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사진=AP=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에 이어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이달 방한도 연기됐다. 왕 부장이 일본 방문을 늦추면서 방한 일정이 미뤄진 것으로 보이지만 폼페이오 장관 방한 연기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주한 중국대사관 관계자는 5일 왕 부장의 방한 일정에 대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왕 부장의 방한 연기는 표면적으로 이달 26∼29일 중국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9기 5중전회) 등 내부 정치 일정이 이유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왕 부장은 방한과 함께 추진 중이던 방일 계획도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왕 부장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취임을 계기로 일본을 방문해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회담하고 스가 총리를 예방하는 방안을 일본 측과 조율중이었다.

일각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 취소가 왕이 국무위원의 방한 연기에도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애초에 왕 부장 방한의 목적이 미중 갈등 속 ‘한국 끌어안기’에 있다는 분석이 우세했던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으로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이 취소된 상황에서 왕 부장의 방한을 다급하게 추진해야 될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왕 부장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지난 8월 이미 방한한 점을 감안하면 두 달 만에 중국의 고위급 외교 인사가 또 방한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었다. 실제로 왕 부장의 방한은 중국 쪽에서 더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쳤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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