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보궐선거 결과,문대통령 지지율에 엄청난 영향 줄듯"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는 재보궐 선거 5곳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데 민심이반인가?"
문대통령에 던지는 3대 시사점=영남 민심의 붕괴, 중도층 이탈, 인사정책 수정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데일리한국 전문가칼럼=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유권자는 항상 옳다. 재보궐 선거가 남긴 가장 강력한 메시지다. 극적인 장면은 있었지만 화려한 드라마는 없었다. 창원 성산 지역은 마지막 개표 시점까지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를 펼쳤다. 창원 성산 유권자는 결국 간발의 차이로 정의당 여영국 후보를 선택했다.

유권자의 고민과 판단은 무엇이었을까. 창원 성산 유권자들의 선택은 놀랍게도 노회찬이었다. 드루킹 수사 관련 의혹을 받던 중 운명을 달리한 노 전 의원에 대한 향수가 남아 있다. 창원 성산은 노 전 의원의 고향도 아니다. 그러나 수만명의 이 지역 노동자들은 노 전 의원과 동고동락했다. 노동운동에서 잔뼈가 굵은 노 전 의원은 노동자들의 피와 땀을 잊지 않은 정치인이었다. 정의당 여 후보가 단일화 효과가 기대대로 나타나지 않는 선거에서 이긴 것은 ‘노회찬 정신’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여영국 후보는 보궐 선거 승리를 위해 더불어민주당 권민호 후보와 단일화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여 후보의 승리였고 권 후보는 투표 용지에 후보자의 이름이 인쇄되기 직전 사퇴했다. 투표일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단일 후보인 여 후보의 낙승이 점쳐졌다.

그러나 결과는 종이 한 장 차이보다 적었다. 최종 개표 결과 정의당 여 후보는 45.75%로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보다 불과 0.54%포인트 앞섰다. 개표 마지막까지 승리를 장담하지 못했다.
본인이 두 번이나 도의원을 역임한 창원 제 5 선거구(상남동, 사파동)가 승부의 분수령이 되었다. 노회찬 전 의원은 집은 현재는 통합된 반송동의 이전 지명(법정동)인 반림동에 위치했었다. 노 전 의원의 사무실은 이번 선거에서 여영국 후보의 막판 역전 발판이 된 상남동에 위치한다. 여 후보는 언론에서 곧 잘 ‘리틀 노회찬’으로 불린다. 청와대발 인사 참사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투표 동력이 가라앉은 상황에서 노회찬 전 의원의 정치적 유산은 든든한 밑거름이 되었다. 중요한 또 하나의 승부처였던 사파동은 이전 지명이 사파정이다.

그만큼 유서 깊은 곳이다. 이번 선거에서 막판 논란의 중심에 선 경남FC 창원구장이 사파동에 위치하고 있다. 물론 사파동에 축구장이 있다고 스타디움 내 모든 관람객이 창원 성산구 유권자는 아니다. 제한적이겠지만 선거 후반부 표심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창원 성산 선거에서 가장 주목되는 장면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발언 논란이었다. 오 전 시장은 지원 유세에서 ‘드루킹 스캔들 관련 돈을 받은 고 노회찬 전 의원이 당당할 이유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사실 관계를 따져볼 때 유권자들이 어떻게 볼지 모르지만 고인에 대한 폄훼 논란은 선거 막바지 표심에 불을 질렀다.

각 언론들은 이를 앞 다퉈 보도했고 대체로 부적절했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문제는 선거에서 투표를 자극하는 ‘분노’ 유발이었다는 점이다. 2012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서울지역 한 후보자의 막말 논란으로 민주당은 선거 막판 수도권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정권 심판이라는 효과마저 나오지 않았을 지경이었다. 이번 재보궐 선거 결과의 최대 수혜자로 정의당을 지목하는데 이의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다.

아무리 단일후보라고 하더라도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는 재보궐 선거 5곳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함께 실시된 3곳의 기초의원 선거에서 경북 문경 2 곳은 자유한국당이, 전라북도 전주는 민주평화당의 후보가 당선됐다. 제 1당이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불과 채 1년이 지나지 않은 지난해 지방선거의 압승과 비교하면 어딘가 매우 어색해 보인다. 이번 재보궐 선거는 아직 임기가 만 2년도 되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약이 될까 아니면 독이 될까. 문 대통령은 이번 보궐 선거 결과로 중대 기로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문 대통령이 발견하게 되는 보궐 선거 결과의 첫 번째 치명적 독은 영남 민심의 붕괴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동진 전략은 차원이 달랐고 결과는 화려했다. 김경수 경남지사를 비롯해 부산, 울산, 경남 광역단체장 선거를 싹쓸이했다. 이번 보궐 선거 지역인 통영시장과 고성군수도 더불어민주당 차지였다. 창원 성산구가 포함된 창원시장 역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다.

