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 어려운 가정 학생들에게만이라도 국비로 무상급식 지원해야"

"6대 신성장동력 중점 육성해 '전국 대비 충북 경제 4%' 실현하겠다"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은 국가 균형발전에 역행… 반드시 재고돼야"

이시종 충북지사
[데일리한국 김종민 기자] 전국 시·도지사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이시종(68) 충북지사는 "무상급식은 의무 급식이고, 이는 국가 책임이며 정치권 공동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7일 데일리한국·주간한국과 가진 인터뷰에서"의무보육 대상이 아닌 영·유아에 대해서는 전액 무상보육을 하면서 법이 정한 의무교육 학생에게는 무상급식이 안된다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지사는 이어 "'초·중등교육은 의무교육이고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고 헌법 제31조 등에 규정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무상급식이 보편적 복지라서 안된다면 최소한 선별적 복지에 해당하는 어려운 가정의 학생들에게만이라도 국비로 지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지사의 언급은 무상급식 재원 부담의 주체가 현행처럼 지방자치단체나 교육청이 아닌 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또 이 지사는 시·도지사협의회장을 맡으면서 가장 의미있는 성과로 담뱃값에 '소방안전교부세'를 신설했다는 점을 꼽으면서 "소방안전 예산 확보를 위한 종잣돈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해 "정부의 끊임없는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은 지역경제를 피폐화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며 "우리나라 지방자치 20년을 맞아 지방자치가 '성인'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지사는 경제 규모 면에서 전국 대비 3%대 비중의 벽을 넘어서는 '충북 경제 4%대 성장'을 충북도의 핵심 과제로 내세우면서 바이오, 화장품·뷰티, 태양광에너지, 유기농, ICT, 항공정비산업(MRO) 등 6대 신성장동력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먼저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무상급식 문제에 대한 입장과 소신을 듣고 싶다. 이 지사는 "무상급식은 국민의 권리"라고 주장해왔다. 무상급식 실시와 관련해 도의 재정에는 별 문제가 없는가?

"무상급식 시행으로 지방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초·중학생의 무상급식은 학생들에게 차별 없는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학부모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정책이다. 무상급식은 당연히 국가의 책무임에도 국가가 국비 지원을 하지 않고 지금처럼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으로 하여금 부담하도록 한다면 지방재정과 교육재정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된다. '초·중등교육은 의무교육이고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는 내용이 헌법 제31조, 교육기본법 제8조, 초중등교육법 제12조에 규정돼 있다. 무상의 범위는 수업료·학교운영비를 뜻하지만 급식비·교재비·기숙사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이 세계적 추세인데, 무상급식이 보편적 복지라서 안된다면 최소한 선별적 복지에 해당하는 어려운 가정의 학생들에게 만이라도 국비를 지원해야 한다. 의무보육 대상이 아닌 영유아에 대해서는 전액 무상보육을 하면서 법이 정한 의무교육 학생에게는 무상급식이 안된다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다. 무상급식은 의무급식이고 이는 국가 책임이며 정치권 공동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 민선 5기에 이어 6기에도 충북을 이끌고 있다. 핵심 과제로 '충북 경제 4%대 성장'을 내세웠는데.

"우리 충북은 그동안 인구·경제 규모 면에서 전국 대비 만년 3%의 벽을 넘지 못해 왔다. 충북경제 4% 실현은 신수도권의 중심, 영충호시대의 리더로서 충북의 위상을 높이는 도전적 과제로 160만 도민과 함께 힘을 모아 실현해야 할 시대적 사명이다. 충북은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경제성장률에서 전국 평균 2.7%보다 월등한 7.4%를 기록하여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산업연구원의 전국 16개 시·도 평가에서도 최고등급인 '성장 A지역'으로 평가 받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충북의 성장잠재력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 2013년 기준으로 충북의 지역내총생산(GRDP)이 약 46조원(전국의 3.3%)이 되는데 '충북경제 4%'를 실현하려면 67조원이 되어야 한다. 현 추세를 유지할 경우 2020년 58조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경제 4%를 달성하기 위해선 성장률을 높여 9조원을 더 추가로 창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투자 유치 37조원, 고용률 72%, 연간 수출 230억달러를 목표로 내세웠다. 6대 신성장동력인 바이오, 화장품·뷰티, 태양광에너지, 유기농, ICT, 항공정비산업(MRO)를 중점 육성하여 미래의 먹거리 기반을 완성하는데 주력해나갈 계획이다. 바이오벨리, 솔라밸리, 경제자유구역을 성공적으로 조성하고 기존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ICT 융합산업 등 투자 유치 대상을 다변화해서 국·내외 기업 투자 유치 확대를 위해 도로, 철도, 공항 등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해나갈 것이다."

- 올해 충북의 도정 운영 방향과 역점 사업을 소개해달라.

