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 판매량 감소…TSMC·삼성 반도체에 악영향
애플, 아이폰14 시리즈용 프로세서 주문량 줄여
AMD·엔비디아도 완성품 수요 감소에 대응 나서

사진=LG전자 제공
사진=LG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스마트폰·TV 등 전자제품 수요 감소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주문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2년여간 이어져온 반도체 공급난도 서서히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애플, AMD,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은 최근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에 반도체 주문량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IT전문매체 디지타임스는 애플이 아이폰14 시리즈용 프로세서 생산 목표를 기존 9000만대에서 8000만대로 조정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TSMC의 최대 고객사로, TSMC는 아이폰용 프로세서를 전량 생산하고 있다.

AMD는 올해 4분기 TSMC가 생산할 예정이던 6~7나노 공정 기반의 반도체 주문을 2만대 정도 줄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과 PC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영향으로 추정된다.

엔비디아 또한 올해 1분기에 들어갔어야할 주문 일부를 뒤로 미룬 상태다. 암호화폐 시장 침체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도 타격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매출은 53억2800만달러로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3.9% 감소했다. 이 기간 파운드리 매출이 줄어든 곳은 상위 10개 기업 중 삼성전자가 유일했다.

IT팁스터 존 프로서가 공개한 '아이폰14 프로' 렌더링 이미지. 사진=캡처
IT팁스터 존 프로서가 공개한 '아이폰14 프로' 렌더링 이미지. 사진=캡처

반면 TSMC의 1분기 매출은 175억2900만달러로 지난해 4분기 대비 11.3% 증가했다. TSMC는 2분기 매출이 1분기보다 늘어날 것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TSMC는 올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25~2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를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2020년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반도체 공급난도 점차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둔화와 인플레이션 등을 원인으로 휴대폰, 가전, PC 등 전자제품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5월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96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 줄어들었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1억대 밑으로 내려온 것은 최근 10년간 두번째다.

PC 시장도 상황이 좋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PC 출하량이 전년보다 9.5% 줄어든 3억1000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IDC는 올해 PC 출하량을 3억2120만대로 제시했지만 최근 이를 하향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제품 수요가 크게 줄어들면서 2년여간 지속된 반도체 공급난도 서서히 완화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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