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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리포트] 2015년 한국 경제 7대 변수는?
  • 기자최용식 정치경제평론가(21세기경제학연구소장) 승인시간승인 2015.01.07 11:59
올해 주식시장 전망 일단 어두워
부동산시장 살아나느냐 여부는 성장률이 좌우
올해 성장률 3%대 머물고, 자칫 2%대 하락 우려도
경상수지 흑자와 국내 경기 부진 악순환… 성장·복지 선순환돼야
  • 최용식 정치경제평론가
[최용식 21세기경제학연구소장 경제 리포트] 을미년의 새해가 밝았다. 동해에 불끈 떠오른 태양처럼 올해는 우리 경제가 그동안의 부진을 털고 일어나 다시 한번 솟아올랐으면 좋겠다. 이것은 온 국민이 간절한 바람일 것이다. 제발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12년째 세계 평균보다 더 낮은 성장률을 기록해온 장기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 6~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면 좋겠다. ‘드디어 호황이 찾아왔다’는 분석이 경제전문가 사회에서 모처럼 나타났으면 좋겠다. 민초들 입에서는 "먹고살기가 왜 이리 점점 힘들어지나?"는 말이 쏙 들어갔으면 좋겠다. 젊은이들 입에서는 "취업하기가 왜 이렇게 어렵냐?"는 말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정년퇴직한 사람들에게는 "제발 일자리로 다시 돌아올 수 없느냐?"는 권유가 빗발쳤으면 좋겠다. 이런 모두의 바람이 새해에는 이뤄질 수 있을까?

국내 경제연구소 등 경제전문가 사회는 우리 경제의 올해 전망에 대해 천편일률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마치 사전에 입을 맞추기라도 한 듯이 성장률 전망치는 모두 비슷비슷하다. 물가상승률이나 국제수지 등 다른 경제지표들 전망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이런 경제 전망은 맞아떨어진 경우를 일부러 찾아봐야 할 정도로 그 결과는 거의 매번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경제전문가 사회는 서로 어긋나는 전망을 한 적이 거의 없다. 전망의 실패에 대한 자기방어 장치를 미리 준비한 것이거나 ‘우리만 틀린 게 아니다’는 변명을 미리 준비한 것은 아닐까? 낯이 두꺼운 일부 경제전문가는 "전망이란 틀리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더욱이 그들의 전망을 매년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조차 이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다. 더 심각한 사실은, 정확한 경제 전망을 해내는 경제연구소가 있어도 언론은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래서는 안된다.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문제를 방송이나 신문에서 토론할 때에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난다. 비슷비슷한 얘기를 하는 사람들만 모여서 그저 그런 얘기들을 할 뿐이다. 암컷과 수컷이 모여야 생산이 이뤄지듯이, 토론도 정반대의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야 건설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정부의 경제정책에 우호적인 혹은 정부가 하고자 하는 일을 앞장서서 주장해줄 경제연구소나 경제전문가만 불러 모아 토론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제부터는 국내 경제연구소들의 경제 전망과는 차별화된, 전혀 다른 각도의 경제 전망을 해보도록 하겠다. 우선 국내 경기의 흐름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한다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지대한 관심을 갖는 문제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그게 과연 무엇일까?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 전망일 것이다.

1. 어둡기만 한 주식시장 전망

결론부터 밝혀두자. 올해도 주식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 아니,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매우 어둡다. 세계 거의 모든 나라의 주식시장은 전고점(前高點)을 돌파했지만,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전고점보다 10% 이상 낮은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주식시장의 현주소를 간단히 대변한다. 도대체 왜 우리 주식시장은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을까? 다시 말해, 왜 국내 주가는 오르지 못하고 있을까? 그 답은 간단하다. 주식에 대한 수요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그럼 주식수요는 왜 부진할까?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 그 하나는 내국인의 주식수요가 부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외국인의 주식수요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우선, 내국인의 주식수요가 부진한 것은 국내 경기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경제성장이 빠르게 이뤄져야 가계와 기업의 저축이 그만큼 빠르게 증가하고, 가계와 기업의 저축이 빠르게 증가해야 주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터인데,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3%대 초반에 불과한 수준에서 벌써 7년째 헤매고 있다. 이것은 세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적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우리나라보다 국민소득이 훨씬 높은 미국의 성장률보다도 더 낮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러니 어찌 내국인의 저축이 증가하고 주식수요가 증가하겠는가?