"올 한해 충북 도정의 핵심 키워드는 '경제와 행복'이다. 전국 대비 4% 경제 달성에 도정 역량을 집중해나가는 한편 이를 기반으로 '도민 행복시대'를 열어나가는데 역점을 둘 계획이다. 6대 신성장동력을 중심으로 경제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고, 국내 유일의 KTX 분기역이자 X축 국가철도망의 중심인 오송역을 신수도권의 관문이자 관광·물류·산업·문화·주거의 중심지로 만들어 충북을 국가 교통과 물류의 중심 거점지역으로 육성할 것이다. 시골마을행복택시(하반기 시범 100개소) 운행, 9988행복나누미·지키미 확대, 치매·중풍 없는 충북, 충북미래여성플라자 등 복지 시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세종대왕 초정르네상스 사업, 바이오산림휴양밸리 등 문화·관광 인프라 구축으로 도민의 삶과 행복지수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2015 세계 괴산유기농산업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충북을 전국 최고의 '유기농특화도'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 전국 시·도지사협의회장으로서 지방정부를 대표해 지방자치 실현과 전국 균형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동안의 성과와 가장 중요한 과제는.

"가장 의미 있는 성과는 '소방안전교부세' 신설이다. 지난해 9월 정부는 금연 종합 대책을 발표하면서 담뱃값 인상안을 내놓았으나 개편안에 개별소비세 신설이 포함되었다. 이에 시·도지사협의회를 중심으로 개별소비세 대신 '소방안전세'를 신설해줄 것을 중앙부처와 국회에 지속적으로 요구해 담배분 개별소비세 20%를 소방안전교부세로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따라 소방안전교부세 3,513억원을 확보했다. 비록 적은 규모이지만 일단 출발했고, 소방안전 예산 확보를 위한 종잣돈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현재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중앙-지방 협력회의 설치법과 지방재정 부담 완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 지방자치법 개정 등 세 가지다. "

이시종 충북지사

- 최근 행정자치부 장관을 만나 보통교부세액의 산정 기준이 불합리하다면서 증액을 건의했는데.

"충북은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인구 대비 교부세 비율이 광역도 중 최하위권이다. 충북이 갖고 있는 특수 여건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요를 산정할 때 반영해줄 것을 행정자치부에 건의했다. 내륙도인 충북에 불리한 갯벌 면적, 어장 면적 등이 산정 기준에 포함되어 있는 반면 충북의 특수 여건인 내륙도, 혁신·기업도시 내 산업단지 면적, 오송 국책기관 이전 지역, 군인·경찰 교육기관 수요 등 신규 수요가 포함되지 않아 이를 반영하기 위해 중앙 부처 및 국회에 지속적으로 건의하는 등 증액 노력을 하고 있다."

- 청주국제공항 활성화 사업은 잘 진행되고 있는가.

"지난해 청주공항 이용객이 역대 최다 규모인 170만명을 돌파했다. 청주공항의 입지를 전국 5대 공항으로 확고히 하는 해였다. 이어 올해에는 연 300만 정도가 이용하는 공항으로 육성해 다른 지방공항과 차별화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제 정기노선이 현재 7개 노선인데, 홍콩 노선 추가 개설(6월) 외에도 중국 노선 확대와 일본 노선 재개를 추진 중이다. KTX호남고속철도 개통에 따른 오송역~터미널~공항과의 접근성을 위해 급행버스를 도입하여 대중교통의 운행 횟수를 1일 50회에서 129회로 79회로 늘려 운영하고 있다. 청주공항을 중국 관문 공항으로 특화하는 한편 숙박·쇼핑인프라 확충, 성형·피부·치과 등 의료서비스와 연계한 의료관광, 체류형 관광상품 개발 등 관광 활성화를 통해 중부권 거점 공항, 세종시 관문 공항, 수도권 대체 공항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국토부가 ‘청주공항 활성화 재기획’ 용역 결과 2020년까지 청주공항 시설 개선에 870억원을 투입할 계획임을 밝혀 청주공항 활성화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 국회의원을 지내고 지사가 됐는데 어떤 점이 달라졌는가?

"달라진 점은 아주 많이 바빠졌고 부담도 훨씬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의 보람은 더 크다. 생생한 민생현장에서 도민들의 소리를 들으면서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고 도민과 함께 도정을 이끌어나간다는 데 큰 매력이 있다."

-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에게 한마디 한다면.

"현정부 들어서면서 투자 활성화 명목으로 규제 완화를 집중적으로 추진하면서 수도권 규제까지 완화하려 하고 있다. 수도권 규제 완화는 국가 균형 발전에도 역행하는 것으로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의 50%, 대기업본사 95%, 전국 20대 대학의 80%, 의료기관 51%, 예금의 70%가 집중돼 있다. 정부의 끊임없는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은 지역경제를 피폐화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수도권 집중화가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국가 미래 및 장기적 발전 차원에서도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지방 발전 없이는 국가 발전도 없다. 우리나라 지방자치 20년을 맞아 지방자치가 '성인'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에서의 적극적 관심과 인식 전환이 있어야 할 것이다."

-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진실이 최대의 무기이며 비정치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이다'라는 신념을 갖고 늘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화려한 제스처나 포장은 없지만 진실된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이시종 충북지사 프로필
충북 충주 출생(68세) - 청주고·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 행정고시(10회) 합격 - 충북도 법무관·세정과장 - 강원도 영월군수 - 부산광역시 재무국장 - 청와대 경제비서관실·국무총리실 심의관 - 내무부 지방기획국장·지방자치기획단장 - 민선 1∼3기 충주시장 - 17·18대 국회의원 - 충북지사(현)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