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3년차 징크스 3대 예방 대상은? '가장 믿는 30대' '호남 민심' '블루칼라층'

대통령이란 자리는 ‘극한직업’…‘기다리면 성과가 나올 것’이라는 지지층의 기대 충족시키는 것이 과제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데일리한국 전문가칼럼=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비가 오는 날 시험을 보면 항상 망치는 사람이 있다. 출장 가는 날 칫솔이 부러지면 일진이 사나워진다. 과학적이지 않고 논리적이지도 않다. 그렇지만 자꾸 그런 현상이 나타나면 어느새 재수 없는 일이 당연한 일처럼 치부되고 만다. 이른바 징크스(jinx)다.

어떤 사람들은 징크스를 거의 못느끼며 살아가는 반면 누군가는 징크스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는 경우에는 징크스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이리저리 신경이 쓰기는게 인지상정이다. 징크스가 어디서부터 유래했는지 확실한 이론은 없다. 유난히 징크스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게 되는 분야가 스포츠다. 특히 미국 야구계에서는 징크스가 많이 애용되는 단어로 꼽힐 정도다.

지금도 메이저리그 야구 중계를 볼 때 선수들이 수염을 기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강인한 이미지를 만들어 주기도 하지만 선수 개인의 습관이고 징크스를 예방하기 위한 의식으로 설명된다. 어떤 투수는 홈경기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지만 특정 구장에만 가면 난타당하는 일이 생긴다. 몇 차례 반복되면 '원정 징크스'가 생기게 된다. 내로라하는 명성을 가진 강타자 중에는 왼손투수에게 유난히 강한 경우가 있다. 약점이 없는 선수는 없기 때문에 기술 분석을 통해 보완하면 충분할 일이지만 그렇지 못한 일이 허다하다.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징크스가 쉽게 사라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여러 가지 학설이 있지만 징크스의 유래는 1868년 발표된 노래로 알려진다. 기병대장 징크스(Captain Jinks of the Horse Marines)라는 곡이다. 징크스 대장이 나팔 소리 때문에 병이 나고 또 그가 말에 오르는데 모자가 떨어지는 등 연속적인 불운이 일어난다는 노랫말이다. 당대에 유행했던 이 노래가 자연스럽게 미국의 국민 스포츠인 야구와 연결되었다는 설명이다.

이런 징크스가 대통령에게도 일어날까. 대통령 국정 운영을 분석하면 임기 3년차는 일종의 징크스 시기로 불린다. 임기 2년차까지 비교적 높은 지지율로 국정 운영을 이끌어 왔다면 임기 3년차는 본격적으로 평가받는 시기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정신적으로 긴장하는 것처럼 징크스로 연결되는 현상들이 역대 대통령 때부터 많이 있었다는 얘기다.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데 악재가 이어지고 측근 비리는 없어야 하는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각종 비리들이 마치 팝콘 터지듯 터져나온다.

특히 임기 후반기를 좌우하는 중요한 선거가 임기 3년차에 있다면 징크스 상황은 더 자연스럽게 야기될 수 밖에 없다. 한국갤럽의 역대 대통령 지지율 결과와 자체적으로 실시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 조사(전국 약 1000여명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 약 14~20%내외 성연령지역가중치 각 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임기 2년차 시작 시점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60%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2년차 시작 시점에 25% 지지율로 시작해 거의 비슷한 지지율 수준으로 유지하다 임기 3년차를 23% 지지율로 마무리 한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고공행진에서 점차 하락한다는 점에서 노 전 대통령보다 김 전 대통령 지지율 추세에 더 가깝다.

김 전 대통령은 임기 3년차를 49% 지지율로 시작하고 남북정상회담 직후 54%까지 치솟는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 역시 임기 3년차 징크스에서는 예외가 아니었다. 김홍업과 김홍걸 두 아들이 연루된 사건이 발생하고 3남인 김홍걸과 연루된 사건은 ‘최규선 게이트’로 명명되며 결국 아버지인 김 전 대통령으로 하여금 대국민사과까지 하게 만든다. 뼈아픈 징크스의 전주곡인 셈이다.

문 대통령의 임기 2년차 시작 지지율은 무려 75%나 된다. 그러나 임기 2년차 마무리 국정 수행 평가는 46%로 1년 사이 약 30%포인트 가량의 지지율이 허공으로 사라지고 만다.

역대 대통령을 보더라도 임기 3년차는 더 혹독해진다. 징크스는 가까운 곳으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전후반 90분을 정신없이 뛰는 축구 선수들은 징크스를 이야기하는 일이 흔치 않다. 축구와 달리 야구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각본 없는 9회 드라마를 구성하느라 정신적 관리가 더 중요해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가장 견고한 지지층이라고 믿는 계층들이 흔들리는 때가 바로 임기 3년차다.

