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범민주 진영 후보의 지지자들이 25일 환호하고 있다. 사진=홍콩 AP/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 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가 반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홍콩 범민주 진영이 향후 시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되던 24일 구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25일 홍콩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열린 구의원 선거에서 전체 452석 가운데 낮 12시(현지시각) 현재 개표 결과 범민주 진영은 385석(85.2%)을 차지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범민주 진영이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게 된 것은 이번 처음이다.

친중파 진영은 58석(12.8%), 중도파가 8석을 차지했다. 나머지 1석은 개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범민주 진영 압승의 원동력에는 현 정부를 심판하고자 젊은 층의 선거 참여가 적극적으로 이뤄진 점을 들 수 있다.

홍콩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총 294만여명의 유권자가 투표했다. 이는 앞서 가장 많은 시민이 참여했던 2016년 입법회 의원(국회의원) 선거 당시 기록인 220만여명과 비교해 30% 이상 증가한 규모다.

앞서 이날 선거를 위해 등록한 유권자는 413만명으로, 지난 2015년 369만명보다 크게 늘었다.

특히 18∼35세 젊은 층 유권자가 12.3% 늘며 연령대별 최대 증가 폭을 보였다. 통상 젊은 층 유권자가 진보적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늘어나는 만큼 범민주 진영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다수 석을 차지함에 따라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수세에 몰렸던 홍콩 시위대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당장 범민주 진영으로 분류되는 공민당에서 승리를 거둔 32명 구의원 후보자 전원은 경찰로부터 원천 봉쇄를 당하고 있는 홍콩이공대를 찾아가 교내에 남아 있는 시위대를 격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의원 선거 압승으로 차기 행정장관 선거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452명 구의원 가운데 117명은 홍콩 행정장관을 선출하는 1200명의 선거인단에 포함된다.

홍콩 행정 수반인 행정장관의 경우 직접선거가 아닌, 1200명 선거인단의 간접선거로 선출된다.

구의원 몫인 117명의 선거인단 선출은 진영 간 표 대결로 이뤄진다. 이번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하면서 117명 선거인단을 '싹쓸이'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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