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대웅중외·동아 등 협업 잇달아

사진=유토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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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신약 개발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도 관련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주요 제약사들은 AI스타트업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신약개발에 나서는 모습이다.

1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2019년부터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의 일환으로 AI스타트업 기업들과 손잡고 신약 개발을 추진했다.

현재까지 SK케미칼과 손잡은 AI스타트업 기업만 스탠다임, 심플렉스, 디어젠, 닥터노아, 인세리브로 등 5곳에 이른다.

SK케미칼은 올해 초에 오픈 이노베이션팀을 별도로 만들고, 이 밑에 AI 파트를 따로 구성할 정도로 관련 사업에 정성을 쏟고 있다.

이에 따른 성과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SK케미칼은 스탠다임과 지난해 초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 물질을 발굴해 특허를 출원했다. 올 초에는 닥터노아의 AI 플랫폼 기술을 이용한 공동연구를 통해 비알코올성지방간염과 특발성폐섬유증 치료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이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동화약품도 지난달 AI스타트업 기업 심플렉스와 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심플렉스의 AI 플랫폼을 활용해 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 골자다.

협약을 통해 산출된 공동연구 결과물은 양사가 공동 소유하되 동화약품이 전용실시권을 갖게 된다.

JW중외제약도 지난달부터 온코크로스와 신약개발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온코크로스의 AI 플랫폼을 활용해 JW중외제약이 개발하고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의 신규 적응증(사용범위)을 탐색하고 개발 가능성을 검증하는 방식이다.

해외 AI스타트업 기업과 손잡고 신약개발에 뛰어든 제약사도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말 미국 크리스탈파이와 AI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을 이용한 항암 신약 공동 연구 및 개발 계약을 맺었다.

크리스탈파이는 양자물리학에 기반한 AI 이용 신약 연구개발 기업이다. 협약을 통해 크리스탈파이는 독자적인 신약개발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을 이용해 선정된 항암 타깃에 대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이후 대웅제약은 전임상 및 임상 개발 등 사업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공동 연구를 통해 산출된 결과물은 대웅제약이 소유하기로 합의됐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3월 온코크로스와도 협약을 맺고 온코크로스의 AI플랫폼을 활용해 대웅제약이 개발 중인 신약 후보 물질의 적응증을 확대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 한미약품, 동아에스티도 AI스타트업 기업과 손잡고 신약개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은 2020년부터 스탠다임과 협약을 맺고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추진 중이다. 동아에스티도 지난해 심플렉스와 협약을 맺고, AI플랫폼을 활용한 CNS 질환 신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제약사들이 AI를 활용해 신약개발에 뛰어드는 이유는 신약개발 기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신약개발은 최소 10년 이상이 걸리고 개발 비용도 최소 2000억원에서 최대 4조원에 달한다. 이 같은 구조로 인해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글로벌 업체들이 전 세계 제약산업을 계속해서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AI를 활용하면 신약 개발 기간을 절반에서 최대 3분의1 수준으로 단축할 수 있다. 비용도 기간이 단축되는 만큼 절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재 협회 차원의 논의도 활발하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2019년 AI신약개발지원센터을 출범하고,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과 AI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의 연계를 돕고 있다.

협회는 오는 5월 국내외 AI 기술과 AI기업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구축하고, 하반기에는 신약개발자들이 IT지식이 없어도 웹상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AI플랫폼까지 내놓기로 했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AI와 제약이 결합하는 게 쉬운 과제는 아니지만 AI를 통한 신약개발에 성공하게 되면 그다음부터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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