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60대 고령층 가계대출 10% 급증

“은행권 대출 규제로 고령층이 보험사로 이동하고 있다”

7월부터는 대출 1억원을 넘으면 ‘DSR 40%’를 적용받고 생애 최초 LTV는 80%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가계 대출에 큰 변화를 준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만 60세 이상 고령층이 보험사에서 받은 가계대출이 1년 사이 10% 급증했다.

4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업권별 대출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만 60세 이상 연령층의 보험사 가계대출 잔액은 11조1625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0%, 1조145억원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보험사 가계대출 증가율 5.5%의 두배에 가까운 수치다.

대출 종류별로 보면, 60세 이상의 보험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8조7265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8% 늘었다. 60세 이상의 보험사 신용대출 잔액은 17% 증가한 1조3256억원이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보험사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 5.8%과 신용대출 증가율 2.2%를 모두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처럼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보험사 가계대출 증가율이 특히 두드러지는 이유는 이른바 ‘생계형 대출’이라고 불리는 보험약관대출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약관대출은 보험계약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지급되는 대출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되지 않고, 별도 심사 없이 대출받을 수 있다.

올해 3월말 기준으로도 보험사 가계대출은 증가세를 이어갔으며, 60세 이상에서의 증가율이 전 연령대 평균을 상회하는 특징이 유지됐다.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보험사 가계대출 잔액은 작년 말보다 1.1% 늘어난 66조2580억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60세 이상의 대출 잔액은 2.9% 증가한 11조4899억원이었다.

진 의원은 “은행권 대출 규제로 60대 이상 고령층이 DSR 규제가 비교적 느슨한 보험사로 이동하고 있다”며 “사각지대에 놓인 고령층을 위한 세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