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출시 앞서 소비자 반응 확인
"자금 조달보다, 홍보 효과 노려"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의 와디즈 펀딩 현황. 사진= 와디즈 홈페이지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의 와디즈 펀딩 현황. 사진= 와디즈 홈페이지

[데일리한국 김보라 기자] 크라우드 펀딩이 식품업계의 신상품 테스트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자본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이나 신생 업체의 자금 조달 창구로 활용됐다. 최근에는 대기업들도 신제품을 출시하기 전 고객 반응을 확인하는 마케팅 핵심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최근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비비고 치킨&고수 만두’와 ‘코리안비비큐 만두’를 선보였다.

치킨&고수 만두는 비비고가 미국 시장에서 대표 상품으로, 한국에서는 펀딩으로 처음 선보였다. 패키지 디자인도 한정판으로 제작돼 희소성을 높였다. 비비고와 파트너십을 맺은 LA레이커스의 유니폼 모양으로 꾸며진다.

펀딩 기간은 오는 16일까지다. 이날 기준 목표 3887만원이상 모았다. 비비고의 목표 금액 50만원의 70배가 넘는 금액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에도 식물성 대체유 '얼티브 플랜트유'를 크라우드 펀딩에서 선보였다. 해당 제품은 목표 대비 60배 이상(펀딩액 3135만원)의 펀딩 모금액을 달성한 뒤 정식 출시됐다.

대상은 지난 3월 청정원 안주야 브랜드의 ‘육즙팡팡 정육구이’ 시리즈 2종을 선보였다. 3월 3일 ‘삼겹살데이’를 맞아 기획한 펀딩 프로젝트로, 목표금액은 50만원이었다.

회사측은 “신제품 마케팅 차원에서 크라우드 펀딩으로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도 지난 1월 와디즈에 ‘불닭볶음면’의 분식 라인업을 최초로 런칭했다. 불닭 떡볶이와 피자볼, 핫도그 등을 선보였으며, 한 달 동안 진행된 펀딩에서 2700만원 이상을 모았다. 펀딩에 공개된 해당 제품은 정식 출시를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은 지난해 건조식 브랜드 ‘심플레이트’를 개발한 후 와디즈에서 처음 소개했다. 농심의 사내벤처팀에서 출발한 신사업 아이템으로, 야채, 육류를 동결 건조 한 것으로 물에 10분 정도 불리면 음식이 되는 아이디어로 출시됐다. 지난해 6월과 10월 두 차례 펀딩에서 약 1억2000만원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하이트진로의 '진로'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의 단골이다. 하이트진로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대표 캐릭터의 이색 굿즈를 꾸준히 출시해왔다.

지난달 7일 오픈한 하이트진로의 '진로두꺼비 디스펜서&쿨러'는 총 5억1000만원의 펀딩금을 달성했다. 사전 신청자는 1만2000여명에 달하며 해당 펀딩은 오픈한지 3일 만에 3억을 돌파했다.

하이트진로의 전체 8종 펀딩은 현재까지 8160명이 참여해 총 6억을 돌파했다. 후속 펀딩으로 '전기그릴', '두꺼비 냉장고' 등 스페셜 가전 품목도 출시 준비 중이다.

매일유업, 롯데칠성음료, 오비맥주 등도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식품사들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신제품을 내놓는 가장 큰 이유는 시장 반응을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식 출시를 앞두고 소비자 반응이나 의견을 제품에 반영할 수 있고, 펀딩 기간과 판매 목표치를 정해놓고 진행하는 크라우드 펀딩 특성상 단시간 내 홍보 효과를 노릴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낸다.

펀딩에 참여하는 소비자도 늘어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글로벌 펀딩 시장은 매년 17%씩 커지고 있다. 오는 2023년에는 2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펀딩 시장 규모도 2019년 2103억원에서 2024년 2조원으로 약 10배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 기업들의 크라우드 펀딩 참여는 자금 조달 목적보다는 마케팅 및 소비자 참여 차원에서 활용되고 있다”며 “내가 직접 투자해서 만들어진 제품을 받는 과정이 MZ세대에게 즐거운 체험으로 이어지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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