다음으로, 외국인의 주식수요가 부진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그 하나는, 다른 나라들의 성장률, 특히 미국의 성장률이 우리나라보다 더 높아서 주식투자 수익률이 훨씬 더 높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환율이 상승하거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이 상승하거나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외국인 투자자는 환차손을 입는다. 예를 들어 환율이 1,050 원에서 1,100 원으로 오르면 1억 달러를 투자한 외국인은 약 9천5백만 달러를 회수할 수 있을 뿐이다. 약 5백만 달러의 환차손을 입는 셈이다. 그러니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시장을 떠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국내 주식시장은 희망이 없을까? 아니다. 우리나라 성장률이 6%대만 회복해도 그리고 환율이 점진적으로 조금씩만 하락해도 주식시장은 불같이 일어날 것이다. 그럼 어찌해야 성장률이 6%에 이르고, 환율은 점진적으로 하락할까? 이것은 경제정책의 문제로서 맨 마지막에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만약 경제정책이 경제를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환율이 점진적으로 하락한다면 국내 주식시장은 호조를 보일까? 당연히 그렇다. 다른 나라의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동안에도 국내 주식시장은 약세를 지속했으므로, 이 경우에는 국내 주가의 상승 속도가 상대적으로 훨씬 빠를 것이다. 만약 환율이 점진적으로 떨어지고 정책 기조가 변하여 성장률이 6%대로 올라가면 주가지수는 연말까지 3천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이다.

2.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부동산시장 전망

부동산시장의 부진은 주식시장보다 더 심각하다. 2006년 고점에 이르렀던 주택과 토지 등의 부동산 가격은 2007년부터 하락하기 시작하여 이미 2008년에 저점을 찍었으나, 벌써 7년 가까이 지났음에도 그리고 물가수준이 전반적으로 크게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상승세로 돌아서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이것을 알아야 부동산 시장이 언제 상승으로 돌아설지 혹은 어떤 정책을 펼쳐야 부동산 시장이 호조로 전환할지 가늠할 수 있다. 정책 당국이 그동안 지속적인 부양정책을 펼쳤음에도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주택 등 부동산은 수요자가 비교적 장기간 저축한 돈으로 매입한다. 저축이 충분히 모일 때가지는 부동산 수요는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이래서 부동산 가격은 비교적 장기간 정체하는 특성을 보인다. 하지만 저축이 어느 정도 쌓이면 부동산 수요가 본격적으로 일어나고, 이 때는 부동산 가격이 다른 재화들의 가격 즉 전반적인 물가보다 더 빠르게 상승한다. 부동산 가격이 장기간 정체했으므로 물가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런 경우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2~3년 더 저축해야 주택 등을 살 능력이 생기는 사람들까지 현재 수요에 가세한다.

그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미래의 수요가 현재의 수요에 가세했으므로, 부동산 가격은 폭발적으로 상승한다. 이것이 부동산 투기열풍을 일으키는 경제원리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2006년에 부동산 투기열풍의 절정을 겪은 바 있다. 그럼 부동산 투기는 영원히 지속할까? 아니다. 미래의 수요가 현재로 이동해왔으므로, 언젠가는 수요가 공동화한 때가 닥치기 마련이다. 이런 때가 닥치면 부동산 시장은 저축이 충분히 축적되어 새로운 수요가 일어날 때까지 장기간 침체에 빠져든다. 부동산 시장에서 ‘천장은 1년이고 바닥은 10년’이라는 말이 회자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럼 부동산 시장은 언제쯤 다시 살아날까? 수요가 시간 이동을 해감으로써 수요가 공동화한 때는 이미 지났다. 실제로 부동산 시장이 정체한 기간은 벌써 10년에 육박한다. 이제는 새로운 수요가 점점 더 많이 축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부동산 시장은 올해쯤 살아나지 않을까? 아니다. 올해도 부동산 시장의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이미 앞에서 언급한 바처럼, 우리나라 성장률은 지난 7년 동안 연평균 3%대 초반에 불과하여 저축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으며, 이것은 부동산 수요를 일으키기에는 충분치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부동산 수요를 위한 저축이 거의 충분히 축적된 것으로 판단된다. 저축이 조금만 더 빠르게 증가해도 즉, 성장률이 5~6%에 이르더라도 부동산 시장은 투기 조짐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성장률이 올해도 3%에 불과하다면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더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느냐 살아나지 못하느냐는 올해 성장률이 결정적으로 좌우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3. 올해 우리 경제는 과연 살아날 수 있을까?

