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폭정 없애야 당이 살아난다… 특정 계파 독점하면 분열과 패배"

"당내 5대 세력 균형 맞춰야…계파 패권 종식 위해 탕평 인사할 것"

"당 대표는 대선후보 되려는 생각 버려야… 당권·대권 분리해야"

새정치민주연합 2·8전당대회 대표 경선에 나선 박지원 후보는 5일 “특정 계파의 독점으로 인한 당내 분열을 막고 갈등을 해결할 대표로는 내가 적임자다”고 말했다.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2·8전당대회 대표 경선에 나선 박지원 후보는 5일 “계파 독점을 해결하려면 계파가 없는 사람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데일리한국>과 가진 인터뷰에서 “특정 계파가 당내 운영을 독점하면 분열하고 우리는 패배한다"고 주장한 뒤 "제가 당 대표가 돼서 당을 통합하고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이어 “반드시 계파 폭정을 없애야 우리 당이 살아난다는 것에 모두 공감하고 있다"면서 강한 어조로 친노 세력을 겨냥했다.

박 후보는 “정부의 연속되는 실정에도 야당으로서 존재감이 없고 당내 갈등이 심한데, 이런 상황이 8년째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렇게 가면 총선 승리, 정권 교체의 희망도 없다”고 당의 위기 상황을 꼬집었다. 박 후보는 야권 분열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을 지적하며 “우리는 분열하면 패배한다"면서 "계파 없고 이념에서도 자유로운 내가 대표가 돼야 당의 분열도 막고 신당 및 탈당 움직임도 견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이어 “우리 당은 김대중, 노무현, 안철수, 한국노총, 시민사회단체 등 5대 세력이 연합해 창당했다"면서 "5대 세력이 서로 조화와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질적인 계파 대립과 계파 패권을 종식하기 위해 탕평 인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총선 및 대선 승리 방안에 대해 “당권·대권이 분리돼야 한다”며 “대권 후보는 당 대표를 할 게 아니라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스스로 단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의 대선후보들이 거대하고 공정한 큰 판에서 자유롭고 치열하게 경쟁할 때에만 우리는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증세 및 복지 논란과 관련, “정치권이 증세에 대해서 솔직해져야 한다”며 “대기업과 소득 상위계층에 대한 증세의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대해 “인사 및 국정운영에서 획기적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특정 지역에 편중된 인사로 나머지 지역에서 불만이 매우 크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소통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지금이라도 국회와 집권 여당을 인정할 줄 알아야 정치가 복원된다"고 말했다.

- 이번에 대표 경선에 출마하게 된 배경과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 우리당은 위기다. 박근혜정부의 연속되는 실정에도 야당으로서 존재감이 없다. 무엇보다 이번 전당대회 룰 변경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특정 계파의 독점 때문에 당내 갈등이 너무나 심하다. 이러한 상황을 우리는 8년째 겪고 있다. 이렇게 가면 총선 승리, 정권 교체의 희망도 없다. 계파 없는 내가 당을 통합하고 강한 야당을 만들겠다."

- 2·8 전당대회가 며칠 남지 않았다.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자체적으로 판세를 분석한 결과 대표 당선 가능성이 어느 정도 된다고 보는가.

"선거는 자만하는 순간 진다. 그러나 내가 전국의 당원, 대의원, 국민들을 뵙고 느낀 점은 당이 더 이상 지리멸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계파 폭정을 없애야 우리 당이 살아난다는 것에 모두 공감하고 있다. 그래서 강한 야당, 통합 대표가 필요하고, 저 박지원이 그 적임자라고 생각해준다. 여론조사를 보면 당원과 대의원에서는 제가 앞서고, 국민여론조사에서는 아무래도 대선 후보를 지내신 문재인 후보가 앞선다. 그러나 이번 전당대회는 당 대표를 뽑지 대선 후보를 뽑는 것이 아니다. 전당대회에서 85%를 차지하는 당원과 대의원에서 제가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 특히 이번에 반칙 룰 개정으로 국민도 문재인 후보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한다. 승리를 확신하지만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 할 것이다."

