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효정 기자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TV홈쇼핑 6개사가 8일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었던 가짜 백수오제품의 단일화한 환불 규정안 합의에 실패했다. GS홈쇼핑,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NS홈쇼핑, 홈앤쇼핑 등 TV홈쇼핑 6개사는 당초 고객들이 매입한 백수오 제품에 대해 일괄적으로 환불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업체별로 의견이 갈려 결국 공동 사과문만 발표하고 각 사 별로 자체 환불 방안을 내기로 했다. 상대적으로 매출액이 적은 업체는 전량 환불 방안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아무래도 매출량이 큰 업체가 금전적 피해를 우려해 환불 범위를 최대한 줄이려다보니 합의점 도출에 실패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판매 금액이 적은 GS홈쇼핑이 이날 먼저 구매 시기와 관계없이 환불하겠다고 발표했다. 환불은 소비자가 구입 후 남아 있는 물량에 한해 전액 현금 보상으로 이뤄진다. 그러자 CJ오쇼핑 등 다른 업체들도 뒤이어 남은 제품을 전량 환불 조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일부 업체는 아직도 "도의적 책임을 질 방안을 고심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백수오 제품이 한 해 매출 수백억원을 기록한 히트 상품인만큼 전액 환불을 실시할 경우 큰 타격이 예상되기에 환불 방안에 대한 대책을 선뜻 내놓지 못 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보상 계획과 함께 각 업체가 밝힌 백수오 제품 누적 매출 규모는 ▲롯데홈쇼핑 500억원(2013년 2월 이후) ▲현대홈쇼핑 100억원(2014년 4월 이후) ▲NS홈쇼핑 11억원(2014년 12월 이후) ▲CJ오쇼핑 400억~500억원(2012년 10월 이후) ▲GS홈쇼핑 480억원(2012년 이후)등이다. 그러나 홈앤쇼핑은 누적 또는 특정 기간 백수오 제품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가장 백수오 제품 판매에 적극적이었던 홈앤쇼핑의 경우 업계에서는 누적 매출이 약 1,000억원에 이른다는 추정까지 나오고 있다.

앞서 시중 백화점과 마트에서는 제품의 개봉 여부와 상관없이 백수오 구매분 모두 환불을 실시했다. 이에 따라 홈쇼핑 업체들도 조건 없이 전액 환불하라는 여론의 압박도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일부 업체는 응답이 없다. 같은 가격에 똑같은 제품을 구입했더라도 어디서 샀느냐에 따라 피해가 없는 소비자들이 있고, 일정 부분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소비자들이 발생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제품의 하자가 발견되면 즉각 환불 조치를 실시한다. 1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인터넷 쇼핑사이트도 마찬가지다. 의류의 경우 개봉을 했다 하더라도 배송비만 내면 환불을 받을 수 있다. 중소 규모의 쇼핑몰도 이렇게 소비자 권익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정작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리는 대형 TV홈쇼핑사가 환불을 주저하고 있다는 점에서 납득이 가지 않는다. 자사의 이익만 고려하고 있다는 점에 일부 시민들은 벌써 TV홈쇼핑사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유통의 기본은 신뢰다. 소비자가 해당 판매업체를 신용할 수 없다면 그 업체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가짜 파동에 의해 소비자들에게 큰 불편을 끼친 것도 모자라 반품을 받는 것마저 영업 손실을 우려해 주저한다면 그 업체는 소비자들에게 영원히 외면 받게 될 것은 당연하다. 이들 업체들에게 ‘소탐대실(小貪大失)’이란 경구를 굳이 말해줘야 하는 것인지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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