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출품된 아이치트리엔날레 기획전, 사흘만에 중단

아사히신문 “비열한 협박성 전시중단 전화 용납안돼”

4일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에서 열린 '표현의 부자유, 그 후' 폐쇄된 전시장에 관람객과 작가, 경비인력이 모여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을 비롯해 그동안 일본에서 여러 외압으로 전시되지 못한 작품들을 모은 이번 전시는 사흘 만에 중단됐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 일본 최대 국제예술제에 출품된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일본 정치인들의 압력 등으로 사흘 만에 중단되자, 급기야 아사히신문과 도쿄신문 등 일부 일본 언론이 이를 1면에 보도하며 강력하게 비판하기에 이르렀다.

아사히신문은 4일 1면 보도를 통해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의 ‘표현의 부자유전·그후’ 전시가 75일간 전시예정이었으나, 3일 만에 막을 내렸다”며 “숨을 죽이고 기켜보던 사람들에게 찬반이 있겠지만 ‘표현의 자유’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닫혀버리고 말았다”고 지적했다고 연합뉴스가 이날 전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소녀상 외에도 헌법 9조를 주제로 한 일본의 전통 시가 하이쿠(俳句), 히로히토(裕仁) 전 일왕을 포함한 초상이 타오르는 듯한 영상작품 등도 함께 선보였다는 것이다.

아사히는 또 “(소녀상 전시 중단의) 원인이 된 비열한 협박성 전화 행위는 결코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일본 언론은 지난 1일 전시회가 열린 이후 전시에 항의하는 전화와 팩스, 메일은 1400여건에 달했다고 전했다.

도쿄신문도 국제펜클럽(국제 작가 공동체)의 일본지부 격인 일본펜클럽이 “전시를 계속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낸 것을 1면에 실었다.

앞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지난 2일 정례 브리핑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일본 국제예술 전시회에 전시된 것과 관련 “일본정부가 주최한 전시회는 아니지만, 일본 문화청의 보조금이 지금됐다”며 “보조금 지금이 결정될 당시에는 (소녀상 전시 등) 구체적인 전시 내용에 대한 기재가 없었다. 사실관계를 확인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전시회가 열린 나고야시의 가와무라 다카시 시장도 같은 날 전시회가 열린 아이치현미술관을 시찰한 뒤 “공적 자금이 사용된 장소에서 (소녀상을) 전시하면 안 된다”며 “아이치현 지사에게 전시 중지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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