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단지에서는 급매물이 나와 가격이 소폭 조정되는 모습도 보이지만, 서울 대부분 단지에서 가격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새 임대차 법 시행 등의 영향으로 여전히 전세 품귀가 계속되고 전셋값 상승도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어 아파트 매매가격을 지탱하고 밀어 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8월 2∼3주 0.02%에 이어 8월 4주∼8월 3주까지 5주 연속 0.01%를 기록했다.
갭투자를 차단하기 위해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은 6·17대책 이후 서울로 매수세가 다시 몰리면서 주간 상승률이 0.06∼0.11% 수준으로 올라갔다가 7·10대책과 8·4 공급대책 이후 진정된 모양새다.
주간 상승률이 1년 내내 0.01% 수준으로만 유지된다면 아파트값은 연간 0.52% 상승하는 데 그치기 때문에 최근 주택시장은 안정적인 분위기로 돌아섰다고 볼만하다.
그러나 '0.01% 상승'이라는 통계를 만들어낸 실제 거래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현장에서 매도인과 매수인 간의 치열한 힘겨루기가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5주간 국토교통부에 신고된 실거래 정보를 살펴보면 서울 상당수 단지에서 아파트값이 계속 오른 것으로 확인된다. 이와 함께 급매물 등장 등의 이유로 가격이 내린 단지도 눈에 띈다.
신축·재건축 등 아파트의 특성에 따라 같은 지역에서도 가격 격차가 수억원씩 나기도 하고, 같은 아파트에서도 동 배치나 층수에 따라 수천만원의 가격이 조정되기도 하지만, 최근 서울 아파트값은 대체로 꺾이기보다는 우상향하는 모습이다.
재건축 초기 단계에 있는 강남구 개포주공7단지 전용면적 60.76㎡는 이달 16일 18억5000만원(10층)에 매매가 이뤄져 지난달 26일 18억원(4층)보다 5000만원 오른 신고가로 기록됐다.
올해 1월 17억1000만원(2층)에 거래된 이후 7월까지 거래가 없다가 지난달 3건, 이달 1건 매매가 이뤄졌다.
이 아파트는 현재 전용 53.46㎡ 1채만 18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고, 다른 매물은 없는 상황이다.
해당 면적은 지난해 11월 17억원에 신고가 거래가 이뤄진 뒤 올해 1월 15억4500만원, 5월 14억4500만원(8층)에 거래됐는데, 지금은 호가가 18억원까지 올랐다.
준공 9년을 맞은 강남구 세곡동 강남데시앙파크 84.95㎡는 이달 4일 13억5000만원(8층)에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7월 7일 12억원(6층) 거래 이후 1억5000만원이 뛴 것이다.
입주 6년차인 서초구 서초롯데캐슬프레지던트 84.97㎡는 이달 1일 21억5000만원(9층)에 최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달 1일 28층이 20억8000만원에 거래된 뒤 그달 31일에도 21억5000만원에 매매가 성사됐다.
같은구 래미안퍼스티지 59.96㎡도 이달 7일 23억원(6층)에 매매가 이뤄져 7월 3일 21억5000만원(7층) 이후 1억5000만원이 올랐다.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3구에 이어 고가 아파트가 많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에서도 신고가 갱신이 이어지고 있다.
마포구 상암월드컵파크3단지 84.84㎡는 지난달 17일 9억5000만원(11층)에서 이달 4일 10억9000만원(12층)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성동구에서는 금호동 브라운스톤금호 84.84㎡가 7월 4일 11억1000만원(5층)에서 이달 5일 12억3000만원(6층)으로 1억2000만원이 올랐고, 옥수동 삼성아파트 59.7㎡는 지난달 1일 10억2000만원(6층)에서 이달 1일 11억900만원(9층)으로 신고가를 다시 썼다.
가격이 내린 거래도 확인된다.
강남구 수서동 더샵포레스트 124.58㎡는 7월 4일 24억원(8층)에 거래된 이후 이달 6일 23억5000만원(5층)에 매매돼 5000만원 내렸다.
서초구 신반포11차 76.4㎡는 지난달 1일 25억원(10층)에서 이달 2일 23억3500만원(8층)으로, 송파구 가락금호아파트 59.91㎡는 지난달 17일 11억2600만원(20층)에서 이달 1일 10억3500만원(11층)으로 각각 내렸다.
마포구 상암월드컵파크2단지 59.92㎡의 경우 7월 10일 8억6500만원(7층)에 신고가 거래가 이뤄진 뒤 이달 14일 8억4000만원(18층)에 거래돼 2500만원 내렸다가 이틀 뒤인 16일 다시 8억6500만원(15층)에 기존 신고가와 같은 가격에 거래되는 등 매도인-매수인 간 힘겨루기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중저가·중소형 아파트가 많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서울 외곽 지역의 상황도 비슷하다.
입주 15년차인 노원구 월계동 풍림아이원 84.3㎡는 이달 2일 10억2000만원(6층)으로 처음 10억원을 넘기며 신고가에 매매가 이뤄졌다.
지난달 7일 7억8500만원(4층)에 거래된 뒤 크게 오른 것으로, 기존 신고가인 6월 8억2000만원(13층)과 비교해도 2억원 뛴 값이다.
도봉구 창동 LIG건영캐스빌 80.15㎡는 7월4일 4억5000만원(1층)으로 최고가 거래 뒤 이달 5일 6억2200만원(13층)으로 거래되며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고, 같은 동 쌍용아파트 59.98㎡도 7월 6억5000만원(6층) 신고가 이후 이달 9일 7억7000만원(7층)으로 다시 신고가 기록을 깼다.
강북구에서는 번동 해모로아파트 84.93㎡가 지난달 5억9900만원(7층)에서 이달 9일 6억4500만원(9층)으로 올랐다.
관악구에서는 신림2차푸르지오 84.81㎡가 7월 7억원(10층)에 이어 이달 2일 7억3000만원(11층)에 신고가 거래됐고, 구로구에서는 천왕이펜하우스4단지 84.97㎡가 지난달 10일 6억8500만원(13층)에 이어 이달 8일 7억2000만원(13층)으로 신고가 갱신을 이어갔다.
금천구 우방아파트 84.84㎡ 지난 15일 처음 6억원(14층)을 돌파했다.
가격이 하락한 거래를 보면 도봉구 동아청솔 84.97㎡는 지난달 11일 9억원(14층), 31일 8억8000만원(4층)에 이어 이달 5일 8억4500만원(4층)으로 내려 하락세를 보였다.
관악구 벽산블루밍 59.9㎡는 지난달 1일 7억7000만원(9층)까지 거래됐다가 이달 7일 7억3200만원(12층)에 매매되며 가격이 조정되는 모습이다.
노원구 불암현대 59.4㎡는 7월 1일 4억1500만원(12층)에서 지난달 29일 4억8700만원(10층)으로 7200만원 올랐다가 이달 15일 4억7600만원(10층)에 거래되며 소폭 조정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