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내년부터 가격 최대 8% 인상
삼성전자 DB하이텍 등도 가격 올릴듯

사진=TSM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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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대만의 TSMC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서비스 가격을 또 한번 올린다는 소식입니다. TSMC는 첨단 공정과 성숙 공정 모두에서 가격을 5~8% 올릴 것으로 고객사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내년 1월부터 오른 가격이 반영됩니다.

앞서 TSMC는 오는 하반기부터 8인치(200㎜) 파운드리 가격을 10~20% 올린다고 발표했는데요. 최근 들어 잇따라 가격 인상을 통보하고 있습니다.

TSMC의 가격 인상은 치솟고 있는 원재료 가격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미래 동력에 투자하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TSMC는 올해 시설투자에 역대 최대 규모인 400억달러를 집행한다는 계획입니다.

TSMC의 시설투자 규모는 2020년 170억달러에서 올해 400억달러로 약 135% 늘어나게 됩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20년 100억 달러 투자에서 올해 100억~130억달러를 사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선두권 기업간에도 큰 차이가 나는 것이죠.

TSMC가 가격을 올리는 것은 전자제품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파운드리 단가 인상에 따른 부담은 부품업체와 완성품 업체에 전가돼 결국은 최종 소비자가 더 많은 돈을 낼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 경제매체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TSMC는 선단 공정에서 생산되는 프로세서, 모뎀칩, 와이파이칩 뿐 아니라 레거시 공정에서 만들어지는 센서,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전력관리칩(PMIC) 등 거의 대부분의 부품에 대해 가격을 올리기로 했습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사진=삼성전자 제공

닛케이아시아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성숙 공정에서의 가격 인상은 고객사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동안 불만이 많아도 쉽게 표출할 수 없었던 반도체 수요 기업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최근 PC, 스마트폰 등 완성품 시장이 암울한 상황에서 부담이 더 커진 것이죠.

앞으로도 반도체 쇼티지가 한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이미 예견된 사실입니다. 수요보다 공급이 아직 한참 모자란데다 반도체 장비의 리드타임(주문 후 장비를 공급받기까지 걸리는 시간)마저 길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장비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 뿐 아니라 밸브, 펌프 등 기본적인 자재까지도 극심한 부족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TSMC, 삼성전자 등이 캐파(생산능력)를 빨리 늘리고 싶어도 쉽지 않게 된 겁니다. 결과적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나 DB하이텍 등 또한 조만간 가격 인상에 동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이같은 현상은 가전, TV 등 전 세계 전자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소비자는 제품 출고가가 크게 오르면 구매를 주저할 수밖에 없는데요. 완성품 업체는 이를 알고 어느 정도 이익 감소를 감내하는 방식을 택할 수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선 제조원가 상승분을 출고가에 온전히 반영하기엔 리스크가 크다는 의미입니다.

올해와 내년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전자기기를 만들어 파는 기업의 수익성 저하를 초래하는 요인이 많습니다. 치솟는 국제유가와 물류비 상승도 부담입니다. 기업이 아무리 탁월한 공급망관리(SCM) 능력을 갖췄다고 해도 상황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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