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1일 예당서 피아노 리사이틀...클래식계 1호 유튜브 스타의 폭풍공연

우크라이나 출신의 피아니스트 발렌티나 리시차가 오는 9월 1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사진=오푸스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지난해 3월 2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피아니스트 발렌티나 리시차가 내한 리사이틀에서 눈물을 펑펑 쏟았다. 정규 프로그램 마지막 곡인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9번 ‘함머클라비어’를 연주하는 도중 울컥 눈물을 흘리며 연주를 멈췄다. 3악장에서 4악장으로 넘어가는 부분이었다.

“갑자기 86세이신 고령의 어머니가 떠올랐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계속 안좋은 상황이 발생하고 있고, 여기 와주신 관객들도 모두 마스크를 낀채로 있는 것이 제 마음을 건드렸어요. 곡도 공감을 일으키는 곡이라 감정이 북받쳐 연주할 수 없었습니다.”

리시차는 콘서트가 끝난 뒤 공연기획사 오푸스를 통해 이렇게 ‘피아노 스톱’의 심경을 밝혔다. 그는 ‘함머클라비어’를 끝내 완주하지 못했다. 잠시 대기실에서 눈물을 닦고 3분여 만에 복귀해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을 포함해 쇼팽, 리스트, 라벨, 라흐마니노프의 작품을 앙코르곡으로 연주했다. 그는 “달빛이 사람들을 따뜻하게 비추고 감싸주는 것처럼 사람들을 감싸주고 싶어 월광을 들려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코로나 때문에 잇따라 공연이 취소되는 상황에서도 팬데믹을 뚫고 베토벤의 작품을 선보였던 발렌티나 리시차가 올해엔 라흐마니노프와 쇼팽을 선사한다. 이번엔 팬들에게 어떤 감동의 눈물을 왈칵 쏟게 할지 기대된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발렌티나 리시차는 오는 9월 11일(토) 오후 7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이에 앞서 9일(목) 오후 7시 30분엔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공연한다.

서울 음악회는 원래 오후 8시에 예정돼 있었지만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공연장이 오후 10시 이후 운영 제한되면서 프로그램과 앙코르 연주에 지장이 없도록 1시간 일찍 앞당겨 진행된다.

폭발적 힘, 폭넓은 표현력, 그리고 놀라운 기교의 소유자인 리시차는 클래식 음악계 최초의 ‘유튜브 스타’다. 클래식 음악가로서는 이례적으로 1억 뷰 이상의 유튜브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오프라인에서도 꾸준히 활동하며 시대에 걸맞은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머레이 페라이어,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 등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소속돼 있는 세계적 매니지먼트사 IMG의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권위 있는 음반사 데카 클래식을 통해 전속적으로 음반을 발매하고 있다.

리시차는 내한 때마다 압도적 무대를 선보였다. 방대한 레퍼토리와 청중에 대한 깊은 애정, 그리고 연주에 대한 무한 열정을 지닌 그는 평균 2시간을 훌쩍 넘는 연주 시간과 긴 앙코르 리스트로 유명하다.

과감하게 콘서트장을 장악해온 리시차는 9월에 그의 베스트 레퍼토리인 라흐마니노프와 쇼팽으로 찾아온다. 음악으로 속속들이 파고들어 마음을 무장해제 시키는 작품들임과 동시에 그의 레퍼토리 중 가장 호평 받으며 긴 시간 사랑받은 프로그램이다.

1부는 러시아 최후의 낭만주의자 라흐마니노프의 작품으로 꾸민다. 만년에 작곡된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은 근원적 고독감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드러난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니즘의 정수가 담겨 있는 ‘피아노 소나타 제2번’은 음악적 깊이와 대가적 기교, 낭만성과 개성이 가득하다. 특별히 이번 연주에서는 장대한 규모에 복잡한 전개, 더욱 풍성한 음악적 내용을 지닌 첫 번째 버전이 연주된다.

2부는 쇼팽의 ‘4개의 스케르초’와 ‘환상 폴로네즈’로 이어진다. 이 작품들에는 쇼팽의 트레이드마크인 시적 정취뿐만 아니라 고향에 대한 향수, 영웅적 기개 등 다양한 면모가 담겨있다. 대담하고 다채로운 화성 위에서 시정 가득한 선율이 변화무쌍한 리듬을 타고 표현의 폭을 넓혀가는 걸작들이다.

서울에서 열리는 리시차 피아노 리사이틀의 티켓(5만~15만원)은 오푸스 홈페이지·인터파크·예술의전당 홈페이지·yes24에서, 대구에서 진행되는 공연의 티켓(5만~12만원)은 오푸스 홈페이지·인터파크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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