전례 없는 압승이었다. 경북으로 가보더라도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시장마저 더불어민주당이 승리를 만들어냈다. 이쯤되면 이해찬 대표의 ‘20년 집권 플랜’이 가상이 아닌 현실 계획으로 들리기까지 한다. 그렇지만 이번 보궐 선거 결과는 지방선거와 천양지차였다. 보궐 선거일 전부터 영남 지역 대통령 지지율은 하염없이 추락중이었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실시한 조사(전국 약 1000여명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 약 14~20%내외 성연령지역가중치 각 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하고 있는지 아니면 잘 못하고 있는지’ 물어본 결과 영남 지역 지지율은 가파른 하락세다.

지난 지방선거 직후(2018년 6월 14일) 조사에서 대구경북의 대통령 긍정평가 지지율은 58%였다. 부산울산경남은 무려 76%였다. 이것만 보아도 지난 지방선거에서 선거 당락의 결정적 열쇠는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열일을 한 셈이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단 1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대구경북 대통령 지지율은 계속 내리막길이다. 창원 성산구의 재보궐 선거 운동이 계속되던 지난 3월 26~28일 조사에서 대구경북 대통령 지지율은 32%였고 부산울산경남은 31%까지 추락했다.
이렇게 되면 내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이른바 ‘문 마케팅’을 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문 대통령의 영남 지역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이번 보궐 선거 결과를 통해 확인하게 되는 또 하나의 독은 '중도층 이탈'이다.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의 중요한 기준은 중도층을 누가 확보하느냐다. 그래서 나오는 분석이 두 가지 이념 확보론이다. 진보진영 후보와 보수 진영 후보 사이의 막다른 골목 싸움에서 한 쪽의 손을 최종적으로 들어주는 것은 중도층이자 부동층이다.

한쪽 이념으로 쏠리지 않기 때문에 중도층은 부동층인 경우가 다반사다. 어떤 후보가 얼마나 합리적인지 특히 경제 정책은 누가 더 잘 할 것으로 생각하는지가 중요한 변수다. 중도층의 특성상 이념보다는 경제 문제가 핵심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불리한 시점마다 중도층의 지원을 받았다. 남북문제가 그랬고 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 역시 다르지 않았다. 그랬던 문 대통령의 중도층 지지율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실시한 조사(전국 약 1000여명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 약 14~20%내외 성연령지역가중치 각 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문 대통령의 중도층 지지율은 데드크로스(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결과)가 발생했다. 지난 지방선거 직후 80%였던 중도층 지지율은 보궐선거운동이 한창인 지난 3월 26~28일 조사에서 42%로 반토막이 났다. 부정 평가는 절반에 육박하는 49%였다.
만약 이번 창원 성산구 보궐 선거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출마했더라면 통영고성까지 포함해 두 곳 모두에서 패했을 개연성이 높다. 이 지역의 충격적인 경기 침체가 중도층의 보수화를 부추겼다. 보궐선거가 남긴 충격이다.

그렇지만 문 대통령의 임기는 아직 3년이상 남아있다. 문 대통령에게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에 더 중요한 무대는 당연히 내년 4월로 예정된 총선이다. 보궐 선거 결과가 독이라면 쓴 약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 보궐 선거 결과를 복기해볼 때 약이 될 여지는 충분하다.

우선 약이 될 분석은 '인사정책 수정'이다. 최근 문 대통령의 인사는 취임 이후 최악의 결과였다. 인선을 잘 했는지 못했는지 여부를 떠나 결과적으로 최악의 결과가 초래됐다. 기껏 검증하고 지명한 장관 후보자 중 한 명은 철회했고 또 한 명은 자진사퇴했다. 아직 3년이나 임기가 남은 문 대통령이 지금 방식대로 공직자 인사를 한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가늠조차 하기 힘들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열일을 했던 문 대통령의 존재감은 인사 참사로 점점 그 후광 효과가 줄어들고 있다. 문 대통령 인사에 대한 국민적 분노는 보궐 선거가 있었던 PK지역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지난달 26~28일(보궐선거 공식운동기간) 실시한 조사(전국1003명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성연령지역가중치 응답률16%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이번 청와대 인사 청문회에서 가장 용납할 수 없는 문제’가 무엇인지 물어본 결과(2개까지 복수응답) 탈루(세금범죄)가 57%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이 인사 청문회에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부동산 투기였다. 보궐 선거가 있었던 부산울산경남 지역 민심 또한 별반 다르지 않았다. 부동산 투기는 전국 결과와 거의 차이나지 않는 37%였다.
PK지역 유권자들은 장관 후보자들의 투기 의혹은 절대 용납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의 인사가 미세먼지보다 더 무섭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정부의 신속한 대책마련으로 진정 국면에 일단은 정리된 분위기이지만 문 대통령의 향후 인사는 줄줄이 사탕으로 계속 예정돼 있다. 바로 잡지 않으면 야당의 정치적 공세 여부를 떠나 국민 여론을 붙들기 힘들어진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에 대한 비판이 야속하기도 하겠지만 이런 것이 민심이다.

