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 최근 강경 진압 여론 의식한 듯 거의 모습 안 드러내

SCMP “최루탄 없는 토요일 밤 지나가 홍콩 안도의 한숨 내쉬어”

18일 오후(현지시간)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송환법에 반대하고 경찰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대규모 도심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집회는 홍콩 대규모 도심 시위를 주도했던 민간인권전선 주도로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 홍콩 도심에서 18일 열린 대규모 송환법(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시위가 평화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중국의 무력개입 명분이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빅토리아 공원에서 열린 ‘검은 폭력과 경찰의 난동을 멈춰라’라는 주제로 열린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170만명이 참여했다.

집회를 주최한 민간인권전선은 지난 6월 9일 100만명의 홍콩시민이 참여한 시위와 같은 달 16일 200만명이 참여한 시위를 주도했던 재야단체다.

민간인권전선은 홍콩 경찰와 시위대의 충돌을 우려하는 여론을 의식한 듯 이번 집회가 이성·비폭력을 뜻하는 ‘화이비(和理非) 집회’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었고, 실제로 이날 이날 집회는 별다른 사고없이 원만하게 진행됐다.

18일 오후(현지시간)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송환법에 반대하고 경찰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대규모 도심 집회에 참가한 한 가족이 행진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콩 결찰도 강경 진압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시위 현장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집회에서 민간인권전선 천쯔제(岑子杰) 간사는 홍콩정부에 △송환법 완전 철폐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없는 석방·불기소 △경찰의 강경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행정장관 직선제 실지 등을 요구했다.

이번 집회는 잠시 빅토리아 공원에 머무르다 물처럼 빠져나가는 ‘유수식’으로 진행됐다. 집회장을 빠져나간 홍콩 시민들은 소즈웨이베이, 완차이, 애드머럴티, 센트럴 등에서 자유롭게 행진하며 시위를 벌였다.

18일 밤 홍콩 정부청사 앞에서 민간인권전선 주도로 열린 송환법 반대, 경찰 강경 진압 규탄 집회에 참가한 시위대가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비해 안전모와 방독면을 착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는 완치이의 경찰 본부와 애드머럴티의 정부청사 건물에 레이저 포인터로 빛을 비췄으나, 경찰과 충돌은 없었다.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1면 톱 기사 제목을 ‘최루탄 없는 토요일 밤이 지나가 홍콩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내걸어 눈길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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