- 대표 경선이 과열되면서 지나치게 네거티브 대결로 간다는 지적이 있는데.

"당 대표는 대한민국의 모든 갈등이 모이는 '여의도 정치'를 주도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매일매일 신속한 판단과 결정을 내려야 하고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면서 공격해야 한다. 이러한 일을 하려면 아무래도 풍부한 경험과 경륜을 가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당 대표로서 능력을 검증하는 것은 당원, 대의원, 국민에 대한 예의이다. 문재인 후보는 대선 패배 이후 2년 반 동안 특정 계파를 대표하시는 분으로 당의 혁신과 정치 현안을 주도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많다. 그런 점에서 검증은 당연하고, 나도 다른 후보들로부터 검증 받고 평가 받고 있다."

-당 대표로 당선된다면 당의 어떤 점을 가장 먼저 개혁하고 지지율을 끌어올릴 생각인가.

"고질적인 계파 대립, 계파 패권을 종식시키기 위해서 탕평인사를 실시할 것이다. 아울러 공천심사위원회를 자격심사위원회로 대체, 완전 국민경선제를 실시해 정치인들이 계파 보스가 아닌 당원에게 충성하도록 공천권을 당원과 국민에게 돌려주겠다. 집권을 위해 만약 이번에도 석패율 제도가 도입되지 않는다면 내가 약속한 것처럼 부산, 울산, 경남, 대구, 경북, 강원에 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각 2명씩 배정해서 당의 지지율을 10% 더 올리도록 하겠다. 아울러 광역·기초의원이 참여하는 당 생활정치위원회, 농어민위원회, 민주정책연구원 시·도지부를 만들어서 생활정치를 강화할 것이다. 이밖에도 박지원표 10대 공약으로 집권과 당을 개혁하겠다. 대구 참여연대는 내 공약이 지역감정을 해소할 가장 좋은 공약이라며 지지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2·8전당대회 대표 경선에 나선 박지원 후보는 “우리 당이 더 이상 지리멸렬하지 않고 살아나기 위해서는 계파 폭정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이념과 노선을 어떻게 설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가.

"우리 당의 정체성은 민주주의, 중산층과 서민경제,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통일이다. 이와 같은 3대 과제는 이승만 독재정권 시절부터 지금까지 61년이 넘게 이어져온 전통이다. 이명박·박근혜정부에서 심화되고 있는 3대 위기에 우리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기 때문에 국민의 삶도 나아지지 않고 야당도 무기력한 존재가 되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고질적인 병폐인 계파 대립을 해소하는 방안은 무엇인가.

"우리 당은 김대중, 노무현, 안철수, 한국노총, 시민사회 단체 등 5대 세력이 연합해서 창당했다. 따라서 이러한 5대 세력이 서로 조화와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특정 계파가 당내 운영을 독점하면 분열하고 우리는 패배한다. 계파 독점을 해결하려면 계파가 없는 사람이 당 대표가 되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제가 당 대표가 되어서 당을 통합하고 개혁할 것이다. 계파 갈등 소지가 많은 당 공천심사위원회를 폐지하고 후보자자격심사위원회를 두어 당원과 국민이 후보자를 결정하는 완전국민경선제를 실시하겠다. 그렇게 하면 정치인들이 계파 보스가 되는 게 아니라 국민에게 충성하게 된다."

- 최근 경선의 여론조사 룰 변경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상식적인 정당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전) 투표일을 하루 앞두고 특정 후보 측의 요구로 게임의 룰을 바꾸었다. 이것이 지금 우리 당의 계파 독점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전당대회를 보이콧 하라는 말도 있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승리하라고 당원과 대의원들께서 힘을 줬다. 반드시 승리해서 계파 폭정을 심판하겠다."

- 최근 정동영 상임고문이 탈당해 '국민모임' 등과 함께 신당 창당에 나섰다. 전당대회 이후 야권이 분열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는 분열하면 패배한다. 야권의 숙명이고 우리당의 운명이다. 정동영 상임고문이 탈당한 건 잘못이지만 오죽하면 우리 당의 대선후보를 지내신 분이 당을 떠났겠는가. 이런 점에서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봐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도 계파 없고 이념에서도 자유로운 내가 당 대표가 되어야 당의 분열을 막고 신당 및 탈당의 움직임도 견제할 수 있다."

