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부통령,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5시간 회담 후 발표

美, 터키가 시리아 접경 ‘안전지대 관리’ 맡는 조건 수용

쿠르드 민병대, 120시간 내 철수해야…‘상처뿐인 중재’ 평가도

마이크 펜스(좌) 미국 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사진=터키 대통령실 제공/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 터키가 쿠르드 민병대(YPG)의 철수를 조건으로 5일 간 시리아 북동부 지역 내 군사작전을 중단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미국과 터키가 발표한 공동성명에 따르면 휴전조건은 터키가 설정한 시리아 북동부 안전지대 밖으로 쿠르드 민병대가 철수하고, 안전지대의 관리는 터키군이 맏는 것이다.

펜스 부통령은 “터키 측은 YPG가 안전지대 밖으로 철수할 수 있도록 120시간 동안 군사작전을 중단할 것”이라며 “YPG의 철수가 완료된 뒤 모든 군사작전은 종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YPG가 주축을 이룬 시리아민주군(DSF)과 접촉 중”이라며 “그들은 철수에 동의했고 이미 철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이 회담 결과를 발표한 비슷한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터키, 쿠르드에 대단한 날”이라며 “전 세계에 대단한 날이다. 모두가 행복한 상황”이라고 자축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결국 터키가 원하는 것을 미국이 다 들어줬는 박한 평가와 함께 ‘상처뿐인 중재’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9일 시리아 북동부에서 군사작전을 시작한 터키는 앞서 미국과의 협의에서 터키·시리아 접경지역에 길이 480km, 폭 30km에 이르는 안전지대 설정·관리 권환을 요구했으나 최종 합의에 실패했다. 터키는 이 곳에 주택 20만채를 지어 자국 내 시리아 난민 100만명을 이주시킬 계획이었다. 결국 미국은 이번 합의에서 터키가 요구해온 조건을 전면 수용한 것이다.

실제로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터키 정부 관계자는 “정확히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은 동맹인 쿠르드를 지키지 못하고, 터키의 공격을 묵인하면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는 비난에서도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은 이날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이 상원 본회의 연설에서 “이번 휴전 합의가 미국이 쿠르드족을 버렸다는 사실을 바꾸지는 못한다”며 “우리는 이제 동맹을 버린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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