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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박근혜정부 지지율 하락에도 체감 위기는 아닌 까닭은?
  • 기자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사무국장(정치학박사) 승인시간승인 2014.12.29 13:53
[전문가 칼럼-대통령 지지율과 새해 정국 전망]
'원칙·소신' 이미지, 여권 파워게임 관리가 급격한 지지율 하락 막아
3년 차부터 경제 책임 현정부에 물어...박 대통령 기존 이미지 흔들
새해 국정 전망 밝지 않아… 대대적 국정 쇄신과 경제 살리기 필요
  •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사무국장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사무국장 칼럼] 박근혜정부 2년 차가 저물어가고 있다. 한 해를 되돌아보고 새해 국정을 차분하게 숙고해야 할 때이지만 정국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국 수습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듯했지만, 청와대 문서 파동과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으로 정치적 혼란과 그 여진이 남아 있다. 이러한 혼란을 반영하듯 올 초 55~ 60%대에서 출발했던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은 12월 현재 37~43% 수준으로 2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국정운영 지지율 관리 차원에서 볼 때 심각한 위기 징후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상의 큰 하락 폭에 비해 체감되는 위기감은 크지 않았다.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국정 지지율이 급격하게 하락하기보다는 가랑비에 옷 젖듯이 완만하게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 점은 현정부가 역대 어느 정부에 비하더라도 효과적으로 국정 지지율을 관리하는 데 성공적이었음을 말해준다. 그 비결을 무엇일까?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떨어졌지만 아직은 체감되지 않은 위기

국정운영 전략 차원에서 보면 첫째, 세월호 참사 직후 큰 폭의 지지율 하락이 있었지만 여권은 새누리당의 혁신 프로그램과 내부 혼란으로 무기력한 야당의 대응이 맞물려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둘째, 정부·여당의 국정관리 기법도 효과적이었다. 야당에 대한 공세는 해당 부처나 여당에서 주도하고 대통령 자신은 정쟁의 중심에서 벗어나 순방 외교와 민생 행보로 일관한 '책임 분산 전략'이 지지율 하락을 막을 수 있었다. 셋째, 야당과 반대세력을 압박하고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이념 공세’의 정치적 부담을 전직 대통령 재산 환수, 공무원 연금개혁 등과 같이 ‘합의 가능한 이슈’에서 성과를 내는 병행 전략을 구사해왔다. 중간층의 이탈을 막고 반대파의 저항을 완충하는 효과를 낳았다.

구조적 요인도 작용했다. 우선 박 대통령과 여당의 강한 지지 기반이다. 박 대통령은 '3김씨' 이후 유일하게 자신의 확고한 정치 기반을 가진 정치인이다. 영남·보수 진영의 강력한 지지로 위기 국면에서도 지지율 붕괴를 막을 수 있었다. 역대 최약체로 꼽히는 야권과 대결하고 있는 것도 위기감을 완화시킬 수 있었던 요인이었다. 계파 분열로 지속적으로 내홍을 겪은 야권이 정부와 여당을 견제하지 못한 것도 고비마다 정부·여당이 한숨을 돌릴 수 있는 여유를 갖게 했다.

지지율 관리의 최대 자산은 박 대통령 개인 리더십과 국정 사이클 효과

대통령 지지율 관리의 최대 자산은 뭐니뭐니해도 대통령 개인이 가지고 있던 정치적 신뢰 기반과 집권 초라는 국정 사이클의 타이밍 효과였다고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집권 초기 국정 지지 기반 이탈을 가져오는 집권층 내부 파워게임을 효과적으로 관리했다는 점도 꼽을 수 있다.

박 대통령은 2007년 선거와 2012년 대선 과정을 거치면서 '원칙과 소신'을 중시하는 정치인이라는 확고한 신뢰를 형성했다. 정국을 전환시키는 힘을 대통령 스스로 발휘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로 한국리서치가 2014년 1월에 조사한 대통령 리더십 요인별 평가를 보면 박 대통령의 '원칙과 소신'에 대해 64%가 공감한다고 답해 '위기 대처' (59.7%), '민생 안정'(56.7%), '국민통합'(52.4%) 등에 비해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정 소통'(43.6%)과 '공정 인사'(36.6%)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가 매우 낮았다. '원칙과 소신'을 지키는 정치인이라는 국민들의 신뢰가 대통령 리더십의 핵심 자산이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임기 초라는 시점 요인도 혼란스러운 정국에서도 위기 체감도를 완화시킬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였다. 많은 전문가들이 임기 초 높은 지지율을 야당과 언론과의 밀월 효과로 설명하곤 한다. 필자는 밀월효과보다 집권 5년의 국정 사이클로 볼 때 당장 경제가 어려워도 그 책임을 새 정부에게 묻기 어려운 타이밍이라는 점이 더 중요했다고 본다. 정권심판론의 전조는 경제위기론의 등장이다. 체감경제가 급격히 나빠지고 그 책임을 현정부에 돌리기 시작하면서 정권심판론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탄핵 돌풍을 이끈 노무현 대통령이나 공정사회론으로 50% 지지를 받던 이명박 대통령이 한번에 정권심판론의 대상으로 전락한 것은 체감경제가 악화되고 그 책임을 현직 대통령에 묻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더구나 집권 2년 차 체감경제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면 상대적으로 나쁜 상태는 아니었다.