지지율을 아주 잘 관리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김대중 전 대통령도 임기 3년차는 매우 힘겨웠다. 남북정상회담이라는 호재가 있었지만 임기 후반부를 결정짓는 총선이 있는 해였다. 여기에 아들의 비리까지 겹치면서 3년차 혹독한 겨울나기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이 가장 관심을 기울이고 관리해야할 임기 3년차 징크스 예방 대상 계층은 누구인가. 가장 믿는 30대, 호남, 블루칼라층이다. 이들은 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라고 말해도 될 정도로 문 대통령을 응원하는 그룹이다. 하지만 이들이라고 징크스의 예외는 아니다.

문 대통령이 3년차 징크스를 예방하기 위한 관리대상 1순위는 ‘30대’다. 30대는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시절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닌 세대다. 2002년 대선 당시 투표권이 있었다면 틀림없이 노무현 당시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었던 세대다.

그 지지가 문 대통령에게까지 이어져 있다.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와 총선 후보들이 가장 넘보기 힘든 연령대이다. 그렇지만 문 대통령을 향한 30대의 응원이 예전 같지 않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실시한 조사(전국 약 1000여명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 약 14~20%내외 성연령지역가중치 각 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30대의 평가 의견을 물어보았다.

지난해 지방선거 직후 30대의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86%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30대가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핵심 지지층이다. 그러나 점차 지지하는 강도는 낮아지고 있다. 베트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직후 실시된 조사(3월 5~7일)에서 문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56%, ‘잘 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 37%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인 취임 2주년 조사(5월 7~9일)에서 30대의 부정 평가는 39%로 나왔다. 10명 중 4명 가까이는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불만족하고 있다. 더 이상 30대가 ‘무조건 내 편’은 아닌 셈이다.

임기 3년차 문 대통령은 지속적인 개혁을 예고하고 있다. 각계 원로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모임에서 문 대통령은 적폐 청산에 대한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적폐 청산을 강력히 지원해 온 콘크리트 지지층이 있기 때문이다. 30대는 콘크리트 지지층 중에서도 핵심이다. 그러나 30대 민심이 심상치 않다. 가장 중요한 지지층이 흔들리면 임기 3년차 징크스를 비켜갈 길은 거의 없어 보인다.

왜냐하면 30대의 정부 중요정책 평가는 지지율과 엇갈리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지난달 30일과 이 달 2일 실시한 조사(전국 1004명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성연령지역가중치 응답률16%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30대의 정부 주요 정책 평가’를 물어본 결과 대북 정책과 복지 정책을 제외하면 신통치 않다. 공직자 인사에 대한 긍정 평가는 43%에 머물렀다. 일자리와 직결되는 고용노동 정책 평가는 긍정 40%, 부정 42%였다. 경제는 30대의 절반 정도가 ‘잘 못하고 있다’는 점수를 주었다. 교육 정책에 대한 평가 역시 후하지 않다.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에 대한 분노가 30대 촛불 민심을 문 대통령 지지 쪽으로 인도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올리버(Oliver)의 '기대불일치 이론'에 따르면 원래 문 대통령을 지지했던 30대는 당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좋은 쪽으로 평가하는 동조화 현상이 작동하고 있다. 그러나 일정한 임계점을 넘기면 30대 민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상하기 어렵다. 징크스는 가장 가까운 사람 또는 사물의 변화로부터 시작된다. 30대 지지층이 이탈한다면 더 이상 단순한 징크스 따위로 치부되지 않는다. 자칫 국정 운영 동력이 꺾이기 전에 30대 징크스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문 대통령의 임기 3년차 또 하나의 징크스는 호남 민심에 놓여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통령 당선 신호는 호남으로부터 출발했다. 2002년 민주당 대통령 경선에서 노 전 대통령은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 그룹인 한화갑 전 의원에다 대통령 선거 본선까지 출마했던 이인제 의원의 높은 인지도는 큰 부담이 됐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결정적 반전 카드는 호남이었다. 호남을 중심으로 하는 정당의 영남 출신 후보, 노무현은 필승 카드에 최적화된 후보였다. 예상과 다르지 않게 호남 민심은 노무현 대통령을 향했다. 노 전 대통령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문 대통령에게 호남은 가장 중요한 손가락이다.

열 손가락을 깨물어서 아프지 않은 손가락은 없지만 특히 노 전 대통령이나 문 대통령에게 호남은 각별하다. 호남 민심이 언제나 문 대통령에게 호의적이진 않았다.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호남 민심은 안철수와 문재인 후보를 놓고 저울질했다. 당시 문재인 후보나 안철수 후보 모두 호남 민심을 다 가져가지는 못했다. 최근까지 그랬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실시한 조사(전국 약 1000여명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 약 14~20%내외 성연령지역가중치 각 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대통령 선거 이전 문 대통령의 호남 지지율과 대통령이 되고 난후 가장 최근의 지지율과 비교를 해 보았다.

