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화염병·투석기·활로 맞서…이공대 곳곳에서 불길 치솟아

홍콩 경찰이 18일 홍콩 이공대 외곽에서 시위대를 체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 홍콩 경찰이 시위대의 ‘최후 보루’인 이공대에 진입해 진압 작전을 단행했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18일 새벽 5시 30분부터 이공대 교정에 진입해 음향대포(장거리음향장치·LARD), 물대포 등을 동원해 진압작전에 나섰다. 시위대는 화염병과 투석기, 활 등으로 경찰에 맞섰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가 경찰의 진입을 막기 위해 쌓아놓은 폐품에 불을 지르면서 이공대 교정 곳곳에서는 불길이 치솟았다.

일부 시위대는 이날 오전 8시 무렵 학교 밖으로 탈출을 시도했지만, 경찰이 교정을 전면 봉쇄해 실패했다.

지난주 중문대와 시립대, 침례대 등 대부분의 홍콩 대학에서 벌어진 시위는 대부분 종료된 상황이다. 따라서 이공대는 홍콩 시위대의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공대 인근에는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 막사까지 있어 시위대와 인민해방군의 충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홍콩 경찰은 크리스 탕 경찰청장이 직접 이공대 시위 현장에 나와 진두지휘하고 있다.

실제로 17일 밤 일부 시위대는 이공대 탈출을 위해 인민해방군 막사 인근에 설치된 저지선을 향해 돌진했다. 홍콩 경찰은 시위대 차량을 향해 실탄을 발사했고, 운전자는 차량을 돌려 도주했다.

경찰은 이날 새벽 3시에는 이공대 인근 침사추이 지역에서도 시위대를 향해 실탄 3발을 발사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텅진광 이공대 총장이 학생들에게 교정 밖으로 나올 것을 호소했지만, 시위대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전날 밤 경찰이 교정 밖으로 나온 시위대를 무차별적으로 체포하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당시 경찰은 시위대가 위장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응급 구조요원이나 언론인 조끼를 입은 사람 51명을 체포했다.

야당 의원들과 요셉 하 홍콩 천주교 보좌주교는 교정에 들어가 학생들을 설득해 데리고 나오겠다고 경찰에 제안했지만, 경찰은 거절했다. 일부는 이들이 폭동에 참여하고 있다며 강한 불빛을 의원들에게 쏘기도 했다.

홍콩 의료당국은 전날 시위 과정에서 38명이 부상을 당했고, 이날도 오후 19시까지 116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이공대 학생회는 교내에 600~700명이 있다며 최소 3명이 최루탄 등에 눈을 다치고 40여명이 물대포에 맞아 심각한 저체온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전날 밤 10시부터 이날 저녁까지 체포된 시위대가 400명을 넘는다며, 이공대 시위대에 폭동혐의가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에서 폭동죄로 유죄선고를 받으면 최고 10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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