.1%P 응답률14%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만약 내일이 국회의원 선거일이라면 어느 정당에 투표할지’물어보았다. 더불어민주당에 투표하겠다는 의견은 38%, 자유한국당은 26%, 바른미래당 7%, 민주평화당 1%, 정의당 13%, 우리공화당 1%, 어느 정당에 찍을지 알 수 없는 무당층 즉 부동층이 14%로 나타났다.

범진보진영으로 분류되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을 합하면 절반이 넘는다. 게다가 투표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도층의 선호 정당 응답 역시 전체 의견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바른미래당의 비당권파이자 사실상 유승민 전 대표 중심의 신당인 ‘새로운보수당’이 일부 보수 지지층을 가져간다면 자유한국당 비중은 더욱 줄어들 공산이 크다.

이렇게만 놓고보면 선거는 하나마나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줄을 잇고 있다. 당장에 자유한국당이 현실화시키고 있는 비례정당 즉 위성정당이 출현한다면 판도는 달라진다. 위성정당에 대한 현실적인 인식은 부정적일지 몰라도 정작 투표용지에 친자유한국당 정치세력으로 등장한다면 모든게 달라진다. 게다가 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깃이 대통령 지지율이다. 그런데 주요 정책에 대한 심판론이 부각되면 상황은 완전 예측불허다.

선거 표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경제 문제다. 특히 수도권의 박빙 선거구에서 당락을 좌우하는 중도 표심은 더 많은 영향을 경제로부터 받는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실시한 조사(전국 약 1000여명조사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 약15~25%내외 성연령지역가중치 각 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문재인 대통령, 현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를 물어보았다.

중도층은 임기 초인 지난 2017년 8월 16~17일 조사에서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 50%로 출발을 했다. 그렇지만 가장 최근인 지난해 11월 12~14일 조사에서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고작 23%에 그쳤다. 다수인 62%는 경제 정책에 있어 문재인 대통령과 현 정부가 ‘잘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핵심지지층에서는 현 정부의 경제 철학인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그리고 근로시간 의무제에 긍정적일지라도 중도층 속마음은 달랐다. 경제가 제 아무리 총선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하더라도 대통령 임기 중간에 있는 선거는 기본적으로 정권심판 성격이 강하다.

부동산 정책을 포함해 경제 정책은 올해 선거에 가장 중요한 변수임에 틀림없다. 이 강력한 변수의 영향을 받는 총선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여부에 따라 올 한해 한국 정치는 춤을 추게 된다. 누구를 위한 춤인지가 대통령의 운명을 판가름지을 것으로 관측된다.

어디 경제 문제 뿐만이겠는가. 2020년 한국 정치판을 결정짓는 세 번째 변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결과다. 대한민국 안보에 가장 중요한 이슈인 북핵 문제는 시간에 많이 지나고 있지만 점차 꼬여가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에 대한 이행은 제대로 없는 상태에서 지난 연말 강도 높은 발언으로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높여왔다. 돌이켜보면 남북관계가 극적으로 개선되고 북미정상회담까지 개최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전쟁공포나 전쟁가능성은 현저하게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김 위원장이 제재완화 없는 미국에 대한 실망감을 분노 수준으로 표출하는 점은 매우 걱정스러운 동시에 이례적이다. 평양냉면을 소재로 농담까지 스스럼없이 주고받았던 2018년 판문점 정상회담과는 판이하게 환경이 달라졌다. 올해는 오는 11월에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한해일수 밖에 없다. 특히 선거결과에 따라 그동안 대북정책을 사실상 좌지우지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의 운명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정치적으로 야당인 민주당이 주도하는 대통령 탄핵 위기에 오른데다 크고 작은 스캔들이 트럼프 대통령 주변을 옥죄고 있는 상태다. 이런데다 남북관계에 대한 국민들의 호의적인 태도 또한 많이 희미해졌다. 대통령 지지율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북한 문제 즉 대북정책에 대한 평가 역시 내리막길을 보이고 있다.

