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내 8곳서 동시 다발 시위…도로 점거하고 경찰과 충돌

캐리 람 행정장관, 송환법 반대 시위대 강력 비판

5일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가 지하철 운행을 방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 홍콩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가 날로 격해지고 있는 가운데, 지하철 운행이 끊기고 항공편이 취소되는 등 교통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5일 홍콩은 금융인, 공무원, 교사, 버스기사, 항공 승무원, 사회복지사, 언론인, 자영업자, 예술가 등 20여개 부문 종사자들이 참여하는 총파업이 일어났다.

이날 송환법을 반대하는 시위대는 도심지역으로 이동하는 지하철 운행을 방해했다. 이들은 지하철 승차장과 차량 사이에 다리를 걸쳐 차량의 문이 닫히지 않는 방법을 이용해 지하철 운행을 막았다.

오전 7시 30분부터 시작된 이러한 운행 방해는 홍콩 내 8개 노선 중 쿤퉁 노선과 홍콩섬과 홍콩국제공항을 잇는 공항 고속철 노선이 전면 중단되는 사태로 이어졌다. 공항 고속철 노선은 오전 11시께 재개됐다.

시위대는 지하철 운행 방해 외에도 일부 도로 점거에 나서 홍콩섬과 카오룽 반도를 잇는 터널 입구를 막아 버스 운행도 크게 지연됐다. 버스 운전 기사들도 총파업에 동참해 원활한 교통에 차질이 빚어졌다

홍콩은 항공편 취소도 속출했다. 홍콩 공항당국은 이날 총파업으로 인해 홍콩국제공항 활주로 2곳 중 한 곳만 운영한다고 밝혔다.

홍콩국제공항은 평소 매시간 68편의 항공기가 이륙했으나 이날은 34편의 항공기만 이륙했다. 또 항공사의 조종사와 승무원 등도 총파업에 동참하면서 이날 오전에만 취소된 항공편이 230편에 달했다.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총파업과 시위대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친중파로 분류되는 캐리 람 행정장관은 총파업에 대해 "700만 홍콩인의 삶에 대해 도박을 벌이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어떠한 열망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를 평화롭게 표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중국 국기를 바다에 던지는 등 일국양제를 위협하는 행동마저 서슴지 않고 있다"라며 "홍콩 정부는 법과 질서를 지키기 위해 결연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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