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 철수 전 성명 발표하는 주말레이 북한 대사대리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 자금세탁 등의 혐의로 미국에 인도된 북한인 문철명 씨가 20일(현지시간) 미 당국에 구금됐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문씨는 자신의 신병이 인도된 것은 미국이 북한에 압력을 행사하려는 정치적 목적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씨는 전날 미 연방수사국(FBI)에 구금됐다.

앞서 말레이시아 당국은 문씨를 자금세탁 등에 관여한 혐의로 미국에 신병을 넘겼고, 북한은 이에 반발해 말레이시아와의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한 데 이어 이날 북한 외교관과 가족 등 33명이 쿠알라룸푸르 공항을 통해 중국 상하이로 출국했다.

FBI는 문씨가 대북 제재를 위반해 술과 시계 등 사치품을 북한에 보냈고, 유령회사를 통해 돈세탁했다며 2019년 5월 말레이시아에 신병 인도를 요청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DC 연방법원 판사는 그해 5월 2일 돈세탁 등 혐의로 문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문씨를 같은 달 체포했다.

말레이시아 법원은 같은 해 12월 인도를 승인했고, 말레이시아 대법원은 이달 초 신병 인도 거부를 요청한 문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문씨는 2008년 말레이시아로 이주하기 전 싱가포르에서 북한으로 금지된 사치품을 공급하는 데 관여하는 등 유엔 제재를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명의뿐인 유령회사를 통해 자금을 세탁하고 불법 선적을 지원하기 위한 부정 서류를 만든 혐의도 있다.

하지만 문씨는 이 혐의들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문씨의 변호인은 문씨가 미국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인도는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면서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해 북한에 압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한 성명에서 문씨의 미국 인도 사실을 처음 밝히며 그에 대한 혐의를 “터무니없는 날조이고 완전한 모략”이라고 주장했다. 또 신병 인도를 요청한 미국에 대해서도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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