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업지원TF, 양사간 협력 반대에 진전 없어
시기 놓칠 경우 삼성 TV 사업 전략 변화 불가피

삼성 QD디스플레이.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삼성 QD디스플레이.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간 TV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협상이 좀처럼 답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선 조만간 양사간 동맹이 맺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시기를 놓칠 경우 올해 협상은 물 건너갈 수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간 동맹 시계가 멈춘 것은 삼성 사원지원TF(태스크포스)가 이와 관련해 승인을 미루고 있는 점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사업지원TF는 과거 그룹의 핵심 기구였던 미래전략실을 대체하는 조직으로, 사업 활동에 필요한 의사결정에서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LG디스플레이와 손을 잡는 데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QD)-OLED 물량이 부족한 삼성전자는 당장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W)OLED가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협상이 늦어지면 올해 TV 사업 전략을 재검토해야한다.

업계에선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삼성전자에 공급할 수 있는 WOLED 패널을 100만대 중후반 수준으로 추정한다. 계약이 성사될 경우 내년에는 올해보다 많은 물량을 삼성전자에 공급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국내에서 OLED 패널 공급처를 확보하는 의미가 크다.

양사간 이견이 있었던 패널 공급단가, 공급량 등의 문제도 현재는 일단락된 것으로 파악된다. 최적의 협상 타이밍이 이미 지난만큼 더 이상 줄다리기를 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양사가 공급 계약을 맺느냐 마느냐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문제는 삼성 사업지원TF가 이를 언제 승인하느냐다. 일각에선 지난 10일 윤석열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업지원TF가 양사간 협력 문제를 재검토할 시점이 가까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나 정책 변화와 같은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사업지원TF가 이재용 부회장을 둘러싼 정치적인 분위기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현재까지 업계에선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간 OLED 동맹이 맺어질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하지만 타이밍을 놓칠 경우 다음을 기약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WOLED가 들어간 TV를 연내 출시한다고 해도 판매 기간이 짧을 경우 큰 수익성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과 LG가 동맹을 모색하는 것은 양사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수익성이 높은 OLED TV 판매를 늘리고,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선 OLED 진영이 확대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최근 LCD 가격 하락으로 올해 실적 부진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OLED TV 시장 전망은 밝은 반면 LCD TV는 그렇지 못하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OLED TV 출하량은 800만대로 지난해 출하량 652만대에서 20%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LCD, OLED TV 등 올해 전체 TV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189만8000대 줄어든 2억1163만9000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LCD TV 수요 감소에 따라 전체 TV 시장은 침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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