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 “일본정부, 법적 타당성 검토 중”

발트해에서 나토군과 연합훈련 중인 일본 자위대 함정. 사진=연합뉴스/나토 홈페이지 캡처
[데일리한국 정하영 기자] 미국이 최근 중동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이 피격되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일본 등 주요 동맹국에 민간선박 보호를 위한 파병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맹국들과 중동 지역 경비 비용을 분담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일본정부에 자위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정부는 법적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가미 고타로 관방부 부(副)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을 갖고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는 일본의 에너지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미국의 파병 요청 수락 여부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은 말할 수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미국은 ‘항해의 자유를 보장하는 연합체’를 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호르무즈와 바브 엘 만데브 해협에서 항해의 자유를 보장하는 (동맹국들과의) 연합체를 구성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여러 나라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정부는 아직 미국으로부터 공식적인 ‘연합체’ 요청을 받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으로부터 연합 함대 구성 요청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미 측과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며 “정부는 항해의 자유, 자유로운 교역이 위협 받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외교경로를 통한 공식적인, 구체적인 요청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미국이 그런 구상을 하고 있다면 한국도 당연히 그 구상에 대해 알고 있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직접적인 연합체 참여 요청은 없었지만 관련 정보를 미 측과 공유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동맹국들을 향한 미국의 이번 ‘연합체’ 구성 요청이 이른바 ‘트럼프식 보호비 청구서’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은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은 01%, 일보은 62%의 원유를 그 해협(호르무즈)에서 얻고 있고,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라며 “왜 우리가 수년 동안 다른 나라를 위해 아무런 보상없이 (호르무즈 인근) 해로를 보호하고 있는 것이냐”고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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