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하원의장, "북한, 장거리미사일 발사 강행하면 안보리 결의 이행"

정 의장, 한국·러시아·몽골 등 참여하는 '유라시아 국회의장 회의' 제안

핀란드 대통령, "한국은 최빈국에서 경제대국·민주주의 국가로 성장"

정의화(왼쪽) 국회의장은 헬싱키의 대통령 관저에서 사울리 니이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만나 양국 관계발전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편집자 주= 정의화 국회의장은 9월 29일부터 10월 6일까지 6박 8일 일정으로 러시아와 핀란드를 공식 방문했습니다. 정 의장은 외교 활동을 국민들에게 보고하는 차원에서 중남미/일본/중국·인도네시아/미얀마·라오스/미국/필리핀·베트남/인도·캄보디아/체코·헝가리·크로아티아/중미 3개국 방문기에 이어 이번에 러시아·핀란드 방문 리포트를 써서 데일리한국에 특별 기고를 했습니다.

[데일리한국= 정의화 국회의장 러시아·핀란드 방문기] 한국·러시아 수교 25주년을 기념한 러시아 방문은 국회의장 외교의 중요성을 절감토록 해준 여정이었다. 지난 9월 29일(화)부터 10월 6일(화)까지 6박 8일 일정으로 진행된 러시아와 핀란드 공식 방문을 통해 나와 국회대표단은 한러 관계의 전략적 의미, 창조와 혁신의 나라 핀란드의 의회 역할 등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다.

사실은 추석을 앞두고 중미를 방문한 뒤여서 추석 연휴 마지막 날 러시아로 또다시 떠난다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할 생각까지 했으나 9월30일 모스크바에서 한러 수교 25주년 행사에 참석하지 않으면 안될 사정이 있었다.

한러 수교 25주년을 맞았지만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과 우크라이나 문제로 인한 국제 제재 속에서 우리 정부와 러시아 정부의 관계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러시아 측은 지난 5월 종전 70주년 전승절 행사에 우리 대통령의 참석 및 방러를 요청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더욱이 당시로서는 10월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에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 한러 간의 외교적 공동 보조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러시아 공식 방문은 지난해 10월 한반도 주변 주요 4국 중 일본을 첫 방문했을 때를 돌아보게 했다. 당시 한일외교 관계는 최악 수준이었고, 나는 일본 공식 방문을 통해 일본 의회 지도자와 아베 신조 총리를 만나 한일 관계의 전기를 만들자고 강조했었다. 당시 유흥수 주일대사는 "국회의장 취임 후 일본을 최초 방문함으로써 일본 의회와 정부에 한일관계에 대한 한국 측의 특별한 관심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이후 12월 중국, 지난 3월 초 미국에 이어 러시아까지 공식 방문함으로써 한반도 주변 주요4국 의장외교를 매듭짓는 여정이기도 했다.

나리쉬킨 러시아 하원의장과의 회동

나와 국회 대표단인 원혜영 의원, 김성곤 의원(이상 새정치민주연합), 한선교 의원, 이상일 의원(이상 새누리당) 등은 30일 오전 러시아 하원에서 세르게이 나리쉬킨 하원의장(Sergey Evgenievich NARYSHKIN)을 만나 수교 25주년을 맞은 양국 관계의 발전 방안과 북한의 핵 개발,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을 막기 위한 공동 노력 방안을 논의했다.

회담은 매우 유익했다. 우선 나리쉬킨 의장과 북핵 불용 입장을 공유했다. 나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 사회의 올바른 길로 나오도록 러시아가 건설적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또 우리의 한반도 평화와 통일 정책이 러시아의 극동시베리아 지역 발전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나는 “러시아가 한반도 평화통일을 통해 극동러시아 발전은 물론이고 세계사적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러시아 정부와 의회의 지원을 당부했다.

또 “러시아에 진출한 우리 기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주길 희망한다”면서“남·북·러 3각 협력 사업을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사업들을 발전시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동북아에서 지속 가능한 번영과 평화 달성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한-러 양 측이 긴밀히 협력해나가자”고 말했다.

앞서 나는 지난 5월 나리쉬킨 의장을 서울에서 초청해 만난 적이 있었다. 양국 수교이래 의회 수장이 한 해에 교차 방문하기는 처음 있는 일이어서 러시아 하원 측도 반가워했다.

