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만난 민초의 충언 "지금 같은 모습으로는 총선 무조건 져요."

국민들 보는 야당 문제의 핵심… 국민 어려움 아는가, 해결할 수 있는가?

문재인 대표, 자기 희생 통해 돌파구 마련해야… 과감한 인적 쇄신도 필요

정장선 전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
[데일리한국= 정장선 전 의원 칼럼] 며칠 전 자영업을 하는 분을 길거리에서 만났다. 잘 모르는 분이지만 나에게 꼭 하고 싶다는 표정으로 한마디 했다. “저는 새정치민주연합을 지지하지만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는 내년 총선 무조건 집니다. 수도권에서는 참패할거고요. 미안한 말이지만 안타까운 생각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평범한 이분의 말이 바로 우리 야당에게 하는 진실된 충언이라고 생각한다. 또 어느 면에서는 전문가들이 엄청난 자료를 가지고 분석한 결과보다도 더 정확할 수 있는 예언이다. 마치 동물들이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를 몸으로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거리에서 만난 민초의 충언 "이대로 가면 무조건 진다"

미안한 말이지만 우리 야당은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에서 참패한다. 그 이유는 한마디로 신뢰를 못하겠다는 말이고, 정권을 맡기기에는 미덥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어제 오늘이 아님에도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오히려 더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평범한 사람들조차도 본능적으로 내년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것이다.

우리가 가장 상식적으로 말하는 선거는 지지자들이 얼마나 열성적으로 움직이는지 그리고 무당파들의 지지를 얼마나 받아 내는지에 달려 있다. 지금 정치 상황에서 새누리당 지지자들의 결속은 견고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야당 지지자들은 많이 위축되어 있고 심지어는 이탈 조짐도 많다. 그 대표적인 지역이 호남인 것이다. 이유야 많겠지만 선거에서 번번히 진다는 것이다. 현정권 출범 이후 세월호 사건에 메르스 사태, 유승민 파동 등 나라가 한시도 조용한 적이 없었고 경제도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다. 최근 남북 고위급 협상이 타결된 것 외에는 심각한 한일관계를 포함해 정부가 어느 하나 제대로 하는 것이 없었다. 그럼에도 야당은 선거에서 완패해 왔고, 지금도 중심을 못잡고 지리멸렬하니 그 좌절감이 더욱 큰 것이다.

지금 야당에 혁신위원회가 활동 중이고 그동안 여러 안을 발표했지만 그 내용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예를 들어 사무총장직을 폐지했지만 그것은 당내 문제였을 뿐이었으며 오히려 분란만 키웠다. 국회의원 정수 확대는 국민 정서와는 너무나도 먼 사안이었다. 당의 위기 속에서도 계파 갈등이 여전할 뿐 아니라 설상가상으로 연이어 당내 비리 문제가 불거지면서 도덕성마저 흔들리며 국민으로부터 더욱 멀어지고 있다.

야당 문제의 핵심… 국민 어려움 아는가? 해결할 수 있는가?

국민들이 보는 야당 문제의 핵심은 무엇일까? 첫째, 야당이 국가와 국민의 어려움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둘째는 국내·외적으로 경제가 극도로 어렵고,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대책이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셋째는 지금 새정치연합의 지도부와 의원들이 국가의 여러 현안들을 해결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회의감이다.

혁신위에서 만든 대부분 안들은 당내 문제일 뿐이며 국민이 갖는 이런 의문에 대한 근본적 대답은 아니다. 지금 야당은 지도력을 의심받고 있다. 현 지도부와 그동안 당을 이끌어온 상징적 인사들의 책임 의식이 필요하다. 당이 지금 이 지경에 와 있는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내년 총선에 다 나간다면 국민이 이해를 하겠는가에 대해 답해야 한다.

문재인 대표의 자기 희생과 과감한 인적 쇄신 필요

먼저 문재인 대표는 의심받고 있는 지도력 문제점을 과감한 자기 희생을 보이면서 돌파할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대표직을 던지고 대권에 전념하든 대권 도전을 포기하고 내년 총선에 매진해 당을 살리는 데 올인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당권과 대권 모두 가지려면서 당을 과감히 혁신하고 총선에서 승리하기가 쉽지않다.

오늘날 당이 이 지경이 되도록 만든 데 대한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인적 쇄신이 과감히 이뤄져야 한다. 정부에 대해서는 늘 인적 쇄신을 요구하면서 이 사태와 관련한 자신들의 책임을 묻지 않으면 누가 인정하겠는가? 오랜 중진 의원들의 불출마 내지는 적지(敵地) 출마, 386세대의 불출마와 적지 출마 등 국민들이 충격을 받을 만큼의 내부 반성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비례대표 선출 방식에서 각계각층 전문가들을 대거 등용할 기준도 만들어서 지난 19대 총선 당시와 같이 운동권 위주의 공천이 이뤄지는 것을 막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중소상공인, 농민, 벤처 사업가, 스포츠 분야 등 각계의 유능한 인사들을 등용하는 실천적 방안도 미리 마련해 발표해야 한다. 이제 증오와 대결의 정치가 아닌 새로운 대화 정치를 만들어나갈 인물들을 대거 등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내야 한다. 선거에 임박해 나눠 먹기식으로 공천해서는 안 된다.

지금 경제가 너무 어렵다. 심각한 가계부채와 재정 적자, 저성장 기조의 장기화 가능성, 청년 실업 등을 해결하는 방안과 노동 개혁, 노인 복지 추진 방안 등이 마련되어야 한다. 지금 야당을 보면 정부여당이 내놓는 안을 논평하거나 따라가는 방식에 안주하고 있다. 이슈를 선점하지도 못하고 국가가 직면한 중요 문제에 대한 자신감 있는 해법이 없기에 국민들은 야당의 정책 능력에 회의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국가가 직면한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야당이 먼저 제시하고 여당에 대해 대타협을 요구한다면 국민은 새롭게 볼 것이다.

야당에게 지금 시간이 없다. 정부·여당이 무능하다는 것을 지금 국민은 다 알고 있다. 그럼에도 야당은 더 못 믿겠다고 한다.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다. 여당은 선거에서 이기기만 하면 되니 이런 야당과 게임하는 것을 즐기는 정도이고, 야당은 패배 의식에서 헤어나질 못하면서 정치는 하향평준화하고 국가는 위기로 치닫는 것이다. 요즘 정치인들은 특히 야당 의원들은 자기를 희생해서라도 정치를 살리고 국가 위기와 어려워지고 있는 민생을 해결할 각오를 보여야 한다. 그저 이런 본질적 문제를 외면하면서 지역구나 누비고 공천만 받을 생각을 하면 국민들은 그런 정당과 후보들에게 표를 주지 않는다.

■정장선 전 의원 프로필
중동고, 성균관대, 연세대 행정학 석사- 16,17,18대 국회의원(경기 평택 을)- 열린우리당 정책위부의장- 국회 지식경제위원장- 민주당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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