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을 보는 추석 민심] "민심은 민생, 세월호 함께 다루는 통 큰 정당 바란다"

정당 이름 그만 바꾸고 다른 것 모두 바꾼다는 각오 가져야

정부여당도 좀 더 과감하고 책임 있게 세월호 문제 풀어야

정장선 전 국회의원
지역의 새정치민주연합 당원들도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는 세월호특별법 관련 1인 시위와 집회 나아가 동조 단식까지 할 태세이고 다른 한쪽에선 너무 세월호에만 집중하는 당이 걱정된다고들 한다. 당원이 아닌, 중도 성향이고 야당에 우호적인 시민들은 대개가 "진실을 밝히는 일은 해야 하지만 세월호에만 집중하는 야당이 우려스럽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여론조사 결과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듣는 얘기 중에는 야당을 걱정하는 소리가 많다. 이러한 배경에는 첫째, 지금 경제가 너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최경환 경제팀이 내놓는 경제 대책은 일부 대형 건설업자와 서울에 국한된 것이라는 의견이 많고 나머지 분야와 지방경제의 어려움은 생각보다 더욱 심각하다. 이런 판국에 야당이 마치 모든 법안 처리를 막고 심지어는 세월호 때문에 민생조차 외면하는 듯한 인식을 주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것이다.

둘째, 세월호가 정쟁 대상이 되어가는 것이다. 세월호가 갖는 의미는 억울하게 목슴을 잃은 희쟁자를 위로하고 이 사건의 진실을 밝혀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를 개혁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당시 비극의 참상과 향후 과제는 많은 국민의 의식 속에서 사라지고 정쟁 대상으로 바뀌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우리의 낮은 정치 수준이 이렇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정부·여당은 좀 더 책임 있는 자세로 세월호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 결국 나라가 불신으로 얼룩지고 세월호 문제 하나에 합의하지 못하는 정치로 추락할 경우 궁극적으로는 국가와 국민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국가를 책임진 정부·여당이 보다 과감한 태도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야당은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가뜩이나 최근 추락하는 지지율은 브레이크가 없다. 이렇게 계속 갈 경우 일부 의원들과 지지 당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언젠가 다시 지지율이 회복된다”는 기대는 환상에 그칠 수밖에 없다. 생각보다 야당에 대한 불신이 더욱 크고 두터워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회복 불능의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세월호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꼭 국회를 포기하고 투쟁해야 하는지 의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많다. 가장 효율적으로 정부·여당을 추궁할 수 있는 국회에서 민생 문제와 함께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이 불가능한 것인지 의아해 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는 모든 문제를 국회에서 푼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 장외 투쟁이나 단식 같은 과거 방식은 이제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더 크다.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다. 국민들은 야당에게 보다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개혁 방안을 내놓을지 모르지만 당의 공직선거 후보 선출 방식의 변화나 일부 특권 내려놓기 정도로는 어림없다.

어느 신문 광고가 눈에 띈다. “삼성그룹은 미래를 위해 삼성전자를 팔 수 있을까?” 정말 황당하지만 그만큼 큰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면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일 게다. 야당에게는 이 정도의 분명한 변신이 필요하다. 지금 경제가 어렵고 국제 정세가 불투명하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국민들이 불안해 할 때 정말 과감한 변신을 해야 한다. 더욱이 과거에 해 오던, 그리고 다수 국민이 공감하지 못하는 방식을 고집할 때 야당의 미래는 더더욱 없다.

박근혜정부가 무엇을 잘했고, 그리고 국민에게 어떤 감동을 주었는가 질문하면 답변할 내용이 별로 없다. 아마도 새누리당 사람들조차도 군색해질 것이다, 불통에 각종 인사 사고, 그리고 세월호 사건과 각종 군 부대 사고 등 끊임없는 사건·사고의 연속이었음에도 지금과 같은 선거 결과와 당 지지도를 만들어내고 있다면 무언가 새정치민주연합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불안해 하는 국민에게 믿음을 주고 국민의 고통을 헤아리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민생에 최우선을 두는 정당으로 변해야 한다. 따질건 따지고 협력할 건 협력하는 '통 큰 정당'으로 변해야 한다. 장외 투쟁과 단식 등 과거의 투쟁 방식을 과감히 떨쳐내야 한다. 낡은 투쟁 방식을 고집하면 편협한 '올드 정당'으로 남게 된다. 요즘에는 노년 세대의 영향력도 중요하지만 젊은이들도 변하고 있다. 자신들의 삶과 경제가 무엇보다 급하고 소중하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내용을 바꾸는 일과 그리고 사람을 바꾸는 일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시대에 맞지 않는 사람들은 과감히 물러나고 새로운 피를 수혈해야 한다. 우리 사회 각계의 유능한 인재들을 중용해 새로운 정당으로 과감히 변신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새정치연합은 왜 실패했을까. 정당 이름만 바꾸고 내용과 사람을 바꾸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으로부터 인정 받지 못한 것이다. 이제는 정당 이름은 그만 바꾸고 그 외에는 다 바꾼다는 각오로 변신해야 한다.

■ 정장선 전 의원 프로필

경기 평택 출생(56세)- 중동고, 성균관대 졸, 연세대 행정학 석사- 16, 17, 18대 국회의원- 열린우리당 정책위부의장- 국회 지식경제위원장- 민주당 사무총장-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7.30 재보선 출마 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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