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 FOMC '빅스텝' 시사…올해 말 뒤집힐수도
자본 유출·환율 상승 우려 속 "현재로서는 감내 수준"

(사진 좌측부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AP/연합뉴스
(사진 좌측부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AP/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2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상향 조정한 가운데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긴축정책에 속도를 내며 기준금리 추가 빅스텝(한번에 0.5%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서다. 

베이비스텝(한번에 0.25% 인상)이었던 한국은행도 남은 네 번의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추가 인상을 시사하면서 한미간 기준금리 추격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올해 남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끌어 올렸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물가 상승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은 올해 물가 상승률이 기존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는 4.5%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시장에서는 다음달 발표될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당분간' 물가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혔고 기준금리 인상이 현재로서는 물가 상승의 유일한 대안으로 꼽히면서 추가 인상은 어느새 기정사실화됐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날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연준위원 중 다수가 앞으로 몇차례 회의에서 50bp(0.5%포인트) 인상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1.00%다. 만약 연준이 앞으로 두 번의 FOMC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씩 차례로 인상하면 7월에는 1.75~2.00%까지 오르게 된다. 이때 한국은행 금통위가 동결 결정을 내리면 한미간 기준금리는 2.00%로 동일해진다.

또 이 상태에서 금통위, 연준이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0.25%포인트씩 꾸준히 인상하면 양국의 기준금리는 올해 말 미국이 2.75%(상단 기준), 한국이 2.50%로 역전된다. 

다만, 이는 예상일 뿐이다. 그러나 현재 공개된 FOMC 의사록과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8%대인 점을 감안하면 역전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는게 시장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실제 기준금리 역전현상이 발생하게 되면 시장에서는 자본의 해외 유출과 원화 약세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이에 대해 현재 우리나라 상황은 금리가 역전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자본유출, 환율 변동성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전날 간담회에서 "환율이 1260~1270원대로 올랐는데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주요 국가의 통화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상이다"며 "기준금리가 오를 경우 자본 유출 우려도 있으나,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이 2년 전에 비해 낮아졌으며 채권투자도 유입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이와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김 교수는 먼저 "한국은행 금통위의 금리 인상폭은 예상했던 수준이다"며 "인상이 계속될 경우 하반기에는 2.5%까지 올라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슈가 되고 있는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 현상이 충분히 발생할 가능성이 있겠으나 우리나라의 경기·경제 지표 등이 개선됐다면 기준금리 역전에서 비롯되는 문제들은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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