-손학규 전 상임고문도 은퇴해 전남 강진에 있다. 대표로 당선되면 어떻게 관계를 설정할 생각인가.

"손학규 대표는 우리 당의 훌륭한 자산이다. 수도권을 대표하시는 대선후보로서 아직 하실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제가 대표가 되면 당을 살리고 통합하는데 함께 나갈 것이다. 다른 대선후보들과 당의 자산들과 손을 잡고 당을 개혁하고 총선 승리, 대선 승리를 위해서 나아가겠다."

- 대표로 당선되면 당장 4월 재보선을 치러야 한다. 어떻게 공천할 생각인가.

"국민과 당원이 보기에 최강의 후보, 필승의 후보를 공천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4월 재보선까지 완전국민경선제가 도입될지 모르겠지만 약속한 것처럼 당원과 국민이 우리의 후보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

- 새정치연합이 내년 4월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복안이 있다면.

"한마디로 당권·대권 분리이다. 당 대표가 대통령 후보가 되려는 분, 그리고 당의 소중한 자산들이 국민 속에서 자유롭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 된다. 그분들의 힘으로 총선도 치르고, 월드컵 토너먼트와 같은 감동의 레이스로 최강의 후보를 뽑으면 된다. 그렇게 하려면 우선 당 대표는 대통령후보가 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대권 후보는 당 대표를 할 게 아니라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자신의 정책과 어젠다를 가지고 스스로 단련시켜야 한다. 한 사람이 당권도 대권도 다 하겠다고 하면 우리 당의 다른 대선후보들은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당 대표는 경험과 경륜이 있고 대권에 나서지 않는 박지원이 해야 한다."

-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많이 떨어졌는데,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인사 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난 2년 반 동안 박근혜 대통령께서 무엇을 했는지 국민들은 묻는다.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세월호 사건,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논쟁, 비선 등 실세 라인의 국정운영 개입 등으로 그동안 정쟁만 있었다. 인사 및 국정운영에서 획기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특정 지역에 편중된 인사로 나머지 지역에서의 불만이 매우 크다. 가장 큰 문제는 소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국회를 인정하고, 우선 집권여당부터 인정할 줄 알아야 정치가 복원될 것이다."

- 요즘 논란이 많은 복지 확대와 증세 문제를 어떻게 조화시키는 게 바람직한가.

"이제 박 대통령, 그리고 우리 정치권이 증세에 대해서 솔직해져야 한다. 더 많은 복지를 원한다면 더 많은 세금이 필요하다고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그 방법은 서민 증세나 담배값 인상과 같이 서민에게 부담을 주거나 꼼수를 부려서는 안된다. 부자세 신설, 법인세 감면 원상 회복 등 대기업과 소득 상위계층에 대한 증세의 방향으로 가야 한다."

-대표가 되면 공정한 대선주자 경쟁 체제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일단 거론되는 주자로 문재인 의원, 안철수 의원, 손학규 전 상임고문,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있다. 광역단체장 임기가 남은 박 시장과 안 지사도 같은 출발선에 서도록 설득할 생각인가.

"그분들은 지금 정치가 아닌 행정으로 평가를 받으시면 된다. 그분들이 정치 일선으로 나올 것인가 하는 문제는 제가 언급할 문제가 아니다. 다만 우리 당의 대선후보들이 거대하고 공정한 큰 판에서 자유롭고 치열하게 경쟁할 때에만 우리는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지원 의원 프로필
1942년 전남 진도 출생- 단국대 경영학과- 미주지역한인회 총연합회장- 민주당 대변인- 청와대 공보수석- 문화관광부 장관-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대통령 비서실장- 김대중평화센터 비서실장- 민주당 정책위의장·원내대표·비대위대표-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원내대표-14·18·19대 국회의원(전남 목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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