경제를 예측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석유나 주식 혹은 부동산 등의 가격이 약세를 보일 때에 상승으로 돌아설 것을 예측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경기가 부진할 때에 호조로 돌아설 것을 예측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반대의 경우까지 예측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은 이런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말하지만, 일정한 범위 안에서는 과학적인 예측이 가능하다. 비유하자면 내일의 일기 변동은 예측해내지 못할지라도, 언제쯤 계절이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지 혹은 가을에서 겨울로 바뀌는지 등은 예측해낼 수 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 간단하다. 어떤 경제 현상이 발생했다면 그것을 발생시킨 원인은 무엇이고 그 원인이 어떤 전개 과정을 거쳐 현재의 상황으로 발전했는지 끈질기게 추적하면 그것이 가능하다. 특히 그동안 좀처럼 보지 못했던 이상한 현상이 발생했을 때는 이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 중대한 원인이 발생하지 않으면 중대한 사태는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것이 세상사이다. 그럼 중대한 원인이 발생했다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경제지표만 열심히 관찰하고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럼,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의 동향을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성장률은 그동안 왜 그처럼 낮았을까? 최근 7년 동안의 성장률이 3% 초반에 불과한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도대체 무엇일까? 우리 경제가 과거에는 이런 낮은 실적을 보인 적이 한 번도 없었으므로, 무엇인가 특별한 일이 발생했을 것이 틀림없다. 심지어 단군 이래 최대 난리라던 ‘환란’을 겪은 김대중 정권도 5%가 넘는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하지 않았는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성장률을 제외할 경우에는 연평균 7%를 훌쩍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최근 3% 성장률에 불과하다면 경제지표 중에서 과거에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특이한 변동을 보인 것이 나타났을 것이며, 이것을 그 원인이라고 지목하면 틀림없을 것이다. 그게 과연 무엇일까?

여러 경제지표 중에서 경제이론 상으로나 상식적으로나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환율 변동이다. 국제수지 특히, 경상수지가 대규모 흑자라면 환율은 낮아지는 것이 정상이다. 경상수지가 흑자라는 것은 외환의 공급이 수요에 비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외환 공급이 수요에 비해 많다면 그 가격인 환율은 떨어지는 것이 정상이다. 이것은 경제학이 가르치는 바이고, 만고의 진리이기도 하다. 물론 해외시장의 영향이나 심리적 위기의식 등이 환율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들의 영향력은 단기적으로만 유효하다. 비유하자면, 하루하루의 기온은 기류 변동 등의 영향으로 올라갈 수도 있고 내려갈 수도 있지만, 기류 변동은 계절의 변동을 결코 이겨낼 수 없다. 가을로 접어들어 겨울이 다가오면 기온은 내려가고 봄으로 접어들어 여름이 다가오면 기온은 올라가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가격 변동을 장기적으로 그리고 근본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수요와 공급의 상호작용인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대규모 흑자를 지속적으로 기록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사상 최고 기록을 매년 갱신하고 있다. 2012년에 5백억 달러를 넘어섰고, 2013년에는 거의 8백억 달러에 육박했다. 2014년에는 11월까지 820억 달러에 육박했으므로 9백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경상수지가 대규모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면, 국내 외환시장에 그만큼의 외환이 추가적으로 공급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환율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환율은 장기적으로는 다소 하락세를 보였지만 머지않아 급등하는 등 좀처럼 안정되지 못했다. 간단히 말해, 정책당국이 공격적인 환율 방어 정책을 펼쳐서 환율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면 시장이 환율을 다시 끌어내리는 일이 반복되곤 했다.

