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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 펩시콜라를 세계인의 음료로 만들고 미국 소비재 업체 최초로 러시아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둔 도널드 켄들 전 펩시코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9일(현지시간) 향년 99세로 별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펩시코는 홈페이지를 통해 켄들의 사망 소식을 알리며 "끝없는 열정으로 펩시코 가족들에게 영감을 준 리더"라고 애도했다.

1921년 미국 워싱턴주에서 태어나 목장에서 일했던 켄들은 펩시 공장의 생산직으로 입사했다가 CEO의 자리까지 올라 23년간 회사를 이끌며 비약적 성장을 이뤄냈다.

특히 1957년 펩시콜라 해외 영업 부문 사장으로 임명돼 6년간 자리를 지키는 동안 켄들은 103개국에 음료를 판매하는 실적을 거뒀다.

그가 러시아에 펩시콜라를 소개한 것도 이때였다.

1959년 7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열린 미국 박람회에 참가하기로 한 켄들은 평소 친분이 있었던 리처드 닉슨 미국 전 대통령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부통령이었던 닉슨 전 대통령은 이 박람회에 참가해 니키타 흐루쇼프 옛 소련 서기장을 만나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에 대한 '부엌 논쟁'을 벌인 직후 그를 펩시콜라 부스로 안내했다.

켄들은 흐루쇼프 서기장에게 펩시콜라를 맛보이며 "러시아에서도 똑같은 맛을 내는 음료를 만들 수 있다"고 설득했다.

14년 뒤, 펩시콜라는 콜라 음료의 선발 주자였던 코카콜라보다 먼저 러시아에 진출하게 되는 기록을 세웠다.

1963년 CEO로 임명된 켄들은 코카콜라와의 '콜라 전쟁'을 벌이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잇달아 내놓기도 했다.

펩시코는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펩시콜라가 코카콜라보다 더 맛있다고 답한 사람이 더 많았다는 '펩시 챌린지'를 홍보하는가 하면 젊은 층을 '펩시 세대'라고 부르며 트렌드를 주도하는 슬로건을 펼쳐 코카콜라의 독점에 맞섰다.

켄들이 은퇴한 1986년 이후에도 펩시코를 음료를 포함한 다양한 식품 분야까지 진출하며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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