심지어 두 사람을 가리켜 ‘조남매’로 조롱하고 조 수석을 ‘조통령’이라고 비아냥거리는 야당의 행태가 얄밉겠지만 이런 게 여론이다. 청와대 내부를 비롯해 대통령 주변 정리는 이 기회에 조치되어야 한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과 관련된 의혹이 더 길어지고 아직 투표일이 남았다면 창원 성산의 결과가 뒤바꿨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김 전 청와대 대변인과 관련한 여론의 후폭풍은 경남FC 축구장 유세 논란이나 오세훈 전 시장의 노회찬 의원 폄훼 논란을 뛰어 넘는다. 중도층은 물론 핵심 지지층인 진보층마저 김 전 대변인의 잘못된 투기 의혹을 정조준하기 때문이다.

알앤써치가 아시아투데이의 의뢰를 받아 지난 3월 29~31일 실시한 조사(전국1055명 무선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0%P 성연령지역가중치 응답률6.5%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의혹에 따른 사퇴 찬성과 반대 의견’을 물어본 결과 10명 중 6명(59.2%)은 사퇴 찬성이었다. 압도적이다. 반대 의견은 26.1%에 그쳤다. 문제는 부산울산경남이다. 사퇴 찬성 의견이 52.1%나 된다.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으로 볼 수 있는 30대에서 사퇴 찬성 의견이 53.9%나 된다. 문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인 진보층에선 사퇴 찬성 의견이 52.3%였다.
이 정도 되면 청와대에서 인사 관련 대통령의 직접적인 해명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임기말 대통령이 아니라 아직 3년이상 임기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인사 파동이 자칫 문 대통령의 대북 안보 이슈로까지 불통이 튀면 안 될 일이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포르쉐가 무슨 문제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포르쉐’ 발언으로 문 대통령의 소중한 지지층인 2030세대가 등 돌렸다면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보궐 선거 결과로 문 대통령이 반드시 받들어야 할 쓴 소리 약은 인사정책수정이다.

보궐 선거 결과를 통해 문 대통령과 현 정부가 받아들여야할 또 하나의 약은 경제정책수정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 경제 정책인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건 시기상조다. 어떤 경제 정책이라도 1~2년 내 성과를 거두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최저임금과 근로시간단축 역시 마찬가지다. 반대를 위한 반대는 국민들에게 명분이 없고 국가 미래를 위해서 좋지 못한 접근이다.

하지만 예정된 어려운 경제 상황을 극복할 아무런 대책조차 내놓지 못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보궐 선거 당선자 중 더불어민주당 소속을 찾지 못한데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기대감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올리버는 기대불일치 이론에서 지나친 기대감은 소비자가 아니라 공급자의 행위로부터 오는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한다.

마치 정책이 만능인 것처럼 국민들에게 전달된다면 국민들의 기대감은 걷잡을 수 없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글로벌 경제 불황은 이미 예고된 수순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공무원 늘리기만 급급하면 살벌한 현장에서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개인 사업자 그리고 소상공인들의 마음은 타들어 간다.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아닌 ‘아프니까 자영업이다’라는 고통을 수도 없이 되풀이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신통치 않다. 보궐 선거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명함조차 내밀지 못한 이유는 이런 고통에 충분히 정부는 고민하고 있는지 그리고 대통령은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되묻고 있다. 누구보다 경기 흐름에 민감한 자영업층의 민심은 사나워졌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실시한 조사(전국 약 1000여명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 약 14~20%내외 성연령지역가중치 각 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자영업층의 대통령 지지율을 물어보았다.