환율이 이처럼 급격한 변동을 거듭하면 경제주체인 기업은 경제활동을 마음 놓고 펼칠 수 없다. 환율이 높을 때 비싼 값에 원자재와 시설재를 사왔는데 환율이 떨어져 원자재와 시설재 가격이 떨어지면 큰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환율이 상승하면 원자재와 시설재 등의 수입가격이 상승함으로써 물가불안을 일으켜 국내경기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던 것이 그동안의 경험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환율이 상승하면 가격경쟁력이 높아짐으로써 수출이 증가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출이 중장기적으로 오히려 감소했던 것이 역사적 경험이다.

한마디로 2015년의 성장률 전망은 어둡다. 정책당국이 2014년 하반기부터 강력한 환율 방어 정책을 별침으로써 환율이 줄기차게 강세를 보였고, 2015년 연초에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아니, 2015년 연초에는 더욱 강력한 환율 방어 정책이 펼쳐짐으로써 환율이 지난해 하반기보다 더욱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니 올해의 성장률이 어찌 높아질 수 있겠는가?

혹시 정부가 펼치고 있는 창조경제를 내세운 정책들,즉 재정지출의 지속적인 확대와 이자율을 낮추고 통화 공급을 늘리는 통화금융정책 등이 성장률을 높일 수는 없을까? 그동안 이런 정책들이 줄기차게 펼쳐졌지만 성장률이 높아지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경제를 살려낼 수는 없을 것이다. 혹시 미국의 성장률이 높아지는 등 해외 경제여건이 호전되면 우리 성장률도 높아지지는 않을까? 이것 역시 기대난망이다. 해외 경제 여건이 나빠도 성장률이 높았던 적이 있었던 반면에, 해외 경제 여건이 좋아도 성장률이 낮았던 적이 많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올해 성장률은 3%대를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고, 어쩌면 2%대로 추락할 가능성마저 있다.

4. 수출입과 국제수지 및 환율 전망

새해 벽두부터 우리 환율은 고공행진을 지속하여 1,100 원을 훌쩍 넘어섰다. 환율이 이처럼 높은 수준을 보이면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올해 수출은 크게 증가할까? 아니다. 최근에 늘 그랬던 것처럼 수출 증가율은 한자리 수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수출 증가율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동안 2%대에 불과했다. 혹시 국내 경제연구소들이 흔히 분석하는 것처럼 환율이 그동안 약세를 보여 수출경쟁력이 낮아짐으로써 수출 증가율이 낮아진 것은 아닐까? 아니다. 환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졌을 때에 오히려 수출증가율이 높았던 과거 경험은 이런 분석을 거부한다. 실제로 2001년 말에 1,313 원이었던 환율이 줄기차게 떨어져 2006년 말에는 930원을 기록했고, 2007년 10월에는 한 때 800원대까지 떨어졌을 때에 우리나라 수출은 2.6배나 증가한 바 있다. 연평균으로 따져도 그 증가율은 18%에 육박했다.

왜 이런 이상한(?) 일이 벌어질까? 환율이 이처럼 점진적으로 떨어지면 100 달러짜리를 수출하던 기업은 150 달러짜리나 200 달러짜리 수출품을 새롭게 개발하거나 생산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서 생산성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수출기업들의 이런 피나는 노력이 수출을 크게 증가시키는 것이다. 반면에, 고환율을 유지시켜주면 기업들인 이런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다. 신제품 개발이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새로운 생산시설의 도입은 막대한 비용과 위험이 따르는데, 고환율로 수출기업의 이익을 충분히 보장해주면 그런 위험을 부담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수출이 최근에 부진해진 결정적인 이유는 다른 데 있다. 결론부터 밝히자면, 국내경기가 장기간 부진함에 따라 설비투자가 좀처럼 증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내경기가 부진하여 기업의 경영수지가 악화됐고, 기업의 경영수지가 악화되자 기업의 투자여력은 점점 더 낮아졌던 것이다. 더욱이 경기부진이 지금처럼 장기화하면 기업으로서는 설비투자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 막대한 비용부담을 안고 설비투자를 했는데, 지금처럼 경기가 부진을 거듭하면 수요가 일어나지 못하고 이에 따라 공급과잉이 일어나 가격 하락 압력을 받음으로써 기업은 큰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한마디로 국내 경기가 부진하면 기업은 설비투자를 할 수 없는 것이다.

