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훈 초당대학교 드론학과 교수 "드론의 가치는 스마트폰의 비약적 발전과 밀접"

"IMU센서나 카메라 센서의 발전이 비용 감소 효과를 불러와 드론의 대중화에 기여"

원격탐사, 촬영, 배송, 어류연구, 태풍·원격탐사, 환경평가용 등 활용분야 무궁무진

정성훈 초당대학교 드론학과 교수.
[데일리한국 전문가칼럼= 정성훈 초당대학교 교수] 최근 드론이 미래의 각광받을 주요사업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드론의 가치에 대한 새로운 조명이 드론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드론이 자율 탐사, 조사, 맵핑, 탐색 및 구조 등 소위 3D기피 영역(더럽고, 위험하며, 품위를 떨어 뜨리는 행위)에 적극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 이후다. 바로 스마트폰의 비약적인 발전과 깊은 관련이 있다.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IMU(Inertial Measurement Unit · 관성측정장치)와 카메라 관련 부품이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면서 스마트폰의 기능이 대폭 업그레이드됐고 그것이 드론과 접목되면서 드론의 가치에 사람들이 새롭게 눈뜨게 됐던 것이다.

특히 IMU 센서란 가속도센서(속도변화 측정), 자이로스코프(평형상태 측정), 자력계(자기력 측정)의 측정치를 혼합해 관성력, 각속도, 자기장 등 관성의 변화율을 측정하는 장치라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IMU 센서야말로 무인항공기, 우주탐사선, 위성 등의 고기술 집합장치는 물론 일반인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자동차, 오토바이 등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되는 등 다방면에서 널리 쓰이는 만물박사같은 장치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IMU센서나 카메라 센서가 다양한 분야에 널리 활용되고 대량생산되면서 센서 기술이 눈부시게 향상됐고 게다가 가격이 비약적으로 떨어짐으로써 드론에까지 접목되는 기회가 다가왔던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영역으로 통하던 드론 조종이 일종의 취미용으로 일반화되면서 일반인들에게도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친근한 분야로 자리잡게 됐다는 얘기다. 동시에 가격 또한 기존 RC장난감 자동차, 헬리콥터에 비해 대폭 하락하면서 DJI 팬텀 드론처럼 전세계적인 대유행을 탈 수 있게 됐던 것이다.

한국에서는 무인항공기를 드론이라 통칭해 부르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명칭을 기준으로 한다면 드론은 무인항공기의 한 기종으로, 프로펠러(혹은 로터) 여러 개를 제어하며 수직이착륙 혹은 공중정지 등의 헬리콥터와 유사한 기동을 하는 무인항공기로 정의할 수 있다. 특히, 프로펠러를 3개 사용하는 트라이콥터(혹은 트라이로터), 4개 사용하는 쿼드콥터(혹은 쿼드로터), 6개 사용하는 헥사콥터, 8개 사용하는 옥토콥터를 드론의 대표적 모델이라 할 수 있다.

드론의 제어기술을 쉽게 설명하자면, 이륙시 모든 프로펠러에 동일한 모터제어 PWM파형을 보냄으로써 드론을 공중으로 상승시킨 후, 드론의 몸체에 부착된 IMU센서로부터 각속도, 각가속도 등의 데이터값을 분석해 드론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평행한 상태로 공중에 안정적으로 비행하도록 각 프로펠러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모터의 속도를 적절히 빠르게 혹은 느리게 제어하는 방식을 말한다.

드론은 자동차, 헬리콥터와 같이 복잡한 기계장치를 필요로 하지 않는 점에서 매우 간명하다고 할 수 있다. 앞서 설명한 것 처럼 프로펠러 수의 개수에 맞는 프로펠러·모터·모터컨트롤러(ESC) 세트, 무선통신칩이 부착된 마이크로컨트롤러(MCU), IMU, 배터리팩, 그리고 이러한 장치들을 고정시킬 수 있는 드론 몸체 등을 주요장치로 꼽을수 있다.

이 밖에 GPS센서, 초음파센서, 비주얼센서 등이 추가될 수는 있으나 필수불가결한 장치는 아니다.

이처럼 향상된 센서 기술, 저렴해진 가격, 간단한 구성 등이 어우러져 드론의 선풍적 인기를 몰고온 셈이다.

사실 그 내면에는 세계적인 DIY(Do It Yourself) 트렌드도 한 몫하고 있다. 가장 큰 드론 DIY 포럼을 운영하고 있는 크리스 앤더슨의 DIYDrone.com 웹페이지를 살펴보면, 정말 다양한 드론 프로젝트들이 전문가가 아닌 아마추어 개발자들에 의해 개발되고 공유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실 DIY 트렌드는 드론뿐 아니라 자동차, 배, 오토바이,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확산되고 있다. 유독 드론이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끄는 이유는 외부 전문 가공업체의 도움없이도 일반 가정집에서 쉽게 제작 가능할 정도로 시스템이 작고 간단하며, 시스템 제어를 위한 코드가 아마추어 프로그래머들에 의해 쉽게 개발 및 수정이 가능하다는 강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 무인항공기 관련기술은 이미 1910년대와 1930년대 두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며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주로 미국, 영국, 독일, 이스라엘 등 기술선진국들에 의해 개발됐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초기의 주 목적은 트레이닝 사격연습, 무기 및 폭탄수송 등이 주목적이었다. 이처럼 전투용으로 주로 사용돼온 무인항공기가 1950년대부터 1960년대에 걸쳐 베트남전을 거치면서 ISR 정보감시정찰 목적으로 사용목적이 바뀌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무인항공기의 성공적인 적진(敵陣) 정찰 사례가 알려지면서 1970년대부터 다른 나라에서도 무인기 개발이 본격화되는 계기가 됐다.

