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동식 쓰리에스 대표 "축산업 분야에서 분뇨 처리의 혁신을 꿈꾸는 까닭은..."

손동식 쓰리에스 대표이사

[전문가칼럼=손동식 쓰리에스 대표] 전국 대부분 시군에서 가축분뇨 액비를 살포하지 못해 농장에서 넘쳐나는 가축분뇨를 내년 봄까지 처리할 방법이 없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해양배출 중단 이후 액비화에 의존했던 경남·북 지역은 올 겨울부터 내년 봄까지 가축분뇨 대란을 예고하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 최우선적으로 가축분뇨의 오염 부하량에 대한 오해를 푸는 일이 급선무다. 우리 한돈 농가들은 대부분 퇴비, 액비를 만들거나 위탁처리를 통해 합법적으로 가축분뇨를 처리하고 있다. 다만 악취에 대한 민원문제부터 풀어야하는게 시급할수도 있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방법은 축산폐수 정화장치(UCB, Up Cycling Box)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UCB란, 마이크로버블과 Oh 라디칼을 이용한 양돈폐수 정화장치다. 즉 축산 폐수를 청소용수, 돼지 음용수, 고액비 등으로 재활용 가능한 수준으로 정화시키는 컨테이너 박스 형태의 장치를 말한다. 국가공인인증기관으로부터 UCB 장치를 통해 정화된 처리수가 법적 ‘방류수 기준을 충족시킨다’는 평가를 받아야 함은 물론이다.

지난 2017년 제주 한림읍 용암동굴 일대에서 일부 한돈 농가들이 축산 분뇨를 몰래 흘려보내다 구속되는 사건이 떠오른다. 당시 책임소재를 놓고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가축 분뇨처리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현재 가축분뇨 처리는 크게 저장액비화나 퇴비화를 통한 자원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에는 문제점이 적지 않은게 사실이다. 액비화의 경우에는 6개월 이상의 부숙 기간이 필요하고 퇴비화의 경우엔 3개월간의 발효 후장기간이 필수적이다. 이 과정에서 고가의 톱밥이나 왕겨 등이 과다하게 요구될뿐 아니라 넓은 소유부지도 필요하게 된다. 특히 부숙·발효 시 발생되는 악취로 인해 지역주민들의 민원 발생이 우려된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아울러 저장을 위해 넓은 별도의 부지가 필요하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저장액비·퇴비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축산농가와 경종농가를 연계해 지역내 액비수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유통체계구축이 미흡한 탓이다.

아울러 농가에서는 액비를 활용하면서 운반 및 살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축산농가의 경우 경지면적이 협소해 액비 살포면적 확보가 곤란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축산분뇨 자원화시설의 운영비가 과다하게 소요되고 시설운영에 대한 기술이 미숙해 일부농가에서는 일시적으로 시설을 가동하지 못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또한 전문 운영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점과 생물학적 처리가 아닌 단순한 기계적인 처리에 의존하는 운전기술 미숙에 따른 문제점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북유럽 발트해 연안에 위치한 작은 나라로, 남쪽과 북쪽에 인접한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와 함께 발트 3국으로 불리는 라트비아의 사례는 참고가 될만하다. 최근 라트비아의 농업 생산량이 크게 증가한 이유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농경지 면적 확대, 사육두수 증가 등의 요인이 아니라 무기질비료를 많이 사용한 덕분에 TFP(총요소생산량) 향상이 생산량 증가에 가장 큰 효과를 봤음이 입증됐다는 것이다.

2005년 이후 무기질비료 사용은 재배면적 확대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여타 EU 국가들과 비교해 라트비아는 재배면적당 질소 사용이 가장 적은 국가 중 하나로 2016년 기준으로 EU28 평균의 63% 수준에 그쳤다.

라트비아는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국가로 꼽히지만, 농업생산의 집약화, 무기질비료 사용 확대로 인해 질소, 암모니아, 온실가스 등의 배출이 증가한 바 있다. 이러한 환경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선진화된 기술 도입, 배출과 생산비연계를 통한 감축 노력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현대 축산업에 이르러 문제점이 부각되고 있지만, 가축분뇨는 토양 내 미량성분과 유기물 공급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대규모 축산농가가 드문 캄보디아에서는 가축분뇨가 현금으로 거래되고 있고, 실제 포장퇴비 가격은 $17.5/50kg(포장)로 2013년 기준으로 국내의 2배 수준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가공되지 않은 가축분뇨는 폐기물로 취급돼 오히려 돈을 지불하고 처리해야 한다.

가축분뇨의 비료가치를 보면, 국내 연간 총발생량 4,653만톤이 함유하고 있는 비료성분을 질소(1,250원/kg), 인산(2,551원/kg), 칼리(1,004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6,840억원으로 추산된다. 가축분뇨가 갖는 유기물과 20여종의 무기성분과 유용미생물 등을 포함한다면 몇배의 금액으로 계산될 수도 있다.

가축 분뇨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다양한 방안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축산 분뇨의 제대로된 처리를 위해 질병 관리 및 방역시스템에 대한 큰 틀을 개선하는데도 눈을 돌려야할 시점이다. 가축 분뇨는 냄새가 나고 골치아픈 존재지만 이를 어떻게 활용하고 극복하느냐에 따라 의외의 '축복'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손동식 쓰리에스 대표 프로필

주식회사 쓰리에스(3S)를 설립해 운영하기까지 약 16년간 조선산업계에 종사하며 주요 조선소에 조선·해양 기자재 제품을 공급해왔다.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녹색기술인증을 득한 'DIET CABLE TRAY(다이어트 케이블트레이)'를 개발해 고품질, 친환경, 원가절감을 실현했다. 지난 2014년 사업재편 추진이후 현재까지 환경아이템 8개를 개발해내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축산폐수 정화장치(UCB)는 마이크로버블과 OH라디칼을 이용한 양돈폐수 정화장치로, 국가공인인증기관으로부터 적합 판정을 받았다. 2019 대한민국 녹색경영대상 대통령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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