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18일 오후 홍콩 정부청사 앞에서 민간인권전선 주도로 열린 송환법 반대, 경찰 강경 진압 규탄 집회에 참가했던 시위대가 홍콩이 1997년 중국에 반환되기 전 사용됐던 영국령 홍콩 깃발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 홍콩의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이 홍콩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를 '폭도'라고 지칭했다고 1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질서를 파괴하는 폭도들의 폭력 행위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폭도들이 무고한 사람들을 해친다고 해도 홍콩이 직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폭도들의 전술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지만, 경찰은 폭력을 막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폭도들이 재산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부상을 초래, 시민 모두가 비인도적인 행위를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광범위한 폭력은 사회 전체에 의해 강력히 정죄 돼야 한다"고 말했다.

캐리 람의 발언은 이날 오전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20대 남성이 중태에 빠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총을 맞은 남성은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캐리 람 장관은 이를 언급하지 않은 채 시위대를 규탄했다.

다만 그는 지난 8일 경찰의 최루탄을 피하다 떨어져 숨진 시위 첫 희생자와 한 경찰이 그의 죽음을 "샴페인을 터뜨려 축하해야 할 일"이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시했다. 홍콩 당국이 시위 사망자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시위대는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철회 등을 요구하며 지난 6월9일부터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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