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오마바 외교정책’ 강력비판…‘이란핵합의’ 뮌헨협정과 비유하기도

美언론, ‘폼페이오 사단’으로 분류…폼페이오 ‘외교안보 영향력’ 확대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로버트 오브라이언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후임으로 로버트 오브라이언 인질문제 담당 대통령 특사를 지명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현재 매우 성공적인 국무부 인질 문제 담당 대통령 특사로 일하고 있는 로버트 오브라이언을 우리의 새로운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할 것이라고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는 전용기인 에어포스원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볼턴 보좌관의 후임으로 5명의 후보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며, 오브라이언 보좌관에 대해 “환상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높게 평가했다.

이번 인선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전 보좌관을 지난 10일 경질한 지 8일 만에 이뤄졌다. 오브라이언 특사는 마이크 플린, 허버트 맥매스터, 볼턴 전 보좌관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네 번째 국가안보 보좌관으로 활동하게 된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날 캘리포니아주를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기자들을 만나 “힘을 통한 또다른 1년 반의 평화를 고대한다”며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 하에 엄청난 외교정책의 성공을 거둬왔다. 그것이 계속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라슨 오브라이언 법률회사의 파트너 변호사를 맡고 있는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작년 5월부터 국무부 인질문제 담당 특사로 활동해왔다. 그간 일부 공화당 대선 캠프의 대외 정책 고문으로 활동했으며, 조지 W.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5년 당시 존 볼턴 유엔대사와 함께 제60차 유엔총회에서 미국 대표를 맡았다.

그는 과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와 AP에 따르면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2016년 ‘미국이 잠자는 동안’(While America Slept)이라는 저서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유화’와 ‘후퇴’로 규정하며 “오바마의 외교 정책 하에서 세계가 더 위험해졌다”고 혹평했다.

그는 특히 오바마 정부 시절 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독일과 이란이 맺은 ‘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아돌프 히틀러가 체결한 뮌헨 협정에 비유하기도 했다. 미국은 지난해 이 합의에서 탈퇴했다.

이번 인사로 외교·안보 분야의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그간 폼페이오 장관과 국외 인질 석방 문제로 협력해왔다. 이른바 ‘폼페이오 사단’으로 분류된다.

CNN은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전 보좌관의 후임 인선을 놓고, 주로 폼페이오 장관의 조언에 의존했다고 전하며 “폼페이오 장관이 행정부 내에서 안보 분야의 가장 영향력 있는 발언권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번 인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가장 큰 ‘발언권’을 줬다고 보도하며, 폼페이오 장관의 외교·안보 분야 의사결정 역할이 견고해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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