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보석으로 풀려나는 곤 전 닛산·르노 얼라이언스 회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 희대의 탈출극을 벌인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65)이 자신을 감시하던 경비업체에 대한 형사고소 방침 발표로 감시가 일시 중단된 날 도쿄 자택에서 빠져나와 레바논으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연합뉴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의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 등을 수사 중인 도쿄지검 특수부는 감시를 중단시켜 쉽게 도주하려고 경비업체에 대한 고소 방침을 발표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곤 전 회장의 변호인인 히로나카 준이치로 변호사는 지난해 7월 곤 전 회장이 자택 주변에서 누군가에게 감시를 받고 있고, 외출하는 곳까지 미행을 당하고 있다며 "중대한 인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이후 히로나카 변호사는 지난달 25일 변호인단의 조사 결과, 곤 전 회장은 도쿄도 내 경비업체의 감시를 받고 있었다며 해당 업체를 경범죄법 및 탐정업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발표했다.

히로나카 변호사는 그러면서 "닛산이 업자를 고용해 (곤 전 회장의) 보석조건 위반 여부를 감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곤 전 회장은 2018년 11월 유가증권 보고서 허위기재와 특별배임죄 등 혐의로 일본 사법당국에 의해 구속됐다가 10억엔(약 106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지난해 3월 풀려났다.

이후 한달여 만에 재구속된 뒤 추가 보석 청구 끝에 5억엔(약 53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지난해 4월 풀려나 사실상의 가택연금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본 산케이에 따르면 닛산은 곤 전 회장이 자신의 혐의와 관련 자사 직원들과 접촉해 증거인멸을 시도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경비업체를 고용해 감시하고 있었다.

닛산 측은 곤 전 회장 측이 형사고소를 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지난달 29일 감시를 일시 중지했고, 곤 전 회장은 당일 오후 자택을 빠져나왔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NHK도 곤 전 회장이 지난달 29일 낮 도쿄도 미나토구에 있는 자택에서 혼자 외출하는 모습이 자택 현관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에 촬영됐고, 이후 귀가하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3일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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