지난 지방선거 직후 조사(2018년 6월 14일)에서 자영업층의 대통령 지지율은 76%였다. 더불어민주당의 자영업층 지지율(58%)보다 약 20%포인트 가량 더 높았다. 그러나 경남 지역 보궐 선거 공식 운동 기간 중 실시된 조사에서 자영업층의 대통령 긍정 평가는 32%로 폭락 상태다. 오차범위내 이기는 하지만 자영업층의 민주당 지지율이 34%로 더 높았다.
자영업층에 대한 영향력마저 여당이 오히려 대통령 지지율(긍정)보다 높을 정도다. 오죽했으면 통영시장이나 고성군수가 아닌 여당의 대표가 보궐 선거 지역에서 정부의 경제 지원을 강조했을까. 한반도 평화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할지라도 먹고 사는 문제를 유권자들은 우선하게 된다. 2010년 3월 북한의 소행으로 확인된 천안함 폭침 사고가 발생했지만 선거판은 오히려 ‘여당의 무덤’이 되었다. 투표장으로 나선 유권자들의 머릿속엔 ‘천안함 폭침’ 에 대한 분노보다 아이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정치적 흥정꺼리로 전락시킨 여당에 대한 ‘분노’ 성격이 더 강했다.

바야흐로 먹고 사는 문제인 ‘무상급식’ 선거였다. 2030세대의 여론이 더 악화된 원인이 장관 후보자 아들의 ‘3000만원대 포르쉐’였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외제 중고차 하나가 무슨 대수냐고 되묻는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발상이 지나치게 시대착오적이라면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고 할 수 있을까. 더 시간이 지나기 전에 보궐 선거 결과가 주는 쓸모 있는 약은 경제 정책에 대한 궤도수정이다.

닥치고 공격하는 야당에 대해선 자존심의 문제이든 국정 운영의 의지이든 굴복해선 안 되는지 몰라도 국민들에겐 백번 져도 좋을 일이다. 국민들 앞에서 한번을 지든 백번을 지든 솔직히 양해를 구하고 이해를 구하는 태도를 탓할 이는 아무도 없다. 기득권이 자신들의 이익을 사수하는데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요청하는 경제정책수정이라면 궤도 변경 부담도 적다. 경기 침체로 신음하는 유권자들의 심정을 제대로 헤아렸다면 분명 독이 아니라 약이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된다.

지난 2월말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전격 참여한 황교안 전 총리는 우여곡절 끝에 당 대표 자리에 올랐다. 그를 두고 여권 일각에서는 ‘황나땡’이라는 용어가 유행했다. 다음 대통령 선거에 황교안이 나오면 땡큐를 줄인 말이라고 한다. 그럴싸하다. 시시각각 민심이 돌변하는 최근의 흐름을 감안한다면 황 대표가 수많은 정치 공세와 의혹 제기에 무탈할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4. 3 재보궐 선거만 놓고보면 황 대표는 절반이상의 성공을 거두었다. 통영 고성은 자신의 분신이라고 이야기되는 공안검사 출신의 정점식 후보의 압승이었다. 황교안 대표의 경쟁력은 검증된 셈이나 다름없다. 수도권 출신인 황 대표가 취약했던 부산울산경남에서 경쟁력을 갖춘 것은 부수적으로 얻은 성과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를 받아 보궐 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 동안 실시한 조사(2019년 3월25~29일 전국2516명 무선전화면접 및 유무선RDD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2.0%P 성연령지역가중치 응답률6.9%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차기 대선후보로 누구를 지지하는지’ 물어본 결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1.2%로 가장 높았다.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 중 20%대 지지율은 황 대표가 유일했다. 황 대표 다음으로는 이낙연 총리, 유시민 작가(알릴레오 유튜브를 통해 불출마 의사를 표명했지만 조사 기관에서 포함), 이재명 경기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등의 순이었다. 보궐선거가 있었던 부산울산경남에서 황 대표의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은 24.6%로 거론되는 대선 후보 중 가장 높았다. 본인의 전국 지지율보다 더 높다. 김경수 경남지사의 PK지지율(9.9%)보다 두 배이상 높다.
보궐 선거를 통한 경쟁력 강화로 보면 지나칠까. 여당과 진보 진영에서 황 대표의 국정 농단 책임을 강조하지만 현재 보이는 지지율 또한 현실이고 여론이다. 시나브로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시점에 황 대표의 지지율은 올라갔다. 이제까지는 문 대통령과 제대로 각을 세우거나 지지율 하락의 반사이익을 가져가는 인물이 없었다. 이번 보궐 선거를 계기로 상황은 달라졌다. 보궐 선거 결과를 곱씹다보면 쓴약이 몸에 좋다는 결론에 이를지도 모른다. 독을 통해 국정 지지율을 반등시킬 약을 만든다면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프로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를,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인사이트케이를 창업해 소장으로 독립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다.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과 치밀한 분석력을 겸비해 정치 판세를 읽는 안목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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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9/04/05 08:45:09 수정시간 : 2020/02/07 14:0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