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환법 완전 철폐·캐리 람 행정장관 사퇴 대촉구…현지 언론 "54명 부상, 3명 중태"

홍콩 시민들은 이 국기게양식 행사를 저지하기 위해 새벽부터 도로를 점거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정하영 기자] 홍콩 주권 반환 22주년인 1일(현지시간), 55만명의 홍콩 시민들이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 완전 철폐, 캐리 람 행정장관 사퇴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일부 강경시위대가 밤 9시 입법회 건물에 들어가 의사당 등을 점거하는 홍콩 역사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홍콩 의원관리국은 이날 밤 11시 기준 남성 38명과 여성 16명 등 54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발표했다고 연합뉴스가 2일자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인용해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부상자 중 남성 1명과 여성 2명은 심각한 상태이고, 남성 5명과 여성 3명은 상태가 안정됐으며,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퇴원했다.

이날 홍콩 정부가 주관한 공식 기념 행사는 이례적으로 홍콩 컨벤션 센터에서 실내행사로 치러졌다.

홍콩 정치인, 경제계 인사, 중국 정부 대표단 등 수백명의 행사 참석자들은 실내에 설치된 대형 화면을 통해 골든 보히니아 광장에서 오전 8시에 진행된 국기게양식 장면을 지켜보고 축배를 들었다.

국기게양식은 매일 오전 홍콩 자치행정구 깃발과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旗)를 나란히 올리는 의식이다.

일부 강경시위대가 1일 밤 9시(현지시각) 입법회 건물에 들어가 의사당을 점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콩 시민들은 이 국기게양식 행사를 저지하기 위해 새벽부터 도로를 점거했으나 경찰에 의해 해산됐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여러 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SCMP는 보도했다.

케리 람 행정장관은 기념사를 통해 최근 홍콩에서 송환법 반대 움직임이 거세게 인 것과 관련해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재차 천명했다.

그러나 홍콩 시민들은 캐리 람 행정장관 사퇴를 촉구하며 빅토리아 공원에서부터 센트럴 지역까지 행진했다.

시민들은 이날 오후부터 거리로 나와 밤 늦게까지 이와 함께 송환법 완전 철폐, 강경 진압 경찰 책임자 처벌, 직접 민주주의 확대를 외쳤다.

시위대 일부는 이날 밤 9시쯤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입법회 건물에 들어가 의사당 등 공간을 점거했다.

케리 람 행정장관은 2일 새벽 4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법률 파괴 행위를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

이후 경찰의 해산작전이 시작되자 시위대는 입법회 건물을 빠져나와 큰 충돌은 없었다.

이 때문에 홍콩 경찰이 일부러 시위대에 입법회 건물을 내줘 정부의 강경 진압 명분을 줬다는 '음모론'까지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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