돌이켜보면 2018년 지방선거 압승의 비결은 높은 대통령 지지율 덕분이었다. 고공행진을 했던 대통령 지지율은 무엇 때문에 가능했는가. 핵심은 남북관계였다. 2018년 한해를 되돌아 본다면 연초에 평창올림픽이 있었고 4월에는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이 있었다. 그 뒤로 6월 지방선거가 있기 직전 전대미문의 역사적 이벤트인 북미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열렸다. 일련의 결과로 대통령 지지율은 하늘을 찔렀다. 어떤 선거운동도 영향을 주지 못하는 정도였다.

기본적으로 핵심지지층이 있는 가운데 보수층마저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대북정책은 그야말로 여권의 지방선거 승리의 일등 공신이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거의 180도 달라진 셈이다. 북미관계가 연일 악화일로를 겪고 있다. 국민여론은 불과 1년여 전과 판이하게 다른 길을 가고 있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실시한 조사(전국 약 1000여명조사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 약15~25%내외 성연령지역가중치 각 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평가’를 중도층에게 물어보았다.

판문점 선언이 있고 난 직후인 지난 2018년 5월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한 평가는 중도층에서 무려 83%가 긍정적이었다. 그렇지만 지난해 8월 조사에서는 부정 평가가 52%로 절반을 웃돌았고 가장 최근인 11월 12~14일 조사에서는 부정 평가가 55%로 더 늘어났다. 문재인 정부가 대북 정책을 잘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은 31%에 그쳤다.

올해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이다. 대북 정책에 운명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트럼프 정부가 계속되느냐 여부는 올해 하반기 우리 정치판을 뒤집어 놓을 최대의 이슈임에 틀림없다.

2020년은 음력 기준으로 할 때 12간지 중 쥐의 해다. 쥐는 영리하고 다산을 하는 동물이라 ‘풍요’를 의미한다고 한다. 풍요의 의미를 조금 더 달리 해석한다면 어떤 이슈이든 간에 그 파급 영향력이 여느때와 다르게 크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올 한해 다른 이슈들보다 폭발력이 큰 내용은 3가지다. 검찰 개혁, 국회의원선거, 미국 대통령 선거의 결과다. 이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대통령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은 판이하게 달라진다. 2020년 대한민국의 운명은 어느 쪽을 향하게 될까.

지난해 12월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고조시키며 ‘새로운 길’을 언급했다. 며칠간 동안 진행된 북한의 전원회의 결과 보고에서 김 위원장은 핵과 경제의 병진 노선을 분명히 했다. 미국을 중심으로한 UN의 북한 제재결의의 핵심은 북한이 비핵화 프로세스에 응답하는 길이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길은 무엇이 될까.

‘새로운 길’은 가지 않은 길을 의미한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은 누군가의 길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중략)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다른 어느 해보다 문재인 정부와 정치권은 두 갈래 선택의 기로에 많이 서게 될 것이다. 그런 고비의 순간과 결정의 시점마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국민이 되어야 한다. 지난해 정치권이 가장 아쉬웠던 대목은 대화와 타협이 실종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교수 사회의 지난해 4자 성어는 ‘공명지조(共命之鳥)’였다. 두 개의 머리가 달린 새의 운명을 이야기하는 설화와 연관이 있다. 새해가 되면 올해가 중요하다는 의미 부여를 입버릇처럼 해왔다. 그런데 올해는 여느 해와 다르다. 검찰 개혁, 총선 결과, 미국 대선 등에 따라 대한민국의 운명이 어떠한 방향성을 띨 것이기 때문에 특히 큰 관심이 모아진다. 민생에 주름살이 깊은 국민들을 위해 2020년이 성공적인 한 해로 평가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프로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등에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인사이트케이를 창업해 소장으로 독립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다. 요즘은 유튜브 전문가로 통한다.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과 치밀한 분석력을 갖춰 정치 판세의 핵심을 잘 짚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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