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4일(현지시간) 역사적인 이라크 방문의 기쁨과 기대감을 나타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교황은 이라크행 전용기 탑승을 하루 앞둔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라크 국민에게 방문 전 인사를 건넸다.

교황은 고대 문명의 요람인 이라크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기를 고대한다면서 자신이 순례자로 이라크를 찾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수년간 전쟁과 테러로 고통받았다는 이라크를 위해 “하느님에게 용서와 화해를 간청하고 마음의 위안과 상처의 치유를 청하는 참회의 순례자”라는 것이다.

이어 “무슬림과 유대인, 기독교인을 한 가족으로 묶는 선조 아브라함의 신호 아래 다른 종교를 믿는 형제자매와 함께 기도하고 함께 걷고자 하는 바람으로 형제애를 찾는 평화의 순례자”라고도 표현했다.

온갖 억압과 박해 속에 신앙을 지킨 현지 기독교인들에게 애정과 함께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교황은 “악의 힘 앞에서 절대 굴복하지 말자"면서 이라크의 많은 순교자를 기억하며 겸손한 사랑의 힘으로 인내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5∼8일 3박 4일간 이라크 바그다드와 나자프, 아르빌, 우르 등지를 방문하고 이슬람 시아파 지도자 등과 만남을 갖는다.

2000년 가톨릭 역사상 교황의 이라크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요한 바오로 2세가 1999년 이라크 방문을 계획했으나 안전 문제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교황은 오랜 탄압으로 고통받은 이라크 기독교인들에 연대감을 표시하고 즉위 이래 지속해서 추진해온 종교 간 화합을 다지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이라크 기독교 사회는 2003년 100만∼140만 명 규모였으나 전쟁과 내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 국가(IS)의 박해 속에 지금은 30만∼40만 명선까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문과 관련해 교황청 안팎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불안한 치안 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지만 교황은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며 오랜 염원인 이라크 사목 방문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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