1990년대부터는 군사용뿐 아니라 지구환경감시 등의 연구목적용으로 무인항공기가 활용되기 시작했고, 2000년대에 들어서는 군사용으로 개발된 무인항공기 첨단기술들이 촬영, 배송, 통신, 환경 등 다방면으로 활용의 범위를 쭉쭉 넓혀갔다.

한국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현존 최고 성능의 정찰용 무인항공기인 글로벌호크는 최대 35시간 이상 착륙없이 운용이 가능해 군사용 뿐아니라 미국해양대기관리처(NOAA)에서 원격탐사, 어류 연구, 태풍 및 대기연구, 환경평가용으로 활용하는 등 그 활용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이러한 무인항공기 기술 흐름이 2000년대 이후 점차 촬영, 배송, 인터넷보급 등의 분야에 집중되고 있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특히 아마존사(社)가 선도하고 있는 무인기 배송 서비스는 이미 그 기술적 수준이 충분히 성숙된 단계까지 진화돼있으나 관련 법 개정의 지연으로 충분한 환경하에서의 시험 검증평가가 이뤄지지 못해 그 적용이 지연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처럼 무궁무진한 활용 분야를 지니고 있는 드론은 물리적 · 디지털적 · 생물학적 기술융합의 시대인 제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주역의 하나로 각광받고 있다.

한국은 그동안 전자, IT, 정보기술이 가져온 자동 생산이 주를 이뤘던 디지털혁명을 가져온 제 3차 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활용해 하여 국가의 위상을 높여왔다. 하지만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선도하는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무인항공기 관련 기술을 어떻게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의 주역이 될 현재의 초·중·고생과 대학생들에게 교육할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과학기술이 시대를 지나 고도화되면서 다양한 시스템(자동차, 비행기, 기차, 선박, 원자력, 로봇 등)의 종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대학에서 이러한 기술의 포괄적인 공학지식을 전달하기에는 관련 학문의 폭이 너무 확장되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교에서는 오래전부터 기계공학과, 항공우주공학과, 전기전자공학과, 컴퓨터공학과 등의 학과를 통해 특정 시스템 관련 지식보다는 포괄적인 기본이론을 교육해왔다. 이에따라 얕지만 포괄적인 지식을 습득한 학생들이 기업 등에 입사해 실무에 배치된 후 관련 회사기술을 또 다시 수년간 교육받는 과정을 되풀이해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업은 기업대로 직원교육을 위해 많은 교육비를 부담해야 하며, 학생들 또한 수년간의 시간을 또다시 학습과 교육에 소비해야 하는 등의 악순환이 반복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과학기술 고도화라는 시대 흐름에 맞춰 학과를 특성화해 4년이라는 교육시간의 한계를 극복해나갈 방안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특정 기계시스템을 선택해 해당 시스템을 개발 및 응용하는데 필요한 공학 지식을 한정해 깊이있게 교육하는 것이 이해의 폭과 깊이를 더하는데 효과적일 수도 있다.

전라남도 끝자락인 무안군에 자리잡은 초당대학교가 항공학부에 드론학과를 개설한 것도 이같은 시대적 요구에 따른 적극적 대응책의 일환이다. 새로 개설되는 드론학과에서는 하늘의 메카트로닉스 로봇인 무인항공기 드론과 관련된 기계공학, 항공우주공학, 전기전자공학 정보뿐 아니라 이를 조종하기 위한 조종법 교육을 위해 크게 드론조종사양성 트랙과 드론시스템개발 트랙으로 나눠져 있다. 초당대가 국내 최초 드론학과 학부 커리큘럼을 개설한 데는 이같은 도전정신과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실험정신이 배태돼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야흐로 대한민국을 포함한 전세계는 '드론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 흐름에 맞춰 앞으로 초당대학교 드론학과에서 4년간 드론 특화교육을 받은 졸업생들이 대한민국의 드론개발 및 운용 실무에 두루 포진해 주축을 이루면서 점차 글로벌 세계에서 맹활약하는 인재로 커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드론이 대한민국에 가져올 제4차 산업혁명의 역동적 변화를 상상하며, '맞춤형 교육'만이 기업과 대학 모두를 만족시키는 묘수임을 거듭 강조하고자 한다.

◇정성훈 초당대학교 항공학부 드론학과 교수 프로필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퍼듀대학교 공과대학원 기계공학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삼성SDI 중대형전지사업부 책임연구원을 거쳐, 현재 초당대학교 항공학부 드론학과 조교수로 활동중이다. 주요 관심 연구분야는 무인항공기의 자율기동, 에너지 효율적 경로 최적화, 배터리팩 상태예측 알고리즘 개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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