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위성 급등...KAI 등 관련주 대부분 상승 마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2차 발사 예정일을 하루 앞둔 20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누리호가 기립 및 고정작업이 완료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2차 발사 예정일을 하루 앞둔 20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누리호가 기립 및 고정작업이 완료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무기한 연기 일정을 딛고 재발사 준비에 들어갔지만 관련주들이 크게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에 따르면 누리호는 이날 오전 제2 발사대로 이송 후 11시께 기립을 마쳤다. 누리호의 유력 발사 시점은 21일 오후 4시다.

누리호는 지난 15일 2차 발사를 앞두고 1단 산화제탱크의 레벨센서 신호 이상 문제가 발생해 조립동으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누리호 2차 발사 기대감으로 오름세를 달리던 우주항공 관련주도 실망감이 반영되며 내림세를 보였다.

누리호 관련주들은 이날 오전 재발사 소식에 대부분 크게 오르는 듯 보였지만, 오후에 들어서며 다시 하락하며 조정을 거쳤다. 전반적인 하락장 영향과 업계에서 누리호 재발사 일정이 기상 변수로 다시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가장 큰 급등세를 보인 관련주는 AP위성이다. AP위성은 누리호 발사 연기로 지난 16일과 17일 전 거래일 대비 12.54%, 7.67% 하락했지만 이날 17.69% 급등하며 1만6300원에 장을 마쳤다.

누리호 관련 대장주로 평가받는 한국항공우주(1.1%)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0.2%)도 폭이 크지는 않지만, 상승 마감했다. 또 비츠로테크가 3.98% 상승했고,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도 3.35% 강세를 나타냈다.

이외에 제노코와 쎄트렉아이가 각각 1.92%, 1.44% 상승 마감했다. 현대로템과 LIG넥스원의 경우에도 전 거래일 대비 각각 0.5%, 0.39% 강보합세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한양이엔지(-2.97%)와 현대중공업(-2.2%)은 하락 마감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누리호 발사 연기에 따라 관련주들의 주가가 빠지자, 내림세가 과도하다는 시선이 대체적이었다. 발사 과정에서 특별한 문제가 발생해 일정이 미뤄지고 있는 것이 아니고, 우주항공 업종 특성상 장기적인 투자가 유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누리호의 개발 및 발사에 참여한 국내 기업들은 향후 'K-우주인프라'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오히려 누리호 발사 직후, 주가 조정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발사에 성공하더라도 재료 소멸로 주가가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누리호 관련주로 묶여있지만, 개별 기업의 모멘텀이 주가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 등은 우주항공 영역과는 별개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방산 부문 모멘텀에 주목해야 한다는 증권가 분석이 잇따르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참여자들은 앞서 나로호와, 누리호 1차 발사 과정에서 재료 소멸에 따른 주가 하락을 경험한 적이 있다"며 "누리호 관련주도 누리호라는 테마보다는 개별 기업이 가진 모멘텀이 주가 향방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내일 누리호 발사 모멘텀에 관련주들의 주가가 다시 들썩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성공 여부와는 관계없는 주가 변동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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