이러한 임기 초 특성을 고려하면 역대 정부에서 집권 초기 지지율 붕괴는 경제나 정책 요인보다는 정치적 요인 때문에 발생한다. 특히 신구 권력 이동 과정에서의 파워게임으로 집권 초부터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과 분노를 자아냈던 것이 사실이다. 제사보다 젯밥 챙기는 모습은 반대 성향 유권자뿐 아니라 중간층과 지지층 일부의 이탈을 가져오게 된다. 박근혜정부는 취임 이후 집권 2년 차까지 정부·여당 내 파워게임을 효과적으로 관리해왔다. 2003년 열린우리당의 분당과 2008년 친박연대의 탈당이 참여정부와 MB정부 1년 차 지지율 하락의 주된 이유였다는 점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집권세력으로서의 안정감을 주는 데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볼 수 있다.

어두운 2015년 국정 전망… 대대적 국정쇄신과 경제 살리기 필요

문제는 대통령 지지율을 떠받쳤던 힘들이 2014년 마무리 시점을 앞두고 급격하게 와해되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청와대 문서 유출 사건의 전개 과정에서 안정적인 국정 지지율 관리를 가능하게 했던 한 축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집권 세력 내부 균열의 가능성이 국민들에게 여과 없이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사건 초기만 해도 문서 유출 경위와 비선 라인에 대한 호사가들의 관심사 정도로 이해되었고 대통령 지지율에 심각한 타격을 줄 사안은 아니었다. 그러나 정윤회-박지만의 권력갈등설로 비화되고 직접 검찰 수사까지 진행되면서 국민들의 눈에 역대 정부들과 마찬가지로 여권 내부의 권력싸움으로 비치기 시작했다. 대통령의 동생까지 연루되면서 통합진보당 위헌 결정이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파문이 없었다면 더 큰 여론이 역풍이 있었을 것이다.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듯하지만 한번 깨진 신뢰는 다시 되살리기 쉽지 않다.

실제로 박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정치적 신뢰 기반이 크게 약화되고 있음이 확인된다. 소통과 인사 정책의 문제가 대통령 지지율 하락 요인이라고 진단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이는 박 대통령 리더십의 약점이지 리더십의 원천이 아니다. 정작 주목해야 하는 것은 대통령 리더십과 신뢰 기반을 이끌던 강점 요인들에 대한 평판이 악화된다는 대목이다. 한국리서치가 12월에 실시한 같은 조사 결과를 보면 대통령 리더십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원칙과 소신'과 '위기 대처 능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크게 줄었다. 12월 조사에서 박 대통령이 원칙과 소신을 지킨다는 주장에 대한 공감 비율이 52.7%로 1월 조사에 비해 11.4%포인트나 하락했다. 공감 비율이 68.6%로 올해 조사 중 가장 높았던 2월과 비교하면 무려 15.9% 하락한 셈이다. 위기 상황에서 힘을 보여준 대통령의 위기 대처 능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1월 조사에서 59.7%였지만 12월에는 42.5%까지 떨어졌다.

2015년 정국 전망의 마지막 퍼즐은 다시 '경제'다. 국정 사이클 상 반환점에 접어든 3년 차부터는 경제가 나빠질 경우 경제 악화의 책임을 현정부에게 묻기 시작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제부터는 이전 정부 탓도, 외부 환경 탓으로 돌리기도 어렵다. 국가가 발표하는 거시 경제지표상의 실적이 아닌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제의 변화가 중요하다. 한국리서치 조사에서 아직 민생경제를 위한 노력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가 유지되고, 다른 지표상으로도 체감경제가 악화되었다는 뚜렷한 징후가 발견되지 않아 현시점에서 체감경제의 위기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정부의 경제활성화 정책 추진 올인에도 불구하고 선뜻 나아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찾아보기 힘들다. 집권 3년 차에 박근혜정부는 그 동안 직접 맞서지 않았던 새로운 국정 부담 요인을 하나 더 떠안게 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2015년 국정 전망이 어두울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최근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 사건으로 당혹스럽던 청와대 문서 유출 사건이 희석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치적 부담이 컸던 통합진보당 해산 건에서도 헌법재판관의 8:1이라는 압도적인 찬성이 있었고 국민들의 60%가 해산 결정을 지지하고 나섰다. 노파심이지만, 정부와 여당이 이 수치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통진당 해산 결정에 대한 찬성이 60%를 넘었다고 하지만 1년 동안 20%의 지지자가 이탈했다는 사실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해산 자체에 대한 여론일 뿐 통진당 해산은 국정 지지 여부를 평가하는 주요 이슈가 아니다. 대통령 지지율을 이끌던 힘들이 약화되고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점에서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 집권 3년 차를 앞두고 전면적인 점검과 대대적인 국정쇄신 노력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사무국장 프로필
고려대 서어서문학과, 고려대 대학원 정치외교학과, 정치학박사(고려대)- 동아시아연구원(EAI) 여론분석센터 부소장- 동아시아연구원 사무국장(현), 주한미군사령관 민간자문위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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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4/12/29 13:53:39 수정시간 : 2020/02/07 16: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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