나리쉬킨 의장은“수교 25주년을 맞이하여 금년 양국 간 의회 외교는 그 어느 때 보다 활발하게 전개되었다”면서“이는 지난 25년 간 비약적으로 발전해온 양국 관계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러 관계는 1990년 수교 이래 지난 25년 간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제반 분야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하였으며, 지난해 세계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양국 교역액은 사상 최대치인 약 260억달러를 기록하였다. 2014년 양국 인적 교류 역시 '한-러 일반여권 사증면제협정' 발효(2014.1.1)에 힘입어 전년 대비 약 30% 증가한 사상 최대치인 30만여명에 달했다. 현재 러시아는 동북아에서는 우리나라와만 일반여권 비자면제 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나리쉬킨 의장은“지난 5월 방한 때 한국 기업들의 러시아 투자에 대한 관심을 확인했다”면서“양국 간 투자 무역을 더욱 확대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10월 하순 한·러 경제공동위원회에서 좋은 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나는 우리 기업의 러시아 투자가 한·러 협력의 상징이 되고 있다며 한러 수교 25주년 리셉션이 열리는 모스크바 롯데호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진출한 현대자동차 등을 예로 들었다. 또 한국 기업들이 세계 경제와 러시아 경제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내 투자와 고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러시아 측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정의화(왼쪽) 국회의장이 나리쉬킨 러시아 하원의장과의 회동을 가졌다.

한·러 의장, 북핵 불용·장거리 미사일 발사 반대에 공동 인식

나와 나리쉬킨 의장은 북한의 도발과 핵개발, 장거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나는 “최근 북한의 지뢰 도발과 포격으로 조성된 긴장은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다시금 잘 보여주었다”면서“북한은 지난 8월 말 남북고위급 합의 사항들을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진정성을 보이고 남북한 간 신뢰를 회복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이어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우려와 관련하여 “러시아가 국제 비확산체제의 주축국가이자 국제 평화와 안전에 책임을 지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그간 공개적으로 북핵 불용 및 관련 안보리 결의 성실 준수 입장을 확고히 견지하고 있는 점을 평가한다”면서“한·러 양측이 함께 기울여온 비핵화 대화 재개 노력이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사전에 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리쉬킨 의장은“(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있을 경우) 이는 명백한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북한이 발사를 강행한다면 안보리 결의 이행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나리쉬킨 의장은 이어“한반도 평화·안정의 중요성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북핵 불용과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우리 입장은 시종일관 명백하다”고 말했다.

나는 “러-북 관계 발전은 북한으로 하여금 국제사회에 스스로를 알리고, 김정은 위원장이 세상이 변하고 있다는 점을 스스로 느끼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러-북 간 활발한 교류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사회의 올바른 길로 나오도록 러시아가 건설적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나리쉬킨 의장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협력하면서 국제규범 질서를 지켜가기를 원한다”면서“미래에는 남북이 통일되면 좋겠다”고 말해 한러 간의 전략적 협력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나는 나리쉬킨 의장과의 이같은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국, 러시아, 몽골, 카자흐스탄을 창립 국가로 하는 '유라시아 의장 회의'를 만들자고 제안했다.이 회의에는 북한, 독일, 폴란드, 벨라루스도 초청하자고 덧붙였다. 이 제안은 우리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지난 7월 진행된 유라시아 친선특급 관련국들을 중심으로 하여 지역 국가 간의 연계 소통, 협력 촉진을 위한 의회 간 대화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에 따른 것이다. 예컨대 철도 등 물류, 자원 개발, 신성장동력 창출 등 협력 사업 추진을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회원국 그룹 의원들이 지원하자는 것이다. 나리쉬킨 의장은 향후 심도있게 논의하자고 답했다.

나리쉬킨 의장은 나와 국회대표단을 위해 오찬을 주최했고, 러시아 하원 측에서는 이사예프(Andrey ISAYEV)부의장, 푸쉬코프(Aleksey PUSHKOV)외교위원장, 예피파노바(Olga EPIFANOVA)러한의원협력그룹회장 등이 면담 및 오찬에 참석했다.

