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 중국이 호주산 포도주에 반(反) 덤핑 관세폭탄을 부과하자 호주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27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호주산 포도주의 덤핑(시장 가격보다 낮게 수출하는 행위) 판매와 자국 포도주 업체의 손해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덤핑 예비판정을 내리고 최종판정이 나올 때까지 수입업체에 107.1~212.2%의 보증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호주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사이먼 버밍험 호주 통상투자관광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의 조처가 부당하며 별다른 근거 없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호주와 중국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르면 중국에 수입되는 호주산 포도주의 관세는 사라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이번 조처는 중국이 FTA와 WTO를 통해 약속한 바와 전혀 양립할 수 없고 규칙에 근거한 무역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덤핑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호주의 포도주산업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기 위해 업계와 계속 협력할 예정"이라면서 "다른 한편으론 WTO를 통하는 것을 포함해 우리의 모든 권리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리틀프라우드 호주 농업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중국이 호주산 포도주에 예비적으로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에 호주 정부는 매우 실망했다"면서 "호주는 이번 조처에 강력하게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리틀프라우드 장관은 "호주가 중국에 포도주를 덤핑해 수출했다는 어떤 의혹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중국정부의 조사에 계속 협조하겠지만, 당연히 우리가 가진 모든 선택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주는 지난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 국제조사를 요구하고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5세대 이통통신 사업 참여를 막았다.

이에 중국은 '보복'에 나서 호주의 일부 도축장에서 생산된 소고기 수입을 금지하고 호주산 보리에 고율의 관세를 매겼다. 자국민에 호주 유학과 관광을 자제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호주 주재 중국대사관이 현지언론을 부른 자리에서 "중국은 화가 났다. 중국을 적으로 만들면 중국은 적이 될 것"이라는 발언까지 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호주산 포도주 덤핑 예비판정이 근거가 없다는 호주와 달리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 주관 부문의 업무방식은 법률과 법규, 국제관례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對)호주 제재가 얼마나 지속할 것인지 묻자 "양국 간 대화채널은 계속 열려있다"면서 "호주가 먼저 중국의 이익을 존중했는지 반성하길 바란다"고 답했다.

한편 중국은 호주의 포도주 수출량의 37%를 가져가는 최대시장이다. 지난해 호주 포도주 수출액은 총 29억호주달러(약 2조3천631억원)였는데 이 가운데 12억호주달러(약 9천778억원)어치가 중국으로 갔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