수출이 올해에도 부진하다면 국제수지는 어떻게 될까? 수출 증가율이 2%대로 낮아진 최근 몇 년 동안에 경상수지 흑자는 사상 최대 기록을 매년 갱신했던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올해도 경상수지 흑자는 크게 증가할 것이다. 국내 경기가 극도로 부진하여 수입 증가율이 낮을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경상수지 흑자가 드디어 1천억 달러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우리나라 수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석유의 수입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서 경상수지 흑자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석유 수입은 지난해에 거의 1천억 달러에 육박했었는데, 이것이 크게 줄어들 것이 틀림없다. 올해의 국제 석유가격은 50 달러 대에서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보이므로, 그리고 석탄 등의 다른 에너지 자원은 물론이고 공업용 원료나 곡물 등 다른 주요 자원 등의 가격도 석유가격의 영향을 받아 안정될 것이므로,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1,200억 달러도 넘어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것은 세계 3위의 대단한 실적이 될 것이다.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환율은 외환시장에서 하락 압력을 크게 받을 것이다. 그러면 외환정책 당국은 더욱 강력한 환율방어 정책을 펼칠 것이다. 정책당국이 외환을 사들여 외환보유고를 쌓는 일은 국가부채가 지나치게 커져서 국민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으므로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올해도 그랬던 것처럼 정책당국은 해외투자를 유도함으로써 경상수지 흑자로 국내에 유입되는 외환을 해외로 유출시키는 정책을 펼칠 것이다. 그럼 어떤 일이 벌어질까? 수출로 애써 벌어들인 국내 소득을 해외로 유출시키는 정책을 펼치면 국내경기는 더욱 부진해질 것이 빤하다. 그러면 기업들은 수출에 더욱 목을 맬 것이고, 이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는 더욱 커질 것이다. 결국 경상수지 흑자가 국내 경기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벌어질 것이다.

5. 빈부격차와 복지에 대한 전망도 어둡다

빈부격차 혹은 양극화가 국가적 화두로 등장한 지는 벌써 10년이 넘지만, 이에 따라 복지 확대가 경제정책의 대세를 점령하였지만, 빈부격차와 양극화는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나눔의 미덕’이 국민적 화두로 등장했을 정도로 사회 분위기는 분배 확대를 정책 기조로 삼도록 했지만, 분배 문제는 더욱 악화되고 있을 뿐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간단하다. 경제난이 장기화하거나 파국적인 경제위기가 닥칠 때는 해고를 당해도 못사는 사람부터 당하고, 사업이 망해도 영세업체부터 망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복지비 지출을 확대하더라도 해고 당하거나 사업이 망한 국민의 경제생활을 윤택하게 할 수는 없다. 그러니 지금처럼 경제난이 장기간 지속되면 분배는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그럼 빈부격차 혹은 양극화는 언제 완화될까? 성장률이 안정적으로 높은 수준을 장기간 유지하여 경기 호조가 지속될 때이다. 경기 호조가 지속되면 추가적인 고용이 필요하고 추가적인 고용을 위해서는 임금을 올려주지 않을 수 없다. 이래서 경기 호조가 지속될 때에 분배는 개선되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에는 우리나라 분배 정책이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취약하기 짝이 없었으나, 1970년대 이래 빈부격차는 꾸준히 완화되어 왔고, 지금도 여전히 세계에서 빈부격차가 크지 않은 나라에 속한다. 이런 사실은 경제를 살려내 성장률을 안정적으로 높이는 일이 빈부격차나 양극화를 완화시키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사실을 단적으로 증명한다. 간단히 말해, 빈부격차나 복지에 대한 올해의 전망은 대단히 어둡다고 전망하지 않을 수 없다. 3%대 혹은 그 이하의 저성장이 올해도 지속될 것이 빤하기 때문이다.