2016년 국회의원 선거 직전 조사(2016년 2월 2~4일)에서 ‘내일이 대통령 선거 투표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할지’ 물어보았다. 문재인 후보의 전체 지지율은 15%였고 호남 지지율은 19%였다. 전체 지지율과 호남 지지율에 거의 차이가 없다.

지난 대통령 선거 직전 조사(2017년 5월 1~2일)에서 문재인 후보 전체 지지율은 38%로 나타났다. 호남 지지율은 44%로 전체와 별로 격차가 없다. 그러나 취임 2주년 조사(5월 7~9일)에서 호남 지지율은 발군이다. 전체 긍정 평가는 47%인데 호남 지지율은 무려 74%로 거의 30%포인트 가까이 더 높다. 다른 지역의 지지율은 한 풀 꺾였지만 호남 지역 지지율은 거침없는 고공 국면이다.

대통령되고 난 이후에도 문 대통령의 호남 지지율이 주춤 하는 시기가 있었다. 지난해 지방선거 직후 조사(6월 14일)에서 문 대통령의 호남 지지율은 98%였다. 임기 초반 김대중 전 대통령이 호남에서 누렸던 지지율 이상이다. 그러나 베트남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이 결렬 된 이후 긍정 평가 지지율이 64%로 조금 흔들리기는 했다. 호남 지역의 정치적 특성상 대북 이슈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취임 2주년 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74%로 나왔다.

임기 3년차 호남 징크스는 없을까. 호남에서 문 대통령을 열렬하게 지지하는 결과는 무엇이 원인일까. 촛불 민심을 등에 업은 문 대통령에 대한 절대 호감일 수도 있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이어지는 전통적인 지역 민심의 발로일 수도 있다. 그러나 2016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무덤덤했던 호남 민심의 갑작스러운 변심을 단순히 한두 가지 이유로 이해하기엔 무리가 있다. 호남 민심이 문 대통령과 현 정부를 지원하는 데에는 자유한국당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이 작동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지난 3월 5~7일 실시한 조사(전국1003명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성연령지역가중치 응답률16%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자유한국당에 호감이 가는지, 가지 않는지’ 물어본 결과 전체 의견은 21%가 호감, 66%가 비호감이었다. 특히 호남 지역은 자유한국당에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의견이 8%에 불과했다. 비호감은 77%였다. 비호감과 호감의 차이가 약 70%에 달할 정도로 타 지역의 추종을 불허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의 폄훼 논란이 좋아하지 않는 감정(비호감)을 더 키운 것으로 보인다. 이성적인 평가라기보다 감정적인 평가 성격이 더 강해 보인다. 이를 증명하는 근거가 또 하나 있다. 호남의 문 대통령 정책 평가 결과다. 70%대 중반의 지지를 보낼 정도면 거의 모든 정책 평가는 긍정적이라야 마땅해 보인다. 그러나 정부 주요 정책에 대한 호남 지역 평가는 녹록하지 않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지난달 30일과 이 달 2일 실시한 조사(전국 1004명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성연령지역가중치 응답률16%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호남지역 응답자들의 정부 주요 정책 평가’를 물어본 결과 대북, 복지, 교육을 제외하면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상반되는 평가 결과다. 지역 일자리에 대한 평가 성격이 있는 고용노동 정책에 대해서 긍정과 부정이 팽팽했다. 경제는 10%포인트 이상 부정 평가가 더 많았다. 공직자 인사는 호남 지역 출신이 여러 명 중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37% 수준에 그쳤다.

현 정부에 대한 정책 평가 점수가 평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기현상이다. 제 아무리 콘크리트 지지층일지라도 아주 작은 정책 실수에 흔들리는 것이 임기 3년차 징크스 현상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는 호남 지역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광주형 일자리’가 출범하기는 했지만 제품 수출 부진, GM 철수 논란 등 지역 경제를 불안하게 하는 뉴스는 끝나지 않고 있다. 임기 2년차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은 호남 지역 기반이 무너지며 국정 개혁 동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임기 3년차, 징크스처럼 고개를 쳐드는 핵심 지지층의 민심 이반을 예방하려면 호남 지역 민심을 잘 다독여야만 한다.

문 대통령의 임기 3년차 징크스를 걱정하게 되는 추가적인 변수는 블루칼라층이다. 여론조사를 실시할 때 제조업을 중심으로 생산직에 종사하는 인구를 총칭하는 표현이 블루칼라층이다. 블루칼라층은 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다. 민주당 정권은 김대중 전 대통령부터 문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진보적인 노동 정책을 견지해왔다.