나는 오찬사에서 “러시아 속담에 ‘이웃은 가까울수록 좋고, 담은 낮을수록 좋다’는 말이 있듯이 양국 사이의 담은 낮추고 더욱 가깝고 긴밀한 협력관계를 만들어서 양국이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서 여전히 냉전의 그림자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각종 도발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는 특히 “러시아가 ‘북핵 불용’이라는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해주고 있는 것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남북한 모두와의 신뢰 속에 한반도 통일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관계대학에서 특별강연을 했다.

마트비엔코 러시아 상원의장과의 회담

이어 오후 5시 러시아 상원 회의실에서 발렌티나 마트비엔코 상원의장과 회담을 가졌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 때 현대자동차를 유치한 마트비엔코 상원의장은 한국과의 협력에 매우 적극적이었다.

마트비엔코 의장은 “러시아 상원이 한국 국회와 활발하게 교류하고 자주 만나 기쁘다”며 “한국은 동북아 지역에서 러시아의 우선적이고 유망한 파트너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마트비엔코 의장은 “러시아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 남북 신뢰 구축에 매우 깊은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면서 “한반도의 긴장과 군사력 사용은 러시아의 이해와 배치되며, 북한이 핵 보유국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러시아의 분명한 입장”이라고 전했다.

내가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을 맞아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데, 북한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강조한 데 따른 화답이었다.

이날 저녁 모스크바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한-러 수교 25주년 기념 및 국경일 리셉션'에는 러시아 의회와 정부의 고위관계자등이 대거 참석했다.

나는 축사에서 “대한민국 국회의장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한 것은 대한민국이 러시아와 7년 전 맺은‘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훨씬 뛰어넘는‘러시아와 형제의 나라’가 되어야 함을 천명하기 위해서”라며 “한·러 수교는 양국 관계 역사는 물론 세계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사건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한러 수교는 세계 평화를 완성하고 양국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한반도 통일을 향한 전진”이라며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 러시아의 지속적인 관심과 역할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내가 러시아 방문을 통해 강조한 것은 한반도 평화 통일과 러시아의 발전이 공동의 이해 기반 위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1일 오전 모스크바의 명문 국립국제관계대학(MGIMO)에서 한러 수교 25주년을 기념하여 '한러 관계의 역사적 의미와 한반도 평화통일, 한러의 공동 번영 방안'에 대해 특별강연을 했다.

나는 “2015년은 러시아에게 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한국에게는 광복과 분단 70년을 맞는 해”라며 “한반도의 분단은 동북아 평화와 안정의 가장 큰 장애물일 뿐 아니라 태평양과 대서양이 만나고 아시아와 유럽이 하나 되는 것을 가로막는 거대한 장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한반도의 분단과 긴장은 동북아 정세에 불안을 조성하고 있지만 만약 한반도가 평화적으로 통일될 경우 러시아도 새로운 도약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면서“특히 푸틴 대통령께서 중요 국정과제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극동시베리아 지역은 획기적인 번영의 계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독일 통일이 독일의 동쪽 지역에서 ‘엘베강의 기적’을 이룬 것처럼, 한국 통일은 ‘한강의 기적’에 이어 한반도의 북쪽에서 ‘두만강의 기적’, ‘압록강의 기적’을 가져다 줄 것으로 믿는다”며 “한반도의 평화 통일이 성취될 경우 대서양 연안과 태평양 연안을 잇는 새로운 인적·물적 교류망이 열리게 되고, 이 연결망 속에 놓인 모든 국가들이 경제적, 사회·문화적으로 막대한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2일에는 제정 러시아 시절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동해 시 북방묘지에 있는 이범진 주러시아 대한제국 특명전권공사 순국비를 찾아 헌화했다. 이범진 공사는 1901년 일본 견제를 위한 러시아 외교 강화 차원에서 당시 러시아 수도였던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상주공사로 파견됐다.