6. 해외 경제 전망

세계 각국의 경제동향을 먼저 일별하면, 미국 경제는 다른 선진국들보다 성장률이 높을 것이고, 중국 역시 7% 내외의 고도성장을 지속할 것이며, 일본은 지난 4반세기 동안 그랬던 것처럼 평균적으로 1% 대의 저성장에 시달릴 것이다. 유럽은 나라마다 약간씩 다른 경제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독일은 일본처럼 저성장 궤도에 다시 진입할 것이고,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의 다른 EU 국가들은 대체적으로 독일보다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며, 영국은 EU 국가들의 경제성적보다는 더 나은 실적을 기록할 것이다. 왜 나라에 따라 실적 차이가 발생할까? 각국의 경제정책이 얼마나 효과적이거나 부정적인지가 가장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미국은 경제정책이 대단히 실용적인 국가로서 관념이나 이론에 집착하지 않는 성향이 강하다. 예를 들어, 재정 지출 확대가 경기를 상승시킨다는 케인즈의 경제학은 이론적으로 여전히 유효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부작용과 후유증이 훨씬 컸다는 역사적 사실을 미국 정책당국은 유념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 확산되며 축소재생산의 악순환을 거듭할 때 미국은 단독으로 재정 지출을 확대시켜 그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돌려놓을 수도 있었으나, G20 정상회의와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장 회의를 소집하여 공동으로 재정 지출 확대를 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것은 재정 지출 확대가 수요 측면에서는 단기적으로 경기를 상승시키지만, 공급 측면에서는 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역사적 경험을 정책에 반영한 결과였다. 현실적으로 재정 지출은 생산성이 낮아서 민간부문이 외면하는 분야에 주로 투입되므로 국민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낮추는 결과를 빚는다. 그래서 미국은 경제성장이 선순환을 일으켰다고 판단될 때마다 즉각 출구전략을 펼치고 있다. 또한 미국은 경기 변동의 폭을 어떻게든 줄이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생산성 향상이 자동적으로 이뤄지도록 경제정책을 펼치고 있다. 다만, 지난해 3/4분기의 성장률이 5%를 넘어서는 등 경기 상승 속도가 과속을 보였으므로 단기적으로는 경기가 하강으로 돌아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국 역시 경제정책이 대단히 실용적이다. 개혁개방을 단행한 이후 어떤 경제정책이 효과적인가 혹은 부정적인가를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하는 전통을 수립해 지금껏 이어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를 하나 들자면, 우리나라가 해방 후 여덟 차례나 외환위기를 겪은 것에 비해, 중국은 1993년에 외환위기를 겪은 것을 반성하고 또 반성하여 다시는 외환위기에 노출되지 않았다. 그밖의 경제 위기들에 대해서도 세계 각국의 역사적 사례들을 열심히 탐구하여 교훈으로 삼아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대단히 현명한 경제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래서 중국은 벌써 4반세기 이상 고도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가 경제정책을 거듭 실패함으로써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현실과 크게 비교된다.

일본과 독일에서는 ‘국제수지 흑자는 바람직하다’는 관념적인 판단이 경제정책을 지배하고 있다. 이처럼 현실이 아니라 관념에 의존하면 그 결과는 좋을 리 없다. 국제수지 흑자는 자국 통화의 가치 상승을 부르기 마련인데, 이것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환율방어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다. 경상수지 흑자로 벌어들인 외환을 해외로 유출시킴으로써 환율 안정을 기하는 경제정책을 펼치는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당연히 수출로 애써 벌어들인 국내 소득을 해외로 이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국내소득이 해외로 이전되면 국내경기는 부진해지기 마련이다.

독일을 제외한 유럽의 대부분 국가들은 국제수지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것은 해외자본을 끌어들여 국제수지 적자를 보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해외자본 특히 독일의 자본을 국내로 끌어들이는 것은 해외소득을 국내로 이전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국내수요가 커짐으로써 성장률은 높아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해외자본을 끌어들여 외채를 증가시키는 것은 언젠가 한계에 봉착한다. 그러면 그리스와 스페인 등이 겪었던 참혹한 경제파국을 겪을 수도 있다.

7. 국내 정책 기조의 변경 가능성과 종합적인 경제 전망

우리 경제가 저성장의 궤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과거와 다른 특별한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그것은 크게 두 가지로서 그 하나는 국제수지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정책 기조가 복지 위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 중에서 국제수지 흑자가 경기를 부진하게 하는 과정은 위에서 이미 살펴봤다. 이제는 복지 위주의 경제정책을 살펴보기로 하자.