문 대통령 또한 예외가 아니다. 많은 반발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제 이행 의지가 강력하고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제도에 대해서 원칙적인 양보가 없다. 노동자를 대표하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후보를 선택했다. 지난해 문 대통령이 지지율 고공행진을 지속한데는 블루칼라층의 역할이 컸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실시한 조사(전국 약 1000여명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 약 14~20%내외 성연령지역가중치 각 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블루칼라층의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를 물어보았다. 지난해 지방선거 직후 조사(2018년 6월 14일)에서 블루칼라층의 대통령 긍정 평가는 76%, 부정 평가는 11%였다.

노동자 계층의 10명 중 8명 가까이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베트남 북미회담 협상 결렬 직후 조사(3월 5~7일)에서 블루칼라층의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44%, 부정 평가는 41%로 거의 차이가 없어졌다. 가장 최근인 취임 2주년 조사(5월 7~9일)에서 데드크로스(긍정 평가보다 부정 평가가 더 높은 역전 현상)가 발생했다. 오차범위 내 이기는 하지만 긍정 44%, 부정 50%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질렀다.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블루칼라층의 부정 평가는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호남이나 30대 보다 블루칼라층이 더 빨리 문 대통령의 임기 3년차 징크스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부의 주요 정책에 대한 평가 성적 역시 호남이나 30대 보다 더 나쁜 편이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지난달 30일과 이 달 2일 실시한 조사(전국 1004명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성연령지역가중치 응답률16%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블루칼라층의 정부 주요 정책에 대한 평가를 물어 보았다.

산업 및 생산 역군인 블루칼라층이 평가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성적은 형편없다. ‘잘 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 63%에 긍정 평가는 18%에 그쳤다. 체면치레조차 힘든 평가 결과다. 복지 정책을 제외하곤 긍정이 우세한 것으로 볼 정책이 단 하나도 없다.

블루칼라층이 가장 강력한 징크스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는 이유다. 임기 2년차 고공 행진을 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임기 3년차에 접어들며 기대감에 부풀었다. 휴전 협정이후 최초의 남북 정상회담 주인공이 되는 ‘희망의 해’ 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기 3년차 징크스는 김 전 대통령을 가만두지 않았다. 2000년 6월 전 세계가 주목한 남북 정상회담으로 임기 3년차 중반 지지율은 급상승했다. 그렇지만 거기까지였다. 임기 3년차에 국정원 도청문건 파동에 두 아들이 연루된 ‘게이트’까지 발생했다. 사면초가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3년차 내내 레임덕에 시달렸다. 지지율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고 임기 4년차인 2006년 지방 선거에서 대패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임기 3년차 징크스는 어김없이 찾아왔다. 문 대통령은 이전의 두 전직 민주당 출신 대통령인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과 상황이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임기 2년차까지 문 대통령 국정 수행을 견인해 주고 있는 30대, 호남, 블루칼라층의 평가는 긍정적이지 않다. 특히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 이들의 불만과 호소는 심각한 상황이다.

대통령이란 자리는 ‘극한직업’이다. 근사하게 와인 잔을 기울이며 외국 정상과 환담을 나누거나 국무위원들과 품격 있는 국정을 마음 편히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다. 가장 갈등이 첨예하고 실타래처럼 엉킨 정국을 풀어야 하는 자리에 서 있어야 하는 외로운 직업이다. 취임 2주년을 평가하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성적표는 화려하지 못했다. 서운할지 몰라도 현실이다. 역대 다른 대통령들과 비교하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대통령은 당대의 결과로 1차적 평가를 받는다.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인 30대, 호남, 블루칼라층이 아직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유는 ‘기다리면 성과가 나올 것이다’는 믿음 때문이다.

많은 대통령들은 임기 3년차에 자기 지지층조차 지키지 못하고 놓치는 경우가 허다했다. 지금 대한민국은 앞뒤로 꽉 막혀 있다. 정치권은 패스트트랙(신속안건처리) 지정을 기점으로 ‘갈 데까지 가보자’는 심사로 온통 어지러운 상황이다. 정치권 인사들이 서로의 가슴을 찢어 놓고 국민들의 통합을 산산조각 내는 막말에 열중할 뿐 국민들이 얼마나 힘들어하는 지는 안중에 없는 듯 싶다.

이럴 때 대통령의 역할이 필요하고 존재의 가치가 더욱 커질수 있다. 최근에 참석했던 데일리한국 창간 5주년 비전 선포식의 슬로건인 ‘세상을 올바로 보고 길을 찾는다’라는 글귀가 오랫동안 뇌리에 남는다. 길을 잃은 국민들에게, 미래가 두려운 '미생'들에게 각종 징크스들을 제거해 줄 진정한 지도자는 과연 누구일까.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와 얽히면 재수가 없다'는 징크스를 단숨에 깨 주는 임기 3년차 대통령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프로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를,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인사이트케이를 창업해 소장으로 독립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다.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과 치밀한 분석력을 겸비해 정치 판세를 읽는 안목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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