이범진 공사는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1907년 고종황제의 헤이그 만국평화회의 특사단 활동 지원, 연해주 독립운동 지원 등을 통해 일제에 항거했으며, 1910년 일제가 한국의 국권을 찬탈하자 1911년 1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유서를 남긴 채 자결했던 분이다. 이어 상트페테르부르크시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생산공장을 방문,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강대국에 맞서 독립 유지해온 핀란드 방문

러시아 방문을 마친 뒤 곧바로 열차편으로 핀란드를 방문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와 핀란드 헬싱키 간의 거리는 400여km여서 서울·부산보다 가까웠다. 핀란드는 러시아라는 강대국의 침략과 간섭에 맞서 독립을 유지하며 국가 발전을 이뤄낸 나라여서 외교안보 정책에서도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 나와 국회대표단은 5일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사울리 니이니스퇴(Sauli Niinisto) 대통령, 마리아 로헬라 (Maria Lohela) 국회의장과 만나 양국의 혁신주도경제(Innovation-driven economy)·창조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또 핀란드가 헬싱키 프로세스를 통해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통일을 위해 지지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회담에 앞서 핀란드 국회 상임위인 미래위원회 관계자를 만나, 핀란드 국회가 미래위원회를 통해 국가미래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을 들었다.

이와 함께 지난 1990년부터 2012년까지 핀란드 자살률을 약 50% 감소시킬 수 있었던 정책 경험을 공유했다. 핀란드는 강대국에 인접한 지정학적인 위치와 1990년대의 경기 침체를 딛고 IT산업, 혁신과 창의적 지식, 실용 디자인 등을 기반으로 놀라운 발전을 이뤘다.

"시수 정신('하면 된다' 의미)으로 정치 안정, 경제·사회적 혁신"

나는 이날 오후 헬싱키의 대통령 관저에서 니이니스퇴 대통령을 만나 양국 관계발전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나는 “핀란드가 전반적인 유럽 경제 침체 속에서도 강인한 ‘시수(Sisu) 정신’(우리 말의 ‘하면 된다’와 같은 뜻)으로 정치적 안정, 그리고 경제·사회·문화적으로는 창의와 혁신의 모범국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는 점은 우리에게도 큰 힘이 된다”면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인권 등 인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두 나라가 우호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니이니스퇴 대통령은 이에 “정 의장과는 1948년생으로 동갑”이라고 언급한 뒤 “재무장관 시절 방문했던 한국은 세계 최빈국에서 경제대국으로 빠르게 성장함과 동시에 민주주의도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국가”라면서“양국이 서로 도울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한 만큼 한국과 핀란드의 활발한 교류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나는 “지난 1970년대 헬싱키 프로세스를 통해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를 탄생시키는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던 핀란드의 북핵 문제 해결 및 한반도 평화 통일에 대한 지지와 성원을 계속해달라”고 당부했다. 니이니스퇴 대통령은 “한반도의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으며 현재 대화가 재개되어 안정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핀란드에서도 모든 노력을 경주하여 한국의 강력한 서포터가 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오전에는 핀란드 픽?외교위 회의실에서 로헬라 국회의장과 만나 양국간 의회 협력 방안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 나는 “대한민국 국회의장으로서는 10년 만의 핀란드 방문이지만 최근 수년 간 이뤄져온 양국 최고위급 인사 교류를 통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인권 등 인류 보편적 가치를 공유 발전시켜 왔다”면서“한반도 문제에 있어서나 국제 무대에서 핀란드가 그간 일관되게 한국을 지지해준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헬라 의장은 “양국 간 민주주의 증진을 비롯해 많은 가치를 공유하고 보다 개방적인 세계를 함께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서로 배울 점도 많다”면서“양국 간에 많은 상호 교류가 있지만 이번에 정 의장께서 방문해주어서 양국 관계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로헬라 의장은 “그동안 핀란드는 유럽연합과의 관계에 집중해왔지만 앞으로는 아시아와도 경제·사회·문화의 교류에 힘쓸 계획”이라며 한국과의 협력을 당부했다.

바쁜 일정을 마치고 5일 오후 귀국하면서 공항으로 가는 길에 ‘핀란디아’로 유명한 유명한 작곡가 시벨리우스 기념공원을 방문해 핀란드의 독립정신을 느꼈다. 작지만 강한 나라, 러시아의 침략과 간섭 속에 독립을 유지하며 러시아와 서유럽 국가 간의 대립· 갈등을 중재하고 창조와 혁신의 경제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핀란드는 나와 의원단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정의화 국회의장 프로필
부산고. 부산대 의대- 의학박사, 신경외과 전문의-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18대 후반기 국회부의장, 국회의장 직무대행- 세계스카우트의원연맹 총재- 한미의원외교협의회장- 5선 국회의원(현, 부산 중구·동구)- 19대 후반기 국회의장(현)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