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이공대 인근 경찰-시위대 충돌.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홍콩 시위 사태에 '최후통첩'을 했지만, 지난 6월 초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지 24주째 주말시위에서도 격렬한 충돌이 이어졌다.

18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충돌은 17일 오전 10시 무렵 중년층 위주의 정부 지지자 100여명이 훙함 지역에 있는 홍콩이공대 부근 도로 교차로에서 시위대가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치우면서 벌어졌다.

이에 시위대 수십 명이 캠퍼스에서 몰려나와 정부 지지자들에게 벽돌을 던졌고,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면서 전쟁이 시작됐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수차례 발사했고, 시위대는 돌, 화염병 등을 던지며 경찰에 맞섰다.

오후 들어 충돌은 더욱 격렬해졌다.

경찰은 최루탄과 함께 물대포 차 2대를 동원해 파란색의 거센 물줄기를 쏘며 시위 진압에 나섰다. 특히 시위 현장에는 '음향 대포'로 불리는 장거리음향장치(LARD)도 처음으로 등장해 사용됐다.

장거리음향장치의 음향 대포에 맞은 상대는 고막이 찢어질 고통과 함께 구토, 어지러움 등을 느낀다고 한다. 다만 홍콩 경찰은 장거리음향장치가 경고방송용 장치라고 주장했다는 설명이다.

투석기를 사용해 경찰과 맞서는 홍콩 시위대. 사진=연합뉴스
경찰 특공대가 장갑차 위에서 소총으로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 등을 조준 사격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런 경찰에 맞서 시위대는 돌 등을 던지는 것은 물론 자체 제작한 투석기로 화염병, 벽돌 등을 발사하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시위대는 활까지 동원했는데, 시위대가 쏜 화살에 공보 담당 경찰 한 명이 왼쪽 종아리에 맞기도 했다. 또한 시위대가 던진 강철 공에 시위 진압 경찰이 맞기도 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밤 9시30분 경찰은 응급 구조요원과 언론인을 포함해 이공대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떠날 것을 명령하고, 이에 불응하는 사람은 무조건 체포하겠다고 밝혔다.

밤 10시 20분 무렵 시위대로 추정되는 시민이 인민해방군 막사 인근에 경찰이 설치한 저지선을 향해 돌진하자, 시위 진압 경찰은 차량을 향해 실탄을 발사했다. 이 실탄 사격으로 다친 사람은 없었고, 차량 운전자는 유턴한 후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주 경찰과 시위대의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던 홍콩 중문대를 비롯해 시립대, 침례대 등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시위대가 철수한 상태이다.

이에 따라 이날 격렬한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이공대는 홍콩 시위대 입장에서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다.

경찰은 이공대 안과 몽콕 지역에서 폭력 행위를 하는 시위대에게 폭동 혐의가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에서 폭동죄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고 10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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