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중재 역할 나서…“터키·시리아 간 대화 위해 노력할 것”

터키군의 공격을 받은 라스 알-아인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 9일 밤(현지시간) 시리아 쿠르드족에 대한 지상작전을 개시한 터키 군(軍)이 마을 7곳을 점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쿠르드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가 주축을 이룬 시리아민주군(SDF)은 터키군의 이 같은 공격을 방어했다고 주장했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은 10일(현지시간) 터키군이 시리아 북동부 국경도시인 탈 아브야드 인근 마을 7곳을 점령했다고 보도했다. 터키군은 이번 지상군 작전에 앞서 라스 알-아인과 탈 아브야드에 공습과 포격을 가했다.

통신은 터키군이 점령한 7곳의 마을이 탈 판다르·무쉐리파·다다트·비르·아쉬끄·하미디야흐와 라스 알-아인 인근의 키쉬토라고 전했다.

터키 국방부도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평화의샘 작전(터키군과 시리아국가군이 유프라테스강 동쪽에서 시작한 지상 작전)이 성공적으로 수행됐다”며 “설정한 목표들이 점령됐다”고 밝혔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이날 “국경에서 시리아 쪽으로 30km까지 진격할 것”이라며 “모든 테러리스트가 무력화될 때까지 작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터키는 시리아 국경에서 폭 30km에 이르는 안전지대를 설치해 자국 내 시리아 난민 365만 명 중 100만명을 이주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반면 무스타파 발리 SDF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터키 지상군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에도 “탈 아브야드를 향한 터키군의 지상공격(평화의샘 작전)을 격퇴했다”며 터키 국방부와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일각에선 터키의 이번 공격으로 쿠르드족이 구금 중인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조직원들에 대한 감시가 소홀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 한 쿠르드 자치정부 관계자는 AP 통신에 IS 잔당을 소탕하기 위한 작전을 중지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북동부로 이동하는 시리아국가군(SNA·터키가 지원하는 시리아 반군 일파). 사진=연합뉴스
앞서 쿠르드족은 지난 2011년 발발한 시리아 내전 때 정부군이 북동부를 비운 사이 이 지역을 장악했다.

이들은 2014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발호하자 YPG를 조직해 IS 격퇴전에 참전했다. 이에 미군은 쿠르드족을 지원했고, YPG는 IS 격퇴전의 선봉에 섰다. 이후 쿠르드족은 미국의 동맹세력으로 입지를 굳혔다.

하지만 터키는 그간 YPG를 자국 내 분리주의 테러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분파로 보고 안보위협세력으로 인식해왔다.

IS의 패망이 확실해지자, 터키는 지속적으로 미국에 YPG 지원 중단을 요구했고, 미국은 터키와 시리아 북동부 국경 사이에 안전지대 설치를 제안했으나 의견 조율에 실패했다.

결국 백악관은 지난 6일 “터키군이 시리아 북부에서 군사작전을 추진할 것”이라며 “미군은 지원도, 개입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편 러시아는 터키와 시리아 정부 간 중재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터키가 시리아 국경을 넘은 것은 미국 정책의 산물”이라며 “터키와 시리아 정부 간 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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