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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올해 세계 원유 수요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난해보다 9.1% 하락할 것으로 13일(현지시간) 전망했다.

OPEC은 이날 낸 월간 석유시장 전망보고서에서 올해 원유 수요 전망치를 하루 평균 9059만 배럴로 잡았다. 이는 지난해 평균 수요량 추정치인 하루 90967만 배럴보다 908만 배럴(9.1%) 낮다.

OPEC이 지난달 월간 보고서에서 지난해 대비 올해 원유 수요량이 하루 685만 배럴 축소될 것으로 전망한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수요 전망치를 223만 배럴 더 낮췄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원유 시장에 주는 타격을 지난달보다 한층 더 크게 예상한 셈이다.

코로나19가 중국을 넘어 미국, 유럽으로 급속히 확산하면서 '공포'에 질렸던 3∼4월 원유 시장에서는 올해 원유 수요가 최대 30%(하루 3000만 배럴 안팎)까지 위축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OPEC이 이번 보고서에서 예측한 원유 수요 감소량은 이런 추측의 3분의1 수준 정도라고 할 수 있다.

OPEC의 분기별 전망치를 보면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와 겹치는 올해 2분기 수요량이 하루 8130만 배럴로, 전년 동기(9856만 배럴)보다 17.5%(1726만 배럴) 급감했다.

2분기 전망치는 4월 OPEC 월간 보고서보다도 하루 540만 배럴 더 적다.

OPEC은 올해 4분기 원유 수요량이 하루 9630만 배럴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1억79만 배럴)보다 4.5% 감소하고 지난해 평균보다 3.4% 낮다.

올해 말까지도 코로나19 이전의 수요를 회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대비 올해 원유 수요 감소율을 지역별로 보면 유럽(-13.5%)이 가장 크고 아시아(-11.5%), 미주(미국 포함 -9.1%), 미국(-8.6%) 순이었다.

OPEC은 이 보고서에서 "심각한 원유 시장의 수급 불균형에 대처하려는 신속한 공급 조정이 이미 시작됐고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라며 "몇 분기 안에 수급 균형이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OPEC이 보고서에서 언급한 수급 조정은 지난달 12일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가 이달 1일부터 두 달 간 하루 97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한 합의를 뜻한다.

OPEC 13개 회원국은 OPEC+의 감산 합의 이행 직전인 4월 전반적으로 산유량을 끌어 올렸다.

OPEC 회원국의 4월 산유량은 하루 평균 3041만 배럴로 3월보다 180만 배럴 증가했다. 이런 증산은 사우디아라비아(하루 155만 배럴), 아랍에미리트(UAE. 하루 33만 배럴), 쿠웨이트(하루 26만 배럴)가 주도했다.

3월 6일 러시아와 감산 합의가 결렬된 뒤 원유 증산을 선언하면서 유가 전쟁을 선언한 사우디의 하루 평균 산유량은 2월 970만 배럴에서 3월 1000만 배럴, 4월 1155만 배럴로 증가했다.

사우디가 OPEC에 직접 제출한 4월 산유량은 사상 최고치인 하루 1201만 배럴이었다.

사우디는 6월부터 OPEC+ 합의로 할당된 감산량보다 하루 100만 배럴 더 자발적으로 산유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했고, 쿠웨이트(8만 배럴)와 UAE(10만 배럴)가 이에 동조했다.

이와 관련, 파티 피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14일 "사우디, 쿠웨이트, UAE의 솔선수범을 환영한다"라면서도 "감산 합의로 원유 가격이 일단 오르기 시작했으나 원유 시장의 수급이 균형을 곧 되찾는다고 보는 건 시기상조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사우디 등의 자발적 추가 감산이 수급 균형을 회복하기에 충분하다고 여기진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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