분배 없는 성장은 지속 가능성이 없다. 고소득층은 소비 성향이 낮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득 최상위계층 1/5의 소비성향은 70%를 겨우 넘는다. 만약 소득재분배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성장의 과실은 대부분 고소득층이 차지하고, 소비성향이 낮은 고소득층에 소득이 집중되면 유효수요는 부족해진다. 유효수요가 부족해지면 상품이 있어도 팔리지 않고, 생산설비가 있어도 생산이 이뤄지지 못하며, 일자리도 줄어든다. 결국 경제는 경기후퇴의 악순환에 직면하고, 자칫 경제공황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반면에, 소득재분배가 적절히 이뤄지면 성장의 과실이 저소득층에게도 돌아가고, 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의 소득이 커지면 유효수요는 그만큼 풍부해진다. 실제로 소득 최하위계층 1/5은 소비성향이 98%에 이른다. 따라서 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에게 분배가 더 많이 이뤄지면 유효수요가 그만큼 충분해진다. 그러면 생산품은 거의 모두 팔리고, 기업 이익은 증가하며, 투자와 고용도 증가한다. 이 경우에는 물가불안이 나타나거나 국제수지 악화가 나타나지 않는 한 아무리 높은 성장률을 기록해도 지속가능해진다.

세계사적으로 분배가 점차 개선된 나라들은 지속적인 성장 가도를 달렸다. 1980년 이전까지의 스웨덴과 핀란드, 1990년 이전까지의 일본과 독일 등이 대표적이다. 이 나라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복지국가를 건설하고도 지속적인 경제번영을 누렸다. 특히 한때 '경제 동물'이라고 불렸던 일본은 이미 1949년부터 ‘보편적 복지’를 추구했으며, 1971년에는 제도적으로 정착시켜 1970년대 중반에는 복지비 지출이 GDP의 10%를 넘어섰다. 그만큼 복지비 지출이 꾸준히 증가했던 것이다.

반면에, 성장의 뒷받침을 받지 못한 가운데 분배에 치중한 나라들은 심각한 경제난을 겪었다. 1990년을 전후한 스웨덴과 핀란드 그리고 호주와 뉴질랜드 등은 금융위기에 따른 경제난이 가중되자 강력한 구조조정과 노동 유연화 등 신자유주의 정책을 펼쳐야 했으며, 복지비 지출도 크게 축소해야 했다. 일본 역시 1990년대 이후에 경제난이 지속되자 복지비 지출이 국가경제에 부담을 주었고, 이것이 초장기 경기부진을 초래하는 데 일조했다. 이런 사실은 분배가 성장의 뒷받침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분배는 성장의 목적이고, 성장은 분배의 수단인 셈이다. 분배를 위해서는 성장이라는 수단을 먼저 강구해야 하고, 그래야 성장의 목적인 분배가 이뤄지며, 분배가 이뤄져야 성장도 지속가능해지고 경제번영도 지속된다.

만일 목적과 수단을 바꾸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즉, 분배를 성장을 일으키는 수단으로 삼으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불행한 사태가 벌어진다. 비유하자면, 돈을 버는 것은 수단이고 돈을 쓰는 것은 목적인데, 돈 쓰는 것을 수단으로 삼으면 파산하지 않을 수 없다. 마찬가지로 국가경제도 성장을 하기 전에 분배에 치중하면 경제파국을 면하기 어렵다. 지금 우리나라가 이런 과정에 들어가고 있다. 따라서 조만간 파국적인 경제위기가 닥칠 수도 있을 것이다. 국가부채가 지나치게 빠르게 커지고 있는 현실이 그 가능성을 더 높인다. 참으로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참고로 가계부채로 망한 나라는 없지만, 국가부채는 거의 예외 없이 나락으로 빠뜨렸던 것이 세계사적 경험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사실은, 경제정책에 대한 객관적인 점검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미 실패한 정책들이 버젓이 반복되고 있다. 우리 경제가 세계 평균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함으로써 저성장의 경제난이 벌써 12년째 지속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경제성장률이 세계 평균보다 낮다면 그리고 저성장의 경제난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면, 어떤 경제정책이 이런 결과를 빚었는지를 냉철하게 분석하고 반성해야 하지만 이런 일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자소개 최용식 정치경제평론가(21세기경제학연구소장)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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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5/01/07 11:59:21 수정시간 